‘올가을 역대 최고 기온 변동’…그럼 겨울은?

입력 2021.12.0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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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한차례 한파가 지나가고 추위가 주춤해진 한 주입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가을, 개인적으로는 참 유난스럽다 느꼈습니다. 늦더위와 갑작스런 한파때문입니다. 이런 요상한 날씨, 이유가 있었습니다.

■ 변덕스러운 '기온의 반란'…역대 가장 더운 초가을 기록

2021 가을철(9~11월) 전국 평균기온의 일변화 (자료: 기상청)2021 가을철(9~11월) 전국 평균기온의 일변화 (자료: 기상청)

올가을(9월~11월)에는 기온의 변동 폭이 유난히 컸습니다.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 지난 가을 기온은 오르락내리락 춤을 췄습니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초가을(9월부터 10월 중반)에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이 시기 기온을 분석해봤더니, 평균기온이 20.9도, 관측 이후 가장 무더운 초가을로 기록됐습니다.

10월 중반 이후에도 급격한 날씨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파란색 구간을 보면, 이틀간 기온이 10도 이상 급강하했죠. 말 그대로 '기습 한파'였습니다. 실제로 10월의 일 평균기온 최곳값과 최젓값을 계산해 보니 16.2도나 차이가 났습니다. 무더운 가을에 기습한파까지. 역대 가장 변동 폭이 컸던 해였습니다.

■ '급격한 기온 변동'이 만든 '첫눈'

기상청은 기온변동이 유난히 컸던 원인으로 '아열대 고기압'을 꼽았습니다.


그림에서 보듯이 진작 일본 남동쪽으로 물러났어야 할 고기압이 올해는 강하게 버티며 가을철 고온현상을 이어갔습니다. 이후 찾아온 태풍에 밀려 이 고기압이 물러나자, 이번에는 북쪽 시베리아 대륙에 차곡차곡 쌓여있던 냉기가 한꺼번에 한반도로 쏟아져 내려왔습니다.

이런 변덕스러운 기온의 변화는 때 이른 첫눈까지 불렀습니다. 실제로 서울은 11월 10일 첫눈이 관측돼 지난해보다 30일, 평년보다 열흘이 빨랐습니다. 전주에서도 평년보다 6일 이른 11월 23일 첫눈이 내렸습니다.

결국, "올가을에는 유난히 기후 변동성이 큰 뚜렷한 특징을 보였다"는 게 기상청의 최종 평가입니다.

■ 올겨울, 매우 춥다!…이유는?



이번 겨울은 평년보다 추울 가능성이 큽니다. 기상청이 내놓은 겨울철 기상전망을 보면, 이달과 다음 달인 내년 1월 기온은 평년보다 낮거나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2월로 들어서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 같습니다.

눈이나 비의 경우,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은 수준이지만 이달엔 한파가 밀려올 때마다 서해안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올겨울을 춥게 만드는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원인으로 꼽는 건 적도 동태평양이 차갑게 식는 ‘라니냐’ 현상입니다.


일반적으로 라니냐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감시구역의 3개월 이동 평균한 해수온이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 될 때’를 의미합니다. 최근 라니냐 감시구역의 상황을 보면 현재 수온이 평년보다 0.9도까지 내려간 상태입니다.

아직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해 본격적으로 라니냐를 선언하진 않았지만, 세계 각국이 분석한 전망치를 보면 이번 겨울 라니냐로 발달할 가능성이 큰 거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라니냐가 발달하는 해 겨울철엔 기온이 평년보다 다소 낮은 경향을 보이는 게 일반적입니다. 기상청 역시, 라니냐로 한반도 주변 기압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원인은 바로 '북극'입니다.


라니냐가 대기의 흐름에 영향을 준다면, 북극 상황은 오랜 기간 이어지는 매서운 한파와 관련이 있습니다.

북극의 바다얼음이 줄면 이 지역의 기온이 높아지면서 극 지역의 찬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의 흐름이 느슨해집니다. 이 경우 우리나라 등 중위도에선 기압계 흐름이 정체되고 결국 북극 찬 공기가 쏟아져 내려 장기간 매서운 한파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는 거죠. 지난겨울에도 이런 영향으로 보름 여간 긴 한파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겨울 북극의 바다 얼음 상황을 보면, 지난 9월 이후 조금씩 면적이 늘고는 있지만, 여전히 평년보다 턱없이 부족합니다. 특히 그린란드해의 경우 올해는 지난 17년 이후 역대 2번째로 얼음 면적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유난스러웠던 가을을 보내기 무섭게 이번에는 매서운 겨울 한파가 예고돼 있습니다. 날씨를 분석하고, 전해드리며 늘 걱정되는 건 역시 '건강'과 '안전'입니다. 추위와 한파가 몰고 오는 '재난'을 피하는 방법은 '대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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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가을 역대 최고 기온 변동’…그럼 겨울은?
    • 입력 2021-12-08 10:01:11
    취재K
겨울의 문턱에 서 있습니다. 한차례 한파가 지나가고 추위가 주춤해진 한 주입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가을, 개인적으로는 참 유난스럽다 느꼈습니다. 늦더위와 갑작스런 한파때문입니다. 이런 요상한 날씨, 이유가 있었습니다.

■ 변덕스러운 '기온의 반란'…역대 가장 더운 초가을 기록

2021 가을철(9~11월) 전국 평균기온의 일변화 (자료: 기상청)
올가을(9월~11월)에는 기온의 변동 폭이 유난히 컸습니다.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 지난 가을 기온은 오르락내리락 춤을 췄습니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초가을(9월부터 10월 중반)에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이 시기 기온을 분석해봤더니, 평균기온이 20.9도, 관측 이후 가장 무더운 초가을로 기록됐습니다.

10월 중반 이후에도 급격한 날씨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파란색 구간을 보면, 이틀간 기온이 10도 이상 급강하했죠. 말 그대로 '기습 한파'였습니다. 실제로 10월의 일 평균기온 최곳값과 최젓값을 계산해 보니 16.2도나 차이가 났습니다. 무더운 가을에 기습한파까지. 역대 가장 변동 폭이 컸던 해였습니다.

■ '급격한 기온 변동'이 만든 '첫눈'

기상청은 기온변동이 유난히 컸던 원인으로 '아열대 고기압'을 꼽았습니다.


그림에서 보듯이 진작 일본 남동쪽으로 물러났어야 할 고기압이 올해는 강하게 버티며 가을철 고온현상을 이어갔습니다. 이후 찾아온 태풍에 밀려 이 고기압이 물러나자, 이번에는 북쪽 시베리아 대륙에 차곡차곡 쌓여있던 냉기가 한꺼번에 한반도로 쏟아져 내려왔습니다.

이런 변덕스러운 기온의 변화는 때 이른 첫눈까지 불렀습니다. 실제로 서울은 11월 10일 첫눈이 관측돼 지난해보다 30일, 평년보다 열흘이 빨랐습니다. 전주에서도 평년보다 6일 이른 11월 23일 첫눈이 내렸습니다.

결국, "올가을에는 유난히 기후 변동성이 큰 뚜렷한 특징을 보였다"는 게 기상청의 최종 평가입니다.

■ 올겨울, 매우 춥다!…이유는?



이번 겨울은 평년보다 추울 가능성이 큽니다. 기상청이 내놓은 겨울철 기상전망을 보면, 이달과 다음 달인 내년 1월 기온은 평년보다 낮거나 비슷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2월로 들어서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 같습니다.

눈이나 비의 경우,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은 수준이지만 이달엔 한파가 밀려올 때마다 서해안 지역에 많은 눈이 내릴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올겨울을 춥게 만드는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원인으로 꼽는 건 적도 동태평양이 차갑게 식는 ‘라니냐’ 현상입니다.


일반적으로 라니냐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 감시구역의 3개월 이동 평균한 해수온이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 될 때’를 의미합니다. 최근 라니냐 감시구역의 상황을 보면 현재 수온이 평년보다 0.9도까지 내려간 상태입니다.

아직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해 본격적으로 라니냐를 선언하진 않았지만, 세계 각국이 분석한 전망치를 보면 이번 겨울 라니냐로 발달할 가능성이 큰 거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라니냐가 발달하는 해 겨울철엔 기온이 평년보다 다소 낮은 경향을 보이는 게 일반적입니다. 기상청 역시, 라니냐로 한반도 주변 기압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원인은 바로 '북극'입니다.


라니냐가 대기의 흐름에 영향을 준다면, 북극 상황은 오랜 기간 이어지는 매서운 한파와 관련이 있습니다.

북극의 바다얼음이 줄면 이 지역의 기온이 높아지면서 극 지역의 찬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의 흐름이 느슨해집니다. 이 경우 우리나라 등 중위도에선 기압계 흐름이 정체되고 결국 북극 찬 공기가 쏟아져 내려 장기간 매서운 한파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는 거죠. 지난겨울에도 이런 영향으로 보름 여간 긴 한파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최근 겨울 북극의 바다 얼음 상황을 보면, 지난 9월 이후 조금씩 면적이 늘고는 있지만, 여전히 평년보다 턱없이 부족합니다. 특히 그린란드해의 경우 올해는 지난 17년 이후 역대 2번째로 얼음 면적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유난스러웠던 가을을 보내기 무섭게 이번에는 매서운 겨울 한파가 예고돼 있습니다. 날씨를 분석하고, 전해드리며 늘 걱정되는 건 역시 '건강'과 '안전'입니다. 추위와 한파가 몰고 오는 '재난'을 피하는 방법은 '대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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