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유럽 “고쳐 쓸 권리를 보장해 주세요”

입력 2021.12.09 (10:48) 수정 2021.12.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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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장 난 가전 제품, 수리할까, 새것으로 바꿀까 한 번쯤 고민해 본 적 있으시죠.

때로는 수리점에 가도 비싼 비용 때문에, 또는 부품이 없어서 수리하지 못하는 일도 적지 않은데요.

유럽에선 최근 이러한 전자제품의 '고쳐 쓸 권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한눈에 보기에도 오래된 전자 라디오.

혹시 고쳐 쓸 수 있을까, 앤 리스베스 댐 씨는 지역의 수리 카페를 찾았습니다.

[앤 리스베스 댐/손님 : "라디오가 고장 났는데, 정말 작은 문제라서 새것으로 바꾸고 싶지 않았어요."]

수리 카페는 은퇴한 엔지니어나 솜씨 좋은 개인 등 자원봉사자들이 망가진 전자제품을 무료로 고쳐 주는 곳입니다.

망가지면 곧장 버리는 데 익숙해진 현대인의 생활 방식을 바꾸기 위해 문을 열었는데요.

이른바 '고쳐 쓸 권리' 운동가들이 시작한 생활 운동입니다.

[스티그 봄홀트/수리카페 대표 : "지구를 지켜야 합니다. 우리는 이전과 같은 삶을 이어갈 여유가 없기 때문에, 물건을 버리지 않는 움직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고쳐 쓸 권리' 운동에는 유럽 17개 국가에서 80여 개 조직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단순한 생활 속 환경 운동을 넘어 '고쳐 쓸 권리'의 법제화를 요구해 왔는데요.

지나치게 비싼 수리비 때문에 또는 부품이 없어서 작은 고장조차 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말 그대로 소비자가 '고쳐 쓸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자는 겁니다.

[클로이 미콜라이차크/'고쳐 쓸 권리' 운동가 : "설계단계에 모든 장벽이 포함돼 있습니다. 부품을 고쳐 쓰기 어렵게 하기 위해 접착제를 사용하거나, 특정 부품을 사용해 제품 수리를 독점하는 등입니다."]

이들의 목소리 덕분에 유럽연합은 올해 초 '고쳐 쓸 권리' 법을 발효했습니다.

가전제품 제조사들이 10년간 부품이 단종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수리 설명서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인데요.

이달부턴 스마트폰과 노트북, 태블릿 등 IT 전자 제품으로까지 확대 적용됩니다.

최근엔 한발 더 나아가, '수리 가능 점수 표시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수리 가능 점수 표시제는 전자기기의 수리 가능성 정도를 구매 단계에서 소비자가 볼 수 있도록 제품에 표시하는 건데요.

현재는 프랑스에서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클로이 미콜라이차크/'고쳐 쓸 권리' 운동가 : "정말 혁신적이고, 반가운 제도입니다. 소비자들이 직접 수리 가능성을 비교할 수 있도록 유럽 전역으로 확산시키려는 이유입니다."]

이들이 고쳐 쓸 권리 보장에 나선 건 지구 환경을 위해섭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전자제품이 늘어난 만큼 쌓여가는 전자폐기물도 늘고 있는데,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겁니다.

유럽에선 매년 한 사람이 16킬로그램의 전자폐기물을 만들어 내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고장 난 가전제품입니다.

재활용도 쉽지 않은 전자폐기물은 약 60%가 그대로 버려지고 있습니다.

[제시카 루터 리히터/룬드대학 연구원 : "전제제품은 생산단계에서부터 이미 많은 탄소 배출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휴대전화 사용을 멈춰야 합니다."]

망가지면 곧장 버리는 생활 방식을 바꾸고, 고쳐 쓸 수 있는 것을 고쳐서 환경오염을 줄이자는 것.

'고쳐 쓸 권리'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고 지구라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을 지키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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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09 10:48:48
    • 수정2021-12-09 10: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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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장 난 가전 제품, 수리할까, 새것으로 바꿀까 한 번쯤 고민해 본 적 있으시죠.

때로는 수리점에 가도 비싼 비용 때문에, 또는 부품이 없어서 수리하지 못하는 일도 적지 않은데요.

유럽에선 최근 이러한 전자제품의 '고쳐 쓸 권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한눈에 보기에도 오래된 전자 라디오.

혹시 고쳐 쓸 수 있을까, 앤 리스베스 댐 씨는 지역의 수리 카페를 찾았습니다.

[앤 리스베스 댐/손님 : "라디오가 고장 났는데, 정말 작은 문제라서 새것으로 바꾸고 싶지 않았어요."]

수리 카페는 은퇴한 엔지니어나 솜씨 좋은 개인 등 자원봉사자들이 망가진 전자제품을 무료로 고쳐 주는 곳입니다.

망가지면 곧장 버리는 데 익숙해진 현대인의 생활 방식을 바꾸기 위해 문을 열었는데요.

이른바 '고쳐 쓸 권리' 운동가들이 시작한 생활 운동입니다.

[스티그 봄홀트/수리카페 대표 : "지구를 지켜야 합니다. 우리는 이전과 같은 삶을 이어갈 여유가 없기 때문에, 물건을 버리지 않는 움직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고쳐 쓸 권리' 운동에는 유럽 17개 국가에서 80여 개 조직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단순한 생활 속 환경 운동을 넘어 '고쳐 쓸 권리'의 법제화를 요구해 왔는데요.

지나치게 비싼 수리비 때문에 또는 부품이 없어서 작은 고장조차 수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없도록, 말 그대로 소비자가 '고쳐 쓸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자는 겁니다.

[클로이 미콜라이차크/'고쳐 쓸 권리' 운동가 : "설계단계에 모든 장벽이 포함돼 있습니다. 부품을 고쳐 쓰기 어렵게 하기 위해 접착제를 사용하거나, 특정 부품을 사용해 제품 수리를 독점하는 등입니다."]

이들의 목소리 덕분에 유럽연합은 올해 초 '고쳐 쓸 권리' 법을 발효했습니다.

가전제품 제조사들이 10년간 부품이 단종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수리 설명서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인데요.

이달부턴 스마트폰과 노트북, 태블릿 등 IT 전자 제품으로까지 확대 적용됩니다.

최근엔 한발 더 나아가, '수리 가능 점수 표시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수리 가능 점수 표시제는 전자기기의 수리 가능성 정도를 구매 단계에서 소비자가 볼 수 있도록 제품에 표시하는 건데요.

현재는 프랑스에서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클로이 미콜라이차크/'고쳐 쓸 권리' 운동가 : "정말 혁신적이고, 반가운 제도입니다. 소비자들이 직접 수리 가능성을 비교할 수 있도록 유럽 전역으로 확산시키려는 이유입니다."]

이들이 고쳐 쓸 권리 보장에 나선 건 지구 환경을 위해섭니다.

일상에서 사용하는 전자제품이 늘어난 만큼 쌓여가는 전자폐기물도 늘고 있는데,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겁니다.

유럽에선 매년 한 사람이 16킬로그램의 전자폐기물을 만들어 내는데, 이중 절반 이상이 고장 난 가전제품입니다.

재활용도 쉽지 않은 전자폐기물은 약 60%가 그대로 버려지고 있습니다.

[제시카 루터 리히터/룬드대학 연구원 : "전제제품은 생산단계에서부터 이미 많은 탄소 배출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휴대전화 사용을 멈춰야 합니다."]

망가지면 곧장 버리는 생활 방식을 바꾸고, 고쳐 쓸 수 있는 것을 고쳐서 환경오염을 줄이자는 것.

'고쳐 쓸 권리'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고 지구라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을 지키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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