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통진당 소송개입 의혹’ 판사들에 2심서도 실형 구형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심상철 전 서울고등법원장(현 성남지원 원로법관)과 방창현 성남지원 부장판사에게 검찰이 2심에서도 실형을 구형했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최수환 최성보 정현미)는 오늘(9일),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이규진 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심 전 원장, 방 부장판사의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재판부는 심 전 원장과 방 부장판사의 변론은 오늘 종결하고, 이 전 실장과 이 전 위원의 재판은 계속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검찰은 심 전 원장과 방 부장판사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각각 징역 1년, 1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두 사람은 통합진보당 행정소송 재판에 개입하고, (심 전 원장은) 그 과정에서 자신이 원하는 특정재판부에 사건을 배당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며 “사법신뢰의 중대한 손상에 대해서도 이미 수차례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습니다.

심 전 원장은 최후진술에서 “법원행정처로부터 사건 배당에 대한 의견을 전달받고 현실적으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특례배당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어떤 이유인지 특례지정배당이 아니라 자동배당으로 됐고, 그 배당 경위나 과정에 조금도 알지 못하고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방 부장판사는 “검찰은 조사에서 자기들의 결론에 맞지 않은 대답을 하면 엄청나게 호통을 쳤고,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해도 들어주지 않았다”라며, “현직 판사에게도 이러는데 법률을 잘 모르는 시민들에겐 어떤 식으로 수사할 것인지에 대해 깊이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심 전 원장은 2015년 12월 통진당 행정소송과 관련해 법원행정처로부터 특정 재판부에 사건을 배당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이에 따라 사건을 배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방 부장판사는 2015년 통진당 비례대표 지방의회의원 행정소송 사건과 관련해 선고 결과와 판결 이유를 선고 전에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심 전 원장과 방 부장판사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