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선 못 가요”…사립고 ‘특수학급’ 거부에 사각지대 여전

입력 2021.12.11 (07:54) 수정 2021.12.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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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7년 서울 강서구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장애 학생 부모들이 주민들에게 무릎까지 꿇고 호소한 일이 있었죠.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학교 가는 길'은 조금 더 편해졌을까요?

특수학교뿐 아니라 이른바 '통합교육'을 위한 일반 학교의 장애인 특수학급 역시 새로 만들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왜 그런지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빠 교문 있는 데 있으니까 나와."]

특수학급에 다니는 중학생 딸을 둔 김석중 씨.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학교지만, 건널목 하나에도 신경이 쓰입니다.

[김석중/장애 학생 아버지 : "부모 마음이 안심이 안 되니까 학교 안에 들어가는 거도 봐야지 안심이 되니까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죠."]

내년엔 딸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데, 고민은 더 깊어졌습니다.

인근 사립고등학교에 전부 특수학급이 없는데다, 그나마 특수학급이 있는 공립고엔 정원의 두 배 가까이가 지원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로 밀려날 형편입니다.

[김서희/장애 학생 : "특수반이 없어서 못 가게 돼서 조금 아쉽고, 애들이랑 같이 다니고 싶었는데 아쉬워요."]

서희 양이 가게 될 학교가 집에서 얼마나 걸리는지 제가 직접 타이머를 켜고 한번 걸어가 보겠습니다.

제 걸음으로도 40분 가까이 걸렸습니다.

사실상 걸어서 통학하기는 어려운 거리입니다.

[김석중/장애 학생 아버지 : "학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이죠. 차를 타고 다녀야 하는데 차를 타거나 내리는 거나 이게 훈련이 안 돼 있고..."]

전국 특수학급 10곳 중 9곳 이상은 국·공립 학교에 설치된 상황.

해마다 늘어나는 특수교육 대상자를 감당하려면, 사립고들이 새 학급을 설치해야 하지만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립고 관계자 : "우리는 지금 엘리베이터도 없고 여러 가지 시설이 미비돼 있어요. 학부모들 민원도 있고 하다 보니까 그런 데서 오는 피로감 때문에..."]

조례를 통해 특수학급을 설치할 권한이 있는 교육청도, 일방적인 추진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송제인/서울시교육청 학교설립1팀장 : "아무리 권한이 있고 칼자루를 쥐고 있다 하더라도 좀 이해시키고 설득시켜서 같이 갈 수 있도록 하려고 하는 과정인 거죠."]

현재 서울 시내 특수학급이 있는 고등학교 4곳 중 1곳은 과밀지원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윤재구/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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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12-11 08: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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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7년 서울 강서구에서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 장애 학생 부모들이 주민들에게 무릎까지 꿇고 호소한 일이 있었죠.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 '학교 가는 길'은 조금 더 편해졌을까요?

특수학교뿐 아니라 이른바 '통합교육'을 위한 일반 학교의 장애인 특수학급 역시 새로 만들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왜 그런지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아빠 교문 있는 데 있으니까 나와."]

특수학급에 다니는 중학생 딸을 둔 김석중 씨.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학교지만, 건널목 하나에도 신경이 쓰입니다.

[김석중/장애 학생 아버지 : "부모 마음이 안심이 안 되니까 학교 안에 들어가는 거도 봐야지 안심이 되니까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죠."]

내년엔 딸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데, 고민은 더 깊어졌습니다.

인근 사립고등학교에 전부 특수학급이 없는데다, 그나마 특수학급이 있는 공립고엔 정원의 두 배 가까이가 지원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로 밀려날 형편입니다.

[김서희/장애 학생 : "특수반이 없어서 못 가게 돼서 조금 아쉽고, 애들이랑 같이 다니고 싶었는데 아쉬워요."]

서희 양이 가게 될 학교가 집에서 얼마나 걸리는지 제가 직접 타이머를 켜고 한번 걸어가 보겠습니다.

제 걸음으로도 40분 가까이 걸렸습니다.

사실상 걸어서 통학하기는 어려운 거리입니다.

[김석중/장애 학생 아버지 : "학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이죠. 차를 타고 다녀야 하는데 차를 타거나 내리는 거나 이게 훈련이 안 돼 있고..."]

전국 특수학급 10곳 중 9곳 이상은 국·공립 학교에 설치된 상황.

해마다 늘어나는 특수교육 대상자를 감당하려면, 사립고들이 새 학급을 설치해야 하지만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립고 관계자 : "우리는 지금 엘리베이터도 없고 여러 가지 시설이 미비돼 있어요. 학부모들 민원도 있고 하다 보니까 그런 데서 오는 피로감 때문에..."]

조례를 통해 특수학급을 설치할 권한이 있는 교육청도, 일방적인 추진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송제인/서울시교육청 학교설립1팀장 : "아무리 권한이 있고 칼자루를 쥐고 있다 하더라도 좀 이해시키고 설득시켜서 같이 갈 수 있도록 하려고 하는 과정인 거죠."]

현재 서울 시내 특수학급이 있는 고등학교 4곳 중 1곳은 과밀지원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윤재구/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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