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변이 확산 속 연말 소비 ‘기지개’…곳곳 ‘암초’

입력 2021.12.11 (22:39) 수정 2021.12.1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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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미국은 사망자만 80만 명에 가깝고 지금도 하루 천 명 넘게 숨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연말이 다가오면서 대규모 할인 판매가 이뤄지는 곳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등 지난해와 다른 분위기도 감지되긴 하는데, 역시 코로나19 여파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모습입니다.

워싱턴 연결해 현지 코로나 상황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앞둔 미국 연말 분위기 살펴봅니다.

김기현 특파원 미국 역시 오미크론 변이 대응으로 고민이 깊은 상황이죠?

[기준]

일단 기존 백신이 중증 확산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접종률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억 9천여만 명이 백신 접종을 모두 마쳐 전체 인구 60%를 조금 넘긴 수준인데,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접종에 나서는 이들이 늘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 보건당국은 오미크론 변이가 전염성과 재감염률은 높았지만, 델타 변이보다 중증으로 악화 되는 비율은 낮을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확진자 추적을 토대로 한 건데, 일단 오미크론 변이의 정확한 위험 정도에 관해선 몇 주간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게 공식 견햅니다.

[앵커]

미국은 '소비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시장이죠. 지난해는 코로나 여파로 온라인 판매가 주를 이뤘는데, 올해는 어떤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해 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이 거리로 나왔다는 걸 실감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도 여전한 모습이었는 데, 세계적인 공급망 병목현상이 대표적 이윱니다.

물건값을 내도 제때 배달이 되지 않거나 상품 생산을 위한 재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2021년 연말, 미국인들이 조심스럽게 지갑을 열고 있는 소비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연말 할인판매 기간의 시작을 알리는 블랙 프라이데이…

해가 뜨기 한 참 전인 새벽 다섯 신데도 가전제품 판매장 앞에는 이미 수십 미터 긴 줄이 생겼습니다.

당초 판매가보다 크게 할인됐지만 판매 수량이 제한된 상품을 선점하기 위해섭니다.

[캐빈/블랙 프라이데이 쇼핑객 : "(What did you buy?) We buy some headphones. (Was that cheaper than usual time?) yeah, a lot. Usually it was like to $300 Now it's like $84. So, really the price really dropped a lot."]

온라인 쇼핑에 집중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연말엔 매장을 직접 방문해 상품을 구매하고 가족과 친구들의 선물을 고르는 등 일상을 다시 찾아 나선 미국인들이 부쩍 눈에 띕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워싱턴 DC 한복판에 임시로 마련된 시장은 관련 상품을 찾는 수많은 시민으로 붐비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장을 찾는 이들은 최종 소비 단계에서 세계적 공급망 병목 현상의 실체를 경험한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상품들이 생각보다 일찍 다 팔려 구입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우렵니다.

[코트니 데이비슨/미 메릴랜드 대학생 : "People telling you to buy like Christmas gifts early because they're worried that if you buy it too late, there won't be like a supply of like what you want and stuff so yeah."]

게다가 생활 물가가 폭등하는 이유 역시 국내외 물류와 연관돼 있음을 피부로 경험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존 윌러/미 버지니아 주민 : "Steak is becoming very expensive now. That's not going to get better. You know, fresh food, farm goods, anything that require logistics, the prices are going pretty high."]

물건을 만들고 팔아야 하는 입장에선 원·부자제를 일찌감치 선점하거나 대체 가능한 재료를 따로 마련하는 등 예년보다 힘든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그래도 소비자들로 북적이는 시장 모습만큼은 상인들에게 반가운 풍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로셸 롤란드/입욕제 제작·판매업체 사장 : "We're excited. I mean, so far, the first two weeks of the downtown Holiday Market have been like wow, beyond our wildest dreams. So usually the first two weeks can be a little slower than the last two weeks. So everybody's shopping early."]

퇴직 교사인 66살 마리 엘리스 씨는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차로 30분가량 떨어진 교외에 살고 있습니다.

쇼핑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배송이 편리한 지역에 살고 있어 필요한 선물은 종종 온라인으로 구매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월 딸 결혼식 선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소파와 접시 세트 등은 아직도 배달되지 않고 있습니다.

항의도 해 봤지만 해외에서 미국으로 운송이 지연되고 있다며 내년이나 돼야 가능할 텐 데, 정확한 시기도 특정하기는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할인 상품이라 환불도 불가능한 상황...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직 온라인으로 배송 상황을 지켜보며 기다리는 것뿐입니다.

[마리 엘리스/퇴직 교사·온라인 쇼핑 배송 지연 : "My issue with that is the fact that they've already charged me. They've already taken the money for the product that I won't see another quarter to on third of the Year. In fact, it was over $1,000."]

현재로선 배송 지연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세계 각국이 취한 추가 봉쇄조치 여파로 해상 물류 대란이 심화가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샌프란시스코 항을 비롯한 미국 주요 항만은 트럭 운전자 부족으로 인한 컨터이너 하역 지연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실제 전나무를 잘라 파는 트리 시장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소비자들로 붐비는 바쁜 장소 가운데 하납니다.

[케이트 린타/미 버지니아 주민 : "전통입니다. 딸은 플라스틱 트리를 사용하는 걸 압니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항상 진짜 나무 트리와 함께 자랐어요. 베이비붐 세대죠."]

크리스마스 트리용 전나무가 이 정도 크기까지 자라는 데는 약 1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생산은 물론 유통과 소비까지 모두 미국 내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세계 공급망의 영향권 아래 놓여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입니다.

실제, 올해 모두 3만 5천 그루를 준비한 이 업체의 경우 12월 중순이면 모두 팔려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데, 추가 물량을 확보할 방법이 없습니다.

해외에서 생산되는 모조품 트리 가격이 오르면서 전나무 수요는 폭증하고 있는 데 몇 년 안에 공급량을 늘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매튜 갤러리/크리스마스 트리 판매상 : "7~9 years ago, farmers didn't plan enough. And also there have been things like pests, fungus, climate change, harming the crop. So we're gonna have like a perfect storm going on."]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도 어느덧 2년...

새로운 변이 출현과 낮은 백신 접종률 등 숱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일단 지갑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크리스마스까지는 앞으로 2주...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이들은 '소비 자체'가 아니라 자신들이 '일상'이라고 믿는 예전의 연말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간절한 소망의 실현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에서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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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 변이 확산 속 연말 소비 ‘기지개’…곳곳 ‘암초’
    • 입력 2021-12-11 22:39:35
    • 수정2021-12-11 23:33:50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미국은 사망자만 80만 명에 가깝고 지금도 하루 천 명 넘게 숨지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연말이 다가오면서 대규모 할인 판매가 이뤄지는 곳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등 지난해와 다른 분위기도 감지되긴 하는데, 역시 코로나19 여파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모습입니다.

워싱턴 연결해 현지 코로나 상황과 함께 크리스마스를 앞둔 미국 연말 분위기 살펴봅니다.

김기현 특파원 미국 역시 오미크론 변이 대응으로 고민이 깊은 상황이죠?

[기준]

일단 기존 백신이 중증 확산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접종률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1억 9천여만 명이 백신 접종을 모두 마쳐 전체 인구 60%를 조금 넘긴 수준인데,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접종에 나서는 이들이 늘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 보건당국은 오미크론 변이가 전염성과 재감염률은 높았지만, 델타 변이보다 중증으로 악화 되는 비율은 낮을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확진자 추적을 토대로 한 건데, 일단 오미크론 변이의 정확한 위험 정도에 관해선 몇 주간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게 공식 견햅니다.

[앵커]

미국은 '소비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큰 시장이죠. 지난해는 코로나 여파로 온라인 판매가 주를 이뤘는데, 올해는 어떤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지난해 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이 거리로 나왔다는 걸 실감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도 여전한 모습이었는 데, 세계적인 공급망 병목현상이 대표적 이윱니다.

물건값을 내도 제때 배달이 되지 않거나 상품 생산을 위한 재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습니다.

2021년 연말, 미국인들이 조심스럽게 지갑을 열고 있는 소비 현장을 돌아봤습니다.

연말 할인판매 기간의 시작을 알리는 블랙 프라이데이…

해가 뜨기 한 참 전인 새벽 다섯 신데도 가전제품 판매장 앞에는 이미 수십 미터 긴 줄이 생겼습니다.

당초 판매가보다 크게 할인됐지만 판매 수량이 제한된 상품을 선점하기 위해섭니다.

[캐빈/블랙 프라이데이 쇼핑객 : "(What did you buy?) We buy some headphones. (Was that cheaper than usual time?) yeah, a lot. Usually it was like to $300 Now it's like $84. So, really the price really dropped a lot."]

온라인 쇼핑에 집중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연말엔 매장을 직접 방문해 상품을 구매하고 가족과 친구들의 선물을 고르는 등 일상을 다시 찾아 나선 미국인들이 부쩍 눈에 띕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워싱턴 DC 한복판에 임시로 마련된 시장은 관련 상품을 찾는 수많은 시민으로 붐비고 있습니다.

이렇게 시장을 찾는 이들은 최종 소비 단계에서 세계적 공급망 병목 현상의 실체를 경험한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상품들이 생각보다 일찍 다 팔려 구입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우렵니다.

[코트니 데이비슨/미 메릴랜드 대학생 : "People telling you to buy like Christmas gifts early because they're worried that if you buy it too late, there won't be like a supply of like what you want and stuff so yeah."]

게다가 생활 물가가 폭등하는 이유 역시 국내외 물류와 연관돼 있음을 피부로 경험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존 윌러/미 버지니아 주민 : "Steak is becoming very expensive now. That's not going to get better. You know, fresh food, farm goods, anything that require logistics, the prices are going pretty high."]

물건을 만들고 팔아야 하는 입장에선 원·부자제를 일찌감치 선점하거나 대체 가능한 재료를 따로 마련하는 등 예년보다 힘든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그래도 소비자들로 북적이는 시장 모습만큼은 상인들에게 반가운 풍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로셸 롤란드/입욕제 제작·판매업체 사장 : "We're excited. I mean, so far, the first two weeks of the downtown Holiday Market have been like wow, beyond our wildest dreams. So usually the first two weeks can be a little slower than the last two weeks. So everybody's shopping early."]

퇴직 교사인 66살 마리 엘리스 씨는 미국 수도 워싱턴 DC에서 차로 30분가량 떨어진 교외에 살고 있습니다.

쇼핑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배송이 편리한 지역에 살고 있어 필요한 선물은 종종 온라인으로 구매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월 딸 결혼식 선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한 소파와 접시 세트 등은 아직도 배달되지 않고 있습니다.

항의도 해 봤지만 해외에서 미국으로 운송이 지연되고 있다며 내년이나 돼야 가능할 텐 데, 정확한 시기도 특정하기는 어렵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할인 상품이라 환불도 불가능한 상황...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오직 온라인으로 배송 상황을 지켜보며 기다리는 것뿐입니다.

[마리 엘리스/퇴직 교사·온라인 쇼핑 배송 지연 : "My issue with that is the fact that they've already charged me. They've already taken the money for the product that I won't see another quarter to on third of the Year. In fact, it was over $1,000."]

현재로선 배송 지연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 이후 세계 각국이 취한 추가 봉쇄조치 여파로 해상 물류 대란이 심화가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샌프란시스코 항을 비롯한 미국 주요 항만은 트럭 운전자 부족으로 인한 컨터이너 하역 지연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실제 전나무를 잘라 파는 트리 시장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소비자들로 붐비는 바쁜 장소 가운데 하납니다.

[케이트 린타/미 버지니아 주민 : "전통입니다. 딸은 플라스틱 트리를 사용하는 걸 압니다. 하지만 우리 세대는 항상 진짜 나무 트리와 함께 자랐어요. 베이비붐 세대죠."]

크리스마스 트리용 전나무가 이 정도 크기까지 자라는 데는 약 1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생산은 물론 유통과 소비까지 모두 미국 내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세계 공급망의 영향권 아래 놓여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입니다.

실제, 올해 모두 3만 5천 그루를 준비한 이 업체의 경우 12월 중순이면 모두 팔려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데, 추가 물량을 확보할 방법이 없습니다.

해외에서 생산되는 모조품 트리 가격이 오르면서 전나무 수요는 폭증하고 있는 데 몇 년 안에 공급량을 늘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매튜 갤러리/크리스마스 트리 판매상 : "7~9 years ago, farmers didn't plan enough. And also there have been things like pests, fungus, climate change, harming the crop. So we're gonna have like a perfect storm going on."]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도 어느덧 2년...

새로운 변이 출현과 낮은 백신 접종률 등 숱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일단 지갑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크리스마스까지는 앞으로 2주...

거리로 쏟아져 나온 이들은 '소비 자체'가 아니라 자신들이 '일상'이라고 믿는 예전의 연말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간절한 소망의 실현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에서 김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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