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법천지 ‘회전교차로’…“10대 중 8대 법규 위반”

[앵커]

신호등이 없는 회전 교차로가 차량 정체 해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도심 곳곳에서 빠르게 늘고 있는데요.

하지만 회전 교차로에서의 교통법규 준수 의식은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회전 교차로에서 10대 가운데 8대꼴로 교통 법규 위반이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도에 송국회 기자입니다.

[리포트]

회전 교차로에 멈춰선 흰색 화물차.

아파트 분양 광고를 위해 회전교차로 상에 불법 주차를 하고 있습니다.

주위 차량의 경적에도 아랑곳하지 않더니 경찰이 출동하자 그대로 사라집니다.

도심 차량 정체 해소를 위해 설치된 신호등 없는 회전 교차로에서 이 같은 법규 위반과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박영철/청주시 강서동 : "(서로 먼저 가려다) 피하다가 인도로 뛰어든 사고도 2~3번 있었고요. 대부분 접촉사고죠."]

한국안전교통공단이 최근 3일 동안, 청주와 충주 2곳의 회전교차로를 지나는 차량 2,500여 대를 관찰, 분석했습니다.

조사 결과, 10대 가운데 8대가 도로교통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회전 교차로를 빠져나올 때 진입 차량을 위해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거나 보행자에 양보하지 않는 비율이 각각 80%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회전 차량에 양보하지 않은 비율도 10% 이상이었습니다.

교차로를 지나는 차량 대부분이 시속 30킬로미터의 제한 속도를 위반했습니다.

[조정권/한국교통안전공단 충북본부장 : "사실은 (법규 준수를) 안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회전 교차로의 설치 목적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늘어나는 교통량만큼 차량 정체를 줄이기 위해 2010년부터 국내에 설치가 시작된 회전 교차로,

충북에서만 최근 3년 새 회전교차로 상에서 220여 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350명이 숨지거나 다쳤습니다.

KBS 뉴스 송국회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