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퇴근길 참변’ 음주 뺑소니범 징역 11년

[앵커]

두 달 전 대전에서 새벽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20대 여성이 횡단보도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는데요.

만취 운전을 하다 이 여성을 치고 달아난 30대 남성에게 검찰이 이른바 '윤창호 법'을 적용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는데, 1심 법원은 징역 11년을 선고했습니다.

성용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승합차가 신호를 무시하고 교차로를 지나가더니, 파란불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여성과 30대 남성을 들이받고 달아납니다.

사고 충격으로 30미터나 튕겨 나간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취업준비를 하던 대학생으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이었습니다.

승합차는 4km 떨어진 곳에서 2차 사고를 내고 난 뒤에야 멈춰 섰고, 운전자 38살 조 모 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203%의 만취 상태였습니다.

조 씨를 특가법상 도주치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긴 검찰은 이른바 '윤창호 법'을 적용해 가장 높은 법정형인 무기징역을 구형했습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조 씨에게 징역 11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조 씨가 "음주운전을 하며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속도제한과 신호를 위반했고 구호 조치 없이 달아난 데다 차량 블랙박스를 떼어 내기까지 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판결문에 담아낼 수 없을 정도로 유가족이 큰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며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반성하는 태도와 동종범죄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유가족은 어떤 재판 결과로도 상실감을 채울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사망 피해자 어머니 : "아무리 선고가 높게 나왔다 한들 아이한테는 좋은 것 없어요. 저희 아이가 지금 현재 이 세상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조 씨에게 엄벌을 내려달라는 탄원서와 진정서가 100여 건 접수된 가운데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성용희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