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미·서방에 맞선 중국·러시아…‘밀월’은 언제까지?

입력 2021.12.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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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푸틴 러시아 대통령 화상 정상회담, 2021년 12월 15일 (출처: 신화사)시진핑 중국 국가주석·푸틴 러시아 대통령 화상 정상회담, 2021년 12월 15일 (출처: 신화사)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5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하계와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도시', '코로나19가 2년째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도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했다' 라는 평가를 받는게 중국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옵니다.

그런데 11월 15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화상 정상회담을 한 뒤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미국이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발표하자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가 그 뒤를 잇따랐습니다.

올림픽 성공개최 분위기를 내년 가을 20차 공산당대회 때까지 이어가 축제 분위기 속에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려는 중국의 계획에 차질은 물론 올림픽 대회 운영에도 찬물을 끼얹게 되지 않을까,

중국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정치화 시도 반대"…올림픽때 대면 정상회담 개최

하지만 중국 옆에는 러시아가 있었습니다.

중·러 정상회담  (출처: 신화사)중·러 정상회담 (출처: 신화사)

12월 15일 오후 4시 (중국 현지시간)부터 70여 분 동안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화상으로 만났습니다. 두 정상은 회담 시작전 서로 손을 흔들어 인사를 나누는 친밀감을 보였습니다.

지난 6월 화상 회담에 이어 8월 전화 통화를 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오랜 친구'라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푸틴 대통령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것이며, 대통령이 실질적 행동으로 중국의 올림픽 개최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었다" 라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은 ‘간소하고 안전하며 훌륭하다’는 원칙에 따라 전력을 다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고 제반 시설이 거의 다 완성된 상태"라며 서방국가의 외교적 보이콧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중을 내비췄습니다.

이에 대해 올림픽 참석을 확정한 푸틴 대통령은 "나는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석하는 것을 기대하고 러시아는 스포츠,올림픽을 정치화하는 시도를 줄곧 반대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또 "나는 올림픽때 시진핑 주석과 중대 공동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하고, 러·중 관계의 지속적이고 수준 높은 발전을 추진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화답했습니다.

두 정상이 이처럼 베이징 올림픽에 협력하기로 하면서 내년 2월 4일 올림픽 개막식 전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대면 정상회담은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2020년 1월 미얀마 순방 이후 중국을 한번도 벗어나지 않았고, 중국에서도 해외 정상을 만난 적이 없는 시 주석이 올림픽 때 푸틴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2년여 만에 처음 해외 정상과 대면하게 되는 것입니다.

■ "타이완 문제 중국 지지"…"중, 러시아 지지"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 타이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타이완을 방문하는 해외 인사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타이완을 방문한 프랑스 의원사절단, 12월 15일  (출처: AFP=연합뉴스)타이완을 방문한 프랑스 의원사절단, 12월 15일 (출처: AFP=연합뉴스)

12월 15일에는 프랑스 의원 6명이 타이완을 방문하는 등 올해 미국과 EU 의원들이 수시로 타이완을 공식 방문했습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이 해외 인사들의 타이완 방문 때마다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지난 10월 초 국경절 기간에는 중국 군용기 149대가 나흘 사이 타이완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무력시위를 벌이는 등 타이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습니다.

신냉전이라 불러도 될 만큼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중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타이완 문제에 관한 중국 정부의 정당한 입장을 가장 단호히 지지하고, 어떠한 세력이든 타이완 문제를 핑계로 중국 이익을 훼손시키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 라며 중국의 입장을 지지했습니다.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어떠한 소집단을 꾸미려는 것도 단호히 반대할 것이며, 러·중 관계를 이간질하려는 어떠한 도모도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와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를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영향력과 입지를 강화하려는 미국을 직접 겨냥한 것입니다.

시진핑 주석 역시 이번 화상 회담에서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의 당면한 과제인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러시아의 입장을 우려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타스 등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 개막 연설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 개막 연설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 미국식 민주주의 비판…"한 국가 민주주의는 자국민만 평가"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경제,에너지,코로나 방역,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미국·서방국가 주도의 세계 질서 개편과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 그리고 양국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회담 내내 미국과 서방국가 등 다른 나라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12월 9일~ 10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주도로 110여 개국이 참석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청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12월 5일 베이징에서 120여 국가·기관 단체 등이 참석한 화상 국제포럼을 열어 미국식 민주주의를 비판하고 중국식 인민 민주의 우수성을 주장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같은 연장선상에서 " 일부 국제세력은 ‘민주’,‘인권’의 이름으로 중·러 양국의 내정을 함부로 간섭하며 국제법과 보편적 국제관계 원칙을 난폭하게 짓밟고 있다" 며 "양국은 공동의 행동을 더 많이 함으로써 더 효율적으로 양국의 안보이익을 수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 국가가 민주적인지 아닌지, 민주를 어떻게 더욱 잘 실현할지는 자국민만 평가할 수 있다"며 서방국가 시각으로 중국을 재단하려는 시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푸틴 대통령 역시 " 러·중 양국 내정에 간섭하고 양국의 정당한 발전이익을 억제하려는 도모를 단호히 반대하고 국제적 공평· 정의와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각국의 진정한 민주 권리를 유지하는 문제에 대해 중국과 소통을 강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서방의 견제와 압력이 강해질수록 중국과 러시아의 연대 또한 끈끈해지는 모양새입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나렌드라 모디 정상회담, 12월 6일  (출처: 로이터)러시아 푸틴 대통령·나렌드라 모디 정상회담, 12월 6일 (출처: 로이터)

■ 중국·러시아 밀월 관계는 언제까지…

12월 6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안도 총리를 만났습니다. 두 정상은 국방, 무역, 에너지, 우주기술, 문화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두 정상의 만남에 앞서 양국 국방장관은 무기 거래, 군사기술 협력 등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지는 협정에 서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인도 서부 펀잡 주의 구르다푸르 인근 마을, 중국과 국경 충돌로 숨진 인도 군인 유족과 주민들이 시신을 화장하기 위해 운구하는 모습,  2020년 6월  (AFP=연합뉴스)인도 서부 펀잡 주의 구르다푸르 인근 마을, 중국과 국경 충돌로 숨진 인도 군인 유족과 주민들이 시신을 화장하기 위해 운구하는 모습, 2020년 6월 (AFP=연합뉴스)

중국은 오랫동안 인도와 국경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앞서 1962년에는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일어났습니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3, 488㎞에 이르는 실질 통제선(LAC, Line of Actual Control)을 사실상의 국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충돌이 끊이질 않습니다.

2020년 6월 인도 북부 라다크 갈완계곡에서는 중국군과 인도군이 몽둥이를 들고 난투극을 벌이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도는 20명, 중국은 4명의 군인이 숨졌습니다. 중국·인도 국경 분쟁은 항상 아시아에서 두 강대국 간 갈등의 도화선입니다.

2020년 중국-인도군 충돌 당시 숨진 중국군 4명 추모비  (출처: 웨이보)2020년 중국-인도군 충돌 당시 숨진 중국군 4명 추모비 (출처: 웨이보)

이처럼 중국과 인도 사이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인도가 무기거래, 군사 협력을 하기로 했다는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국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의 한 학자는" 러시아가 중국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인도와 군사분야 협력을 하기로 한 것은 중국 입장에서는 썩 내키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공동이익이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라고 덧붙였습니다.

바꿔 말하자면 서로의 공동이익이 없다고 볼 때는 언제든 밀월 관계가 끝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화상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 내용을 얘기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양국 현지 언론들이 쏟아낸 기사에서도 이 부분은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러시아의 제 1수출국이며, 천연가스 등 자원을 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습니다. 양국의 올해(1월~ 11월) 교역액은 1,230억 달러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교역액을 넘어서는 등 경제 교류가 늘고 있습니다.

2021년은 '중·러 선린우호협조조약' 체결 20주년이 되는 해였으며 앞으로 조약을 연장하기로 양국은 이미 합의했습니다.

각자의 이익에 따라 한 배를 타게 된 중국과 러시아. 두 국가의 밀월 관계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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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미·서방에 맞선 중국·러시아…‘밀월’은 언제까지?
    • 입력 2021-12-17 07: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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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푸틴 러시아 대통령 화상 정상회담, 2021년 12월 15일 (출처: 신화사)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5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하계와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도시', '코로나19가 2년째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도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했다' 라는 평가를 받는게 중국이 가장 원하는 시나리옵니다.

그런데 11월 15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화상 정상회담을 한 뒤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미국이 정부 사절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발표하자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가 그 뒤를 잇따랐습니다.

올림픽 성공개최 분위기를 내년 가을 20차 공산당대회 때까지 이어가 축제 분위기 속에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려는 중국의 계획에 차질은 물론 올림픽 대회 운영에도 찬물을 끼얹게 되지 않을까,

중국은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올림픽 정치화 시도 반대"…올림픽때 대면 정상회담 개최

하지만 중국 옆에는 러시아가 있었습니다.

중·러 정상회담  (출처: 신화사)
12월 15일 오후 4시 (중국 현지시간)부터 70여 분 동안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화상으로 만났습니다. 두 정상은 회담 시작전 서로 손을 흔들어 인사를 나누는 친밀감을 보였습니다.

지난 6월 화상 회담에 이어 8월 전화 통화를 한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오랜 친구'라고 말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푸틴 대통령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할 것이며, 대통령이 실질적 행동으로 중국의 올림픽 개최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었다" 라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은 ‘간소하고 안전하며 훌륭하다’는 원칙에 따라 전력을 다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고 제반 시설이 거의 다 완성된 상태"라며 서방국가의 외교적 보이콧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중을 내비췄습니다.

이에 대해 올림픽 참석을 확정한 푸틴 대통령은 "나는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석하는 것을 기대하고 러시아는 스포츠,올림픽을 정치화하는 시도를 줄곧 반대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또 "나는 올림픽때 시진핑 주석과 중대 공동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하고, 러·중 관계의 지속적이고 수준 높은 발전을 추진하는 것을 기대한다"고 화답했습니다.

두 정상이 이처럼 베이징 올림픽에 협력하기로 하면서 내년 2월 4일 올림픽 개막식 전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대면 정상회담은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2020년 1월 미얀마 순방 이후 중국을 한번도 벗어나지 않았고, 중국에서도 해외 정상을 만난 적이 없는 시 주석이 올림픽 때 푸틴 대통령을 만나게 되면 2년여 만에 처음 해외 정상과 대면하게 되는 것입니다.

■ "타이완 문제 중국 지지"…"중, 러시아 지지"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과 타이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타이완을 방문하는 해외 인사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타이완을 방문한 프랑스 의원사절단, 12월 15일  (출처: AFP=연합뉴스)
12월 15일에는 프랑스 의원 6명이 타이완을 방문하는 등 올해 미국과 EU 의원들이 수시로 타이완을 공식 방문했습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는 중국이 해외 인사들의 타이완 방문 때마다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지난 10월 초 국경절 기간에는 중국 군용기 149대가 나흘 사이 타이완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무력시위를 벌이는 등 타이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가고 있습니다.

신냉전이라 불러도 될 만큼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중국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타이완 문제에 관한 중국 정부의 정당한 입장을 가장 단호히 지지하고, 어떠한 세력이든 타이완 문제를 핑계로 중국 이익을 훼손시키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 라며 중국의 입장을 지지했습니다.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어떠한 소집단을 꾸미려는 것도 단호히 반대할 것이며, 러·중 관계를 이간질하려는 어떠한 도모도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와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를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영향력과 입지를 강화하려는 미국을 직접 겨냥한 것입니다.

시진핑 주석 역시 이번 화상 회담에서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의 당면한 과제인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러시아의 입장을 우려하고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타스 등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민주주의 화상 정상회의 개막 연설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 미국식 민주주의 비판…"한 국가 민주주의는 자국민만 평가"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경제,에너지,코로나 방역,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미국·서방국가 주도의 세계 질서 개편과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 그리고 양국의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회담 내내 미국과 서방국가 등 다른 나라 이름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습니다.

중국과 러시아는 12월 9일~ 10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주도로 110여 개국이 참석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청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12월 5일 베이징에서 120여 국가·기관 단체 등이 참석한 화상 국제포럼을 열어 미국식 민주주의를 비판하고 중국식 인민 민주의 우수성을 주장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같은 연장선상에서 " 일부 국제세력은 ‘민주’,‘인권’의 이름으로 중·러 양국의 내정을 함부로 간섭하며 국제법과 보편적 국제관계 원칙을 난폭하게 짓밟고 있다" 며 "양국은 공동의 행동을 더 많이 함으로써 더 효율적으로 양국의 안보이익을 수호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한 국가가 민주적인지 아닌지, 민주를 어떻게 더욱 잘 실현할지는 자국민만 평가할 수 있다"며 서방국가 시각으로 중국을 재단하려는 시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푸틴 대통령 역시 " 러·중 양국 내정에 간섭하고 양국의 정당한 발전이익을 억제하려는 도모를 단호히 반대하고 국제적 공평· 정의와 안정을 유지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각국의 진정한 민주 권리를 유지하는 문제에 대해 중국과 소통을 강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서방의 견제와 압력이 강해질수록 중국과 러시아의 연대 또한 끈끈해지는 모양새입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나렌드라 모디 정상회담, 12월 6일  (출처: 로이터)
■ 중국·러시아 밀월 관계는 언제까지…

12월 6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안도 총리를 만났습니다. 두 정상은 국방, 무역, 에너지, 우주기술, 문화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두 정상의 만남에 앞서 양국 국방장관은 무기 거래, 군사기술 협력 등의 내용을 담은 것으로 전해지는 협정에 서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인도 서부 펀잡 주의 구르다푸르 인근 마을, 중국과 국경 충돌로 숨진 인도 군인 유족과 주민들이 시신을 화장하기 위해 운구하는 모습,  2020년 6월  (AFP=연합뉴스)
중국은 오랫동안 인도와 국경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앞서 1962년에는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일어났습니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3, 488㎞에 이르는 실질 통제선(LAC, Line of Actual Control)을 사실상의 국경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충돌이 끊이질 않습니다.

2020년 6월 인도 북부 라다크 갈완계곡에서는 중국군과 인도군이 몽둥이를 들고 난투극을 벌이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도는 20명, 중국은 4명의 군인이 숨졌습니다. 중국·인도 국경 분쟁은 항상 아시아에서 두 강대국 간 갈등의 도화선입니다.

2020년 중국-인도군 충돌 당시 숨진 중국군 4명 추모비  (출처: 웨이보)
이처럼 중국과 인도 사이 갈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러시아와 인도가 무기거래, 군사 협력을 하기로 했다는소식이 알려지면서 중국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베이징의 한 학자는" 러시아가 중국과 껄끄러운 관계에 있는 인도와 군사분야 협력을 하기로 한 것은 중국 입장에서는 썩 내키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공동이익이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라고 덧붙였습니다.

바꿔 말하자면 서로의 공동이익이 없다고 볼 때는 언제든 밀월 관계가 끝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화상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에게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 내용을 얘기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양국 현지 언론들이 쏟아낸 기사에서도 이 부분은 보도되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러시아의 제 1수출국이며, 천연가스 등 자원을 러시아로부터 공급받고 있습니다. 양국의 올해(1월~ 11월) 교역액은 1,230억 달러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교역액을 넘어서는 등 경제 교류가 늘고 있습니다.

2021년은 '중·러 선린우호협조조약' 체결 20주년이 되는 해였으며 앞으로 조약을 연장하기로 양국은 이미 합의했습니다.

각자의 이익에 따라 한 배를 타게 된 중국과 러시아. 두 국가의 밀월 관계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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