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시사] 정세현 “종전선언은 북미수교로 이어지는 마중물…文정부 대중압박 적극 동참 조건으로 종전선언 추진 美 설득해야”

입력 2021.12.17 (09:53) 수정 2021.12.1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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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일 사망 10주기..코로나로 국경 막고있는 상황, 특별한 행사 어려울 것
- 김정은, 장성택·김정남 등 처단하며 권력 장악..경제여건도 김정일때보다 더 나빠지지 않아
- 백두혈통 외 대안 생각못하도록 북한 주민 세뇌시켜놔, 건강 허락하는 한 3대 세습 안정화될 것
- 북한 협상용 빅딜 위해 핵무기·미사일 계속 개발할 것
- 미국, 대중 압박 동맹국 참여 독려중인 상황..종전선언은 후순위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최경영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12월 17일(금)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경영 기자 (KBS)
■ 출연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 최경영 : 10년 전 오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는데요. 10년, 그동안의 북한의 모습은 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하의 북한이 뭐가 다른 건지 다음 정부를 위해서도 이거를 제대로 좀 봐야 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에게 좀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세현 : 네, 안녕하세요.

▷ 최경영 : 장관님, 10주기인데 김정일 국방위원장. 북한에서는 대단하겠습니다? 이 추모 분위기가.

▶ 정세현 : 그런데 뭐 저도 아침에 일어나서 연합뉴스를 체크해봤더니 특별한 행사가 없는 모양이에요.

▷ 최경영 : 그래요?

▶ 정세현 : 네, 이렇게 노동신문 사설은 나왔다 그러는데 글쎄요. 지금 아마 오늘 새벽 0시에 김정은 위원장이 당 간부들과 함께 뭐라고 합니까? 그쪽 사람들은 태양궁전이라고 그러는데, 김일성, 김정일의 시신이 놓여 있는 곳을 태양궁전이라고 그러는데 거기 참배를 했을지는 모르겠어요. 새벽에 그거를 해야겠죠, 그 양반은. 그러나 우선 뭐 열병식 같은 걸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닙니다, 지금 코로나 때문에도.

▷ 최경영 : 그렇군요. 이게 지금 뭐 특별한 행사가 없다는 것. 지난해도 그렇습니까? 그러면 코로나 때문에.

▶ 정세현 : 코로나 때문에, 거기 지금 코로나 때문에 그 사람들이 어느 정도 방어적이냐 하면 금년 초에 주중 대사를 교체했어요. 리용남이라고 아마 경제부처, 경제 전문 관료인데 그 사람은 취임을 했습니다. 북한 북경대사관으로. 그런데 전임 주중 북한대사인 지재룡은 아직 귀국을 못하고 있어요. 그 정도로 지금 국경을 막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뭐 사람이 대대적으로 움직이는 일을 하기가 좀 어렵죠.

▷ 최경영 : 전임 주중대사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오지 못할 정도군요?

▶ 정세현 : 네, 지금 단둥이나 다롄 같은 데 우리 쪽에 민간단체가 보내는 인도주의 차원의 지원 물자, 뭐 식량 또는 아이들 이유식입니까? 분유 이런 것들도 한국에 쌓여 있고 지금 못 들어가고 있어요. 단둥, 다롄에서 그러니까 남포로 가는 배가 움직이지를 못한다 이거예요. 금년 4월에 국경을 개방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보가 나오더니 5월로 미뤄졌다 그다음에 뭐 7월이다, 8월, 9월이다 그러더니 10월, 11월. 그런데 지금 뭐 아직도 못 열고 있습니다.

▷ 최경영 : 그런데 김정일 사망 이후에 10년이 지나고 김정은 체제가 그건 이제 한 10년 동안 지속됐다는 의미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가끔 이런 뉴스가 있었잖아요. 김정은 피살설, 위기설 뭐 이런 게 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공고화됐다고 보십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현 : 그럼요. 2011년에 그러니까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을 하고 바로 김정은이 조선인민국 총사령관에 추대가 돼서 사실상 통치를 시작했는데 2012년. 12년이죠. 그렇죠. 12년 12월 12일날. 그렇죠? 그날 그 고모부 장성택을 회의 도중에 현장에서 체포해서 나가서 바로 처형해버렸지 않습니까.

▷ 최경영 : 맞아요. 그 처형 장면도 나왔죠.

▶ 정세현 : 네, 그렇죠. 장면도 나왔죠. 그러니까 그러면서 나이가 어린 김정은에 대한 북한 간부들의 소위 공포심이 엄청나게 커졌을 거예요. 야, 이거 잘못하면 죽겠구나. 저렇게 고모부까지 저러는 사람 이거 함부로 무슨 뭐 움직여서는 안 되겠다 하는 그런 생각을 했을 거고 장악이 된 거죠, 그러니까. 그다음에 2017년인가. 벌써 4년 됐나요? 그 형, 김정남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독살돼버리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그러니까 내부적으로 무슨 권력에 도전하는 그런 움직임은 전혀 일어날 수가 없었고. 그런데 그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실적으로 김정일 때보다는 김정은 시대로 넘어가서 북한 경제가 그렇게 더 나빠지지는 않은 것 같아요. 조금씩 좋아진 것 같고 금년이죠. 금년 농사가 비교적 잘돼서 우리 농진청 추계로는 469만 톤 정도 생산한 것 같다. 이러면 절대소요량 해서 한 80~90만 톤 정도밖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 전에는 왜 350만 톤밖에 생산 못하거나 잘해야 400만 톤 정도 생산했었는데 금년에 코로나 상황에서도. 뭐 물론 기후가 좋았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왔지만 농사도 그럭저럭 되고. 뭐 굶어 죽지는 않을 것 같아요.

▷ 최경영 : 아니, 그러면 이렇게 3대 세습으로 북한 체제는 그냥 안정화되는 겁니까?

▶ 정세현 : 그렇게 간다고 봐야죠. 왜냐하면 그동안 북한 주민들의 정치사상교육을 세게 해놨기 때문에 백두혈통이라는 거, 그러니까 김일성의 후대들, 아들, 손자, 또 그다음에 증손자 이렇게 내려가는 그 혈통. 백두혈통이라 그러죠. 그거 이외의 대안을 생각 못 하도록 2,500만 북한 주민들을 이렇게 세뇌시켜놨다고 봐야 해요. 그러니까 건강이 허락하면 가능합니다.

▷ 최경영 : 그러면 북한 사람들은 진짜 실제로 그렇게 믿는 거네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이 백두혈통이 자신들을 보호해주고 뭐 생계를 책임져주고 그래서 어떤 은혜로운 존재다 이렇게 지금 믿고 있는 거네요?

▶ 정세현 : 아니, 사람에 세뇌가 되면 그럴 수밖에 없어요. 우리 일제 때 물론 독립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독립운동 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절대다수의 조선 사람들은 그저 일본 밑에서 살아야 한다, 일본의 천황이 우리의 천황이다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까? 현실적으로.

▷ 최경영 : 네, 특히 이제 뭐 중기, 말기로 그러면 다 그렇게 생각했죠.

▶ 정세현 : 정치사상교육 내지는 세뇌 공작이라는 게 그런 결과를 가져오죠.

▷ 최경영 : 그러면 앞으로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핵무기를 계속 갖고 있으면서 경제적으로는 중국과만 교류하고 그렇게 지금처럼 체제 유지 쪽으로 가는 겁니까?

▶ 정세현 : 글쎄, 핵무기를 갖는 것은 뭐 핵무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더 끌어내기 위해서 그런 건 아니고 일종의 협상용인데 빅딜을 하기 위해서 핵무기나 미사일을 계속 개발할 겁니다. 그래서 결국 지금은 미국이 별로 그렇게 위험시하지 않기 때문에 놔두고 있지만 그러면서 압박만 가하고 했는데 어느 날 북한이 결정적으로 핵과 미사일 능력을 극도로 고도화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미국은 그때는 지금과 같은 태도로 나가지는 못할 거예요. 아마 북한과 협상을 하려고 그럴 겁니다. 그때를 위해서 지금 북한은 뭐라고 합니까?

▷ 최경영 : 시간을 벌고 있는 겁니까?

▶ 정세현 : 시간을 벌고 있고 지금 허리띠를 졸라매가면서도 그날이 오기를 기다릴 겁니다.

▷ 최경영 :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 봤을 때는 뭐 지금 정부건 다음 정부건 다다음 정부건 간에 북한이 중국식의 국가자본주의라도 좀 해서 개방을 하고 우리랑 교류하면서 차츰차츰 이렇게 좋아지는 것, 남북관계가 좋아지는 것 그게 제일 바람직한 거 아닌가요?

▶ 정세현 : 그렇죠. 그렇죠. 그런데 중국이 개방개혁을 본격적으로 한 것이 79년부터입니다. 중국이 저렇게 국가자본주의가 됐건 뭐 국가사회주의가 됐건 개방개혁으로 저렇게 잘살게 된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이 수교를 한 뒤에. 수교했죠, 79년에.

▷ 최경영 : 그랬네요, 생각해 보니까.

▶ 정세현 : 미국이 중국의 체제를 위협하지 않겠다는 것이 확실히 보장된 연후에 마음 놓고 개방을 했죠. 그런데 지금 북한은 미국이 수교는 안 해주면서 개방부터 하라고 하는 요구를 지금 북한은 개방하면 그다음부터는 여러 가지 수를 써서 체제를 흔들려고 할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위험해서 못한다 하는 그런 입장이죠, 지금.

▷ 최경영 : 그러면 그 단계가 정치적으로 뭐 종전선언이랄지 평화협정이랄지 그다음에 뭐 북미 간에 수교랄지 이런 식의 어떤 시계열이 이어져야 되는 겁니까?

▶ 정세현 : 바로 그렇죠. 죄송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좀. 아직 몸이 한 바퀴 돌지를 않아서.

▷ 최경영 : 따뜻한 물을 좀 드시면 낫습니다.

▶ 정세현 : 종전선언이라는 그 소위 정치적 행위는 결국 북미 수교로까지 이어지는 마중물이라고 생각을 하셔야 해요. 그러니까 종전선언을 하고 북핵 협상이 본격화되고 그러면서 북미 수교 준비도 잘되면 그러면 북한이 뭐 개방 못할 건 없죠. 그러니까 베트남의 개방도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가 원만해지고 특히 미월이죠. 미월 수교 이후에 베트남이 저렇게 본격적으로 개방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체제 보장을 해준다는 것이 확실하면 북한도 개방 못할 이유가 없죠. 지금 바로 그거를 요구하는 중입니다.

▷ 최경영 : 어떻게든 우리는 그 여건을 만들어줘야 그게 우리한테도 국익에 유리한 거 아니에요? 이익이 되는 거 아닙니까?

▶ 정세현 : 그렇죠. 그래서 종전선언이라는 걸 지금 하자고 하는데 지금 미국이 지금 당장 시점상으로 지금은 좀 곤란하다 하는.

▷ 최경영 : 지금은 곤란하다?

▶ 정세현 : 왜냐하면 미국이 지금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는 인도태평양전략이니 뭐 쿼드니 오커스 동맹이니 이거를 막 그냥 돌리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 최경영 : 그렇죠, 그렇죠.

▶ 정세현 : 특히 바이든 정부 들어서서는 미국 혼자 힘으로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는 데 달리니까 동맹들을 자꾸 끌어들인단 말이에요. 미국 혼자서 중국을 압박, 견제할 수 있는 힘은 지금 사실은 저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동맹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그런 와중에 한국 쪽에서 종전선언을 하자고 그러니까 하필이면 지금 하려고 그러냐. 조금 이따가 좀 하자 하는 그런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최경영 : 그런 거군요. 미국 같은 경우는 시간이 좀 더 있어야 하고 한국은. 그러면 문재인 정부 내에서의 지금 한 몇 개월 남지 않았습니다만 계기나 모멘텀은 남아 있지 않다고 봐야겠습니까?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 글쎄요. 시간적으로 지금 더 벌써 한 이제 12월, 6개월이 못 남지 않았습니까? 새 정부 들어서는 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모르죠. 또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참모들이 아주 본격적으로 미국과 협상을 잘해서, 쉽게 얘기하면 미국을 잘 설득해서 그러면 일단 그거는 해놓고 보자. 그러나 한국이 미국의 대중 압박 전선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조건 하에서다 뭐 이런 식으로 해서 종전선언 문제는 일단 짚고 넘어갈 수 있는 시간은 됩니다. 그건 이제 미국이 결정할 것인데 그러나 미국이 그렇게 되도록 만들려면 우리 외교안보팀들이 미국을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좀 적극적으로 설득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뭐 가서 매달려야죠. 이거는 해달라.

▷ 최경영 : 알겠습니다.

▶ 정세현 : 그동안 우리가 미국과 얼마나 적극적으로 협조했느냐. 그런데 미국은 우리가 미국에 협조한 것은 다 잊어버리고 미국은 우리한테 협조 안 해주면 되느냐 하는 식으로 좀 따져야 하죠.

▷ 최경영 : 알겠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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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강시사] 정세현 “종전선언은 북미수교로 이어지는 마중물…文정부 대중압박 적극 동참 조건으로 종전선언 추진 美 설득해야”
    • 입력 2021-12-17 09:53:05
    • 수정2021-12-17 11:04:57
    최강시사
- 김정일 사망 10주기..코로나로 국경 막고있는 상황, 특별한 행사 어려울 것
- 김정은, 장성택·김정남 등 처단하며 권력 장악..경제여건도 김정일때보다 더 나빠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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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협상용 빅딜 위해 핵무기·미사일 계속 개발할 것
- 미국, 대중 압박 동맹국 참여 독려중인 상황..종전선언은 후순위

■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K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프로그램명 : 최경영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12월 17일(금)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경영 기자 (KBS)
■ 출연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 최경영 : 10년 전 오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는데요. 10년, 그동안의 북한의 모습은 좀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하의 북한이 뭐가 다른 건지 다음 정부를 위해서도 이거를 제대로 좀 봐야 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에게 좀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세현 : 네, 안녕하세요.

▷ 최경영 : 장관님, 10주기인데 김정일 국방위원장. 북한에서는 대단하겠습니다? 이 추모 분위기가.

▶ 정세현 : 그런데 뭐 저도 아침에 일어나서 연합뉴스를 체크해봤더니 특별한 행사가 없는 모양이에요.

▷ 최경영 : 그래요?

▶ 정세현 : 네, 이렇게 노동신문 사설은 나왔다 그러는데 글쎄요. 지금 아마 오늘 새벽 0시에 김정은 위원장이 당 간부들과 함께 뭐라고 합니까? 그쪽 사람들은 태양궁전이라고 그러는데, 김일성, 김정일의 시신이 놓여 있는 곳을 태양궁전이라고 그러는데 거기 참배를 했을지는 모르겠어요. 새벽에 그거를 해야겠죠, 그 양반은. 그러나 우선 뭐 열병식 같은 걸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닙니다, 지금 코로나 때문에도.

▷ 최경영 : 그렇군요. 이게 지금 뭐 특별한 행사가 없다는 것. 지난해도 그렇습니까? 그러면 코로나 때문에.

▶ 정세현 : 코로나 때문에, 거기 지금 코로나 때문에 그 사람들이 어느 정도 방어적이냐 하면 금년 초에 주중 대사를 교체했어요. 리용남이라고 아마 경제부처, 경제 전문 관료인데 그 사람은 취임을 했습니다. 북한 북경대사관으로. 그런데 전임 주중 북한대사인 지재룡은 아직 귀국을 못하고 있어요. 그 정도로 지금 국경을 막고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뭐 사람이 대대적으로 움직이는 일을 하기가 좀 어렵죠.

▷ 최경영 : 전임 주중대사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오지 못할 정도군요?

▶ 정세현 : 네, 지금 단둥이나 다롄 같은 데 우리 쪽에 민간단체가 보내는 인도주의 차원의 지원 물자, 뭐 식량 또는 아이들 이유식입니까? 분유 이런 것들도 한국에 쌓여 있고 지금 못 들어가고 있어요. 단둥, 다롄에서 그러니까 남포로 가는 배가 움직이지를 못한다 이거예요. 금년 4월에 국경을 개방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보가 나오더니 5월로 미뤄졌다 그다음에 뭐 7월이다, 8월, 9월이다 그러더니 10월, 11월. 그런데 지금 뭐 아직도 못 열고 있습니다.

▷ 최경영 : 그런데 김정일 사망 이후에 10년이 지나고 김정은 체제가 그건 이제 한 10년 동안 지속됐다는 의미인데 어떻게 보십니까? 가끔 이런 뉴스가 있었잖아요. 김정은 피살설, 위기설 뭐 이런 게 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공고화됐다고 보십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 정세현 : 그럼요. 2011년에 그러니까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을 하고 바로 김정은이 조선인민국 총사령관에 추대가 돼서 사실상 통치를 시작했는데 2012년. 12년이죠. 그렇죠. 12년 12월 12일날. 그렇죠? 그날 그 고모부 장성택을 회의 도중에 현장에서 체포해서 나가서 바로 처형해버렸지 않습니까.

▷ 최경영 : 맞아요. 그 처형 장면도 나왔죠.

▶ 정세현 : 네, 그렇죠. 장면도 나왔죠. 그러니까 그러면서 나이가 어린 김정은에 대한 북한 간부들의 소위 공포심이 엄청나게 커졌을 거예요. 야, 이거 잘못하면 죽겠구나. 저렇게 고모부까지 저러는 사람 이거 함부로 무슨 뭐 움직여서는 안 되겠다 하는 그런 생각을 했을 거고 장악이 된 거죠, 그러니까. 그다음에 2017년인가. 벌써 4년 됐나요? 그 형, 김정남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독살돼버리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그러니까 내부적으로 무슨 권력에 도전하는 그런 움직임은 전혀 일어날 수가 없었고. 그런데 그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실적으로 김정일 때보다는 김정은 시대로 넘어가서 북한 경제가 그렇게 더 나빠지지는 않은 것 같아요. 조금씩 좋아진 것 같고 금년이죠. 금년 농사가 비교적 잘돼서 우리 농진청 추계로는 469만 톤 정도 생산한 것 같다. 이러면 절대소요량 해서 한 80~90만 톤 정도밖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 전에는 왜 350만 톤밖에 생산 못하거나 잘해야 400만 톤 정도 생산했었는데 금년에 코로나 상황에서도. 뭐 물론 기후가 좋았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왔지만 농사도 그럭저럭 되고. 뭐 굶어 죽지는 않을 것 같아요.

▷ 최경영 : 아니, 그러면 이렇게 3대 세습으로 북한 체제는 그냥 안정화되는 겁니까?

▶ 정세현 : 그렇게 간다고 봐야죠. 왜냐하면 그동안 북한 주민들의 정치사상교육을 세게 해놨기 때문에 백두혈통이라는 거, 그러니까 김일성의 후대들, 아들, 손자, 또 그다음에 증손자 이렇게 내려가는 그 혈통. 백두혈통이라 그러죠. 그거 이외의 대안을 생각 못 하도록 2,500만 북한 주민들을 이렇게 세뇌시켜놨다고 봐야 해요. 그러니까 건강이 허락하면 가능합니다.

▷ 최경영 : 그러면 북한 사람들은 진짜 실제로 그렇게 믿는 거네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의 이 백두혈통이 자신들을 보호해주고 뭐 생계를 책임져주고 그래서 어떤 은혜로운 존재다 이렇게 지금 믿고 있는 거네요?

▶ 정세현 : 아니, 사람에 세뇌가 되면 그럴 수밖에 없어요. 우리 일제 때 물론 독립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독립운동 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절대다수의 조선 사람들은 그저 일본 밑에서 살아야 한다, 일본의 천황이 우리의 천황이다 뭐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습니까? 현실적으로.

▷ 최경영 : 네, 특히 이제 뭐 중기, 말기로 그러면 다 그렇게 생각했죠.

▶ 정세현 : 정치사상교육 내지는 세뇌 공작이라는 게 그런 결과를 가져오죠.

▷ 최경영 : 그러면 앞으로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핵무기를 계속 갖고 있으면서 경제적으로는 중국과만 교류하고 그렇게 지금처럼 체제 유지 쪽으로 가는 겁니까?

▶ 정세현 : 글쎄, 핵무기를 갖는 것은 뭐 핵무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더 끌어내기 위해서 그런 건 아니고 일종의 협상용인데 빅딜을 하기 위해서 핵무기나 미사일을 계속 개발할 겁니다. 그래서 결국 지금은 미국이 별로 그렇게 위험시하지 않기 때문에 놔두고 있지만 그러면서 압박만 가하고 했는데 어느 날 북한이 결정적으로 핵과 미사일 능력을 극도로 고도화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미국은 그때는 지금과 같은 태도로 나가지는 못할 거예요. 아마 북한과 협상을 하려고 그럴 겁니다. 그때를 위해서 지금 북한은 뭐라고 합니까?

▷ 최경영 : 시간을 벌고 있는 겁니까?

▶ 정세현 : 시간을 벌고 있고 지금 허리띠를 졸라매가면서도 그날이 오기를 기다릴 겁니다.

▷ 최경영 : 그런데 우리 입장에서 봤을 때는 뭐 지금 정부건 다음 정부건 다다음 정부건 간에 북한이 중국식의 국가자본주의라도 좀 해서 개방을 하고 우리랑 교류하면서 차츰차츰 이렇게 좋아지는 것, 남북관계가 좋아지는 것 그게 제일 바람직한 거 아닌가요?

▶ 정세현 : 그렇죠. 그렇죠. 그런데 중국이 개방개혁을 본격적으로 한 것이 79년부터입니다. 중국이 저렇게 국가자본주의가 됐건 뭐 국가사회주의가 됐건 개방개혁으로 저렇게 잘살게 된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이 수교를 한 뒤에. 수교했죠, 79년에.

▷ 최경영 : 그랬네요, 생각해 보니까.

▶ 정세현 : 미국이 중국의 체제를 위협하지 않겠다는 것이 확실히 보장된 연후에 마음 놓고 개방을 했죠. 그런데 지금 북한은 미국이 수교는 안 해주면서 개방부터 하라고 하는 요구를 지금 북한은 개방하면 그다음부터는 여러 가지 수를 써서 체제를 흔들려고 할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위험해서 못한다 하는 그런 입장이죠, 지금.

▷ 최경영 : 그러면 그 단계가 정치적으로 뭐 종전선언이랄지 평화협정이랄지 그다음에 뭐 북미 간에 수교랄지 이런 식의 어떤 시계열이 이어져야 되는 겁니까?

▶ 정세현 : 바로 그렇죠. 죄송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좀. 아직 몸이 한 바퀴 돌지를 않아서.

▷ 최경영 : 따뜻한 물을 좀 드시면 낫습니다.

▶ 정세현 : 종전선언이라는 그 소위 정치적 행위는 결국 북미 수교로까지 이어지는 마중물이라고 생각을 하셔야 해요. 그러니까 종전선언을 하고 북핵 협상이 본격화되고 그러면서 북미 수교 준비도 잘되면 그러면 북한이 뭐 개방 못할 건 없죠. 그러니까 베트남의 개방도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가 원만해지고 특히 미월이죠. 미월 수교 이후에 베트남이 저렇게 본격적으로 개방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체제 보장을 해준다는 것이 확실하면 북한도 개방 못할 이유가 없죠. 지금 바로 그거를 요구하는 중입니다.

▷ 최경영 : 어떻게든 우리는 그 여건을 만들어줘야 그게 우리한테도 국익에 유리한 거 아니에요? 이익이 되는 거 아닙니까?

▶ 정세현 : 그렇죠. 그래서 종전선언이라는 걸 지금 하자고 하는데 지금 미국이 지금 당장 시점상으로 지금은 좀 곤란하다 하는.

▷ 최경영 : 지금은 곤란하다?

▶ 정세현 : 왜냐하면 미국이 지금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는 인도태평양전략이니 뭐 쿼드니 오커스 동맹이니 이거를 막 그냥 돌리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 최경영 : 그렇죠, 그렇죠.

▶ 정세현 : 특히 바이든 정부 들어서서는 미국 혼자 힘으로 중국을 압박해 들어가는 데 달리니까 동맹들을 자꾸 끌어들인단 말이에요. 미국 혼자서 중국을 압박, 견제할 수 있는 힘은 지금 사실은 저는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동맹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그런 와중에 한국 쪽에서 종전선언을 하자고 그러니까 하필이면 지금 하려고 그러냐. 조금 이따가 좀 하자 하는 그런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최경영 : 그런 거군요. 미국 같은 경우는 시간이 좀 더 있어야 하고 한국은. 그러면 문재인 정부 내에서의 지금 한 몇 개월 남지 않았습니다만 계기나 모멘텀은 남아 있지 않다고 봐야겠습니까?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 글쎄요. 시간적으로 지금 더 벌써 한 이제 12월, 6개월이 못 남지 않았습니까? 새 정부 들어서는 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모르죠. 또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참모들이 아주 본격적으로 미국과 협상을 잘해서, 쉽게 얘기하면 미국을 잘 설득해서 그러면 일단 그거는 해놓고 보자. 그러나 한국이 미국의 대중 압박 전선에 적극적으로 동참한다는 조건 하에서다 뭐 이런 식으로 해서 종전선언 문제는 일단 짚고 넘어갈 수 있는 시간은 됩니다. 그건 이제 미국이 결정할 것인데 그러나 미국이 그렇게 되도록 만들려면 우리 외교안보팀들이 미국을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좀 적극적으로 설득을 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뭐 가서 매달려야죠. 이거는 해달라.

▷ 최경영 : 알겠습니다.

▶ 정세현 : 그동안 우리가 미국과 얼마나 적극적으로 협조했느냐. 그런데 미국은 우리가 미국에 협조한 것은 다 잊어버리고 미국은 우리한테 협조 안 해주면 되느냐 하는 식으로 좀 따져야 하죠.

▷ 최경영 : 알겠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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