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모른채 가담해도 중형’ 개선 필요

입력 2021.12.20 (08:16) 수정 2021.12.2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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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민들을 울리는 보이스피싱 사기 수법이 날로 진화하면서 피해도 계속 커지고 있는데요.

코로나19와 경기 침체 속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되는 경우도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보도에 곽근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A씨는 자신 때문에 형이 한순간 범죄자가 됐다며 요즘 죄책감으로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코로나19로 자영업 매출이 급감한 형에게 신문 광고에서 본 대출 중개업을 권유한 게 화근이 됐습니다.

A씨의 형은 신용불량자나 저소득층 등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플랫폼 업체에 취직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10여 차례 원금과 이자 2억 3천만 원을 수금해 업체로 송금하던 중 잠복하던 경찰에 긴급체포됐습니다.

A씨의 형이 취업한 대출 플랫폼 업체는 보이스피싱 사기 조직이었던 겁니다.

[A씨/보이스피싱 연루자 동생/음성변조 : "흔히 이야기하는 일당벌이가 그렇지 않습니까? 당장 생활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그 일을 하게 됐습니다."]

형은 현금수거책을 맡은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입니다.

이같은 보이스피싱 사건은 2018년 8천여 건에서 2019년 2만여 건, 2020년 3만 천여 건으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검찰청은 지난 7월, 조직의 총책에 대해서 최고 무기징역을, 단순 가담자도 중형을 구형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엄정대응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중국, 필리핀 등 해외에 본거지를 둔 총책은 검거가 쉽지 않고, 체포되는 이들은 말단 수거책이나 단순 가담자가 대부분입니다.

[이재훈/변호사 : "보이스피싱 수거책을 모집하는 구조를 살펴보면 그 수거책들 또한 한 명의 피해자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총책들의 검거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현금수거책에게만 대거 실형을 선고하는 부분에 대해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근아입니다.

촬영기자:김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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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이스피싱 ‘모른채 가담해도 중형’ 개선 필요
    • 입력 2021-12-20 08:16:52
    • 수정2021-12-20 08:54:55
    뉴스광장(대구)
[앵커]

서민들을 울리는 보이스피싱 사기 수법이 날로 진화하면서 피해도 계속 커지고 있는데요.

코로나19와 경기 침체 속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다 보이스피싱 범죄자가 되는 경우도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보도에 곽근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A씨는 자신 때문에 형이 한순간 범죄자가 됐다며 요즘 죄책감으로 잠을 못 이루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코로나19로 자영업 매출이 급감한 형에게 신문 광고에서 본 대출 중개업을 권유한 게 화근이 됐습니다.

A씨의 형은 신용불량자나 저소득층 등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플랫폼 업체에 취직했습니다.

일주일 동안 10여 차례 원금과 이자 2억 3천만 원을 수금해 업체로 송금하던 중 잠복하던 경찰에 긴급체포됐습니다.

A씨의 형이 취업한 대출 플랫폼 업체는 보이스피싱 사기 조직이었던 겁니다.

[A씨/보이스피싱 연루자 동생/음성변조 : "흔히 이야기하는 일당벌이가 그렇지 않습니까? 당장 생활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그 일을 하게 됐습니다."]

형은 현금수거책을 맡은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입니다.

이같은 보이스피싱 사건은 2018년 8천여 건에서 2019년 2만여 건, 2020년 3만 천여 건으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검찰청은 지난 7월, 조직의 총책에 대해서 최고 무기징역을, 단순 가담자도 중형을 구형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엄정대응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중국, 필리핀 등 해외에 본거지를 둔 총책은 검거가 쉽지 않고, 체포되는 이들은 말단 수거책이나 단순 가담자가 대부분입니다.

[이재훈/변호사 : "보이스피싱 수거책을 모집하는 구조를 살펴보면 그 수거책들 또한 한 명의 피해자라고 볼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총책들의 검거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내 현금수거책에게만 대거 실형을 선고하는 부분에 대해서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곽근아입니다.

촬영기자:김석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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