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원 유골함에 물 흥건…합장하려던 유족 ‘분통’

입력 2021.12.21 (06:59) 수정 2021.12.2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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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대전현충원의 묘역에서 한 참전용사의 유골함에 물이 가득 들어차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유족들은 현충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연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립대전현충원의 장병 묘역.

6.25전쟁 참전용사인 이 모 씨의 유해가 2001년 이곳에 안장됐습니다.

최근엔 부인도 세상을 떠났는데, 자녀들은 두 고인의 유해를 합장하려다 아연실색했습니다.

아버지의 유골함에 물이 가득 담겨있었기 때문입니다.

[유족 : "당신 아버지 어머니 같으면 이렇게 묻겠느냐고 역정을 냈어요. 진짜 분해요. 그래도 우리 아버지가 유공자인데..."]

유골함은 비닐로 싸여 묻혀있었는데, 땅에 물이 고이고 비닐이 찢어지면서 물이 계속 스며든 것으로 보입니다.

유골함을 파낸 구덩이에도 물이 들어차 있는 건 마찬가지.

그런데도 현충원 측 작업반은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고 어머니 유골함까지 그대로 묻으려 했다는 게 유족 주장입니다.

[유족 : "바가지로 퍼부은 것처럼 물이 젖어있는데, 그 어머님 유골함을 그대로 넣더라고요. 나는 그게 너무 억울하고..."]

유족들이 반발하자 대전현충원은 두 고인의 유골함을 현충원 내 납골당에 모셨습니다.

[유족 : "(물 속에) 수장이 돼 있단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현장을 목격했기 때문에 이것을 수정하려 하는데, 하물며 지금 모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

이에 대해 대전현충원 측은 묘역 전반에 대해 물고임 현상을 집중 점검하고 배수시설을 보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묘역의 땅을 파보려면 해당 유족들의 동의를 일일이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점검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서창석/영상편집: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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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충원 유골함에 물 흥건…합장하려던 유족 ‘분통’
    • 입력 2021-12-21 06:59:16
    • 수정2021-12-21 0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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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립대전현충원의 묘역에서 한 참전용사의 유골함에 물이 가득 들어차 있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유족들은 현충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연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립대전현충원의 장병 묘역.

6.25전쟁 참전용사인 이 모 씨의 유해가 2001년 이곳에 안장됐습니다.

최근엔 부인도 세상을 떠났는데, 자녀들은 두 고인의 유해를 합장하려다 아연실색했습니다.

아버지의 유골함에 물이 가득 담겨있었기 때문입니다.

[유족 : "당신 아버지 어머니 같으면 이렇게 묻겠느냐고 역정을 냈어요. 진짜 분해요. 그래도 우리 아버지가 유공자인데..."]

유골함은 비닐로 싸여 묻혀있었는데, 땅에 물이 고이고 비닐이 찢어지면서 물이 계속 스며든 것으로 보입니다.

유골함을 파낸 구덩이에도 물이 들어차 있는 건 마찬가지.

그런데도 현충원 측 작업반은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도 않고 어머니 유골함까지 그대로 묻으려 했다는 게 유족 주장입니다.

[유족 : "바가지로 퍼부은 것처럼 물이 젖어있는데, 그 어머님 유골함을 그대로 넣더라고요. 나는 그게 너무 억울하고..."]

유족들이 반발하자 대전현충원은 두 고인의 유골함을 현충원 내 납골당에 모셨습니다.

[유족 : "(물 속에) 수장이 돼 있단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 현장을 목격했기 때문에 이것을 수정하려 하는데, 하물며 지금 모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할 것이냐..."]

이에 대해 대전현충원 측은 묘역 전반에 대해 물고임 현상을 집중 점검하고 배수시설을 보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묘역의 땅을 파보려면 해당 유족들의 동의를 일일이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점검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서창석/영상편집: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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