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손녀 숨진 사고 현장…그곳에 놓여진 꽃과 크리스마스 카드

입력 2021.12.23 (09:19) 수정 2021.12.2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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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1시쯤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 입구에서 8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돌진해 60대 할머니와 18개월 된 손녀가 숨졌다.지난 22일 오후 1시쯤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 입구에서 8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돌진해 60대 할머니와 18개월 된 손녀가 숨졌다.

너무 안타까운 사고였습니다. 시장으로 나들이를 나왔던 할머니와 유모차에 탄 손녀는 승용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어제 오후 1시쯤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에서 난 사고입니다.

사고를 낸 차의 운전자는 80대의 할아버지였습니다. 운전자는 급발진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차는 좁은 이면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렸고, 전봇대를 강하게 들이받았습니다.

차와 전봇대 사이에 하필 그 순간, 그곳을 지나던 할머니와 아기가 탄 유모차가 있었습니다. 60대 할머니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아기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세상을 떠났습니다.

태어난 지 이제 18개월 된 아기였습니다.

지난 22일 밤 시민들이 60대 할머니와 18개월 된 손녀가 승용차에 치여 숨진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 앞 사고 현장에서 애도하고 있다.지난 22일 밤 시민들이 60대 할머니와 18개월 된 손녀가 승용차에 치여 숨진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 앞 사고 현장에서 애도하고 있다.

동짓날이라 유독 길었던 지난 밤. 소식을 듣고 찾아온 시민들은 안타까움에 늦도록 사고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경찰 통제선 너머에는 아직 어지럽게 사고의 잔해들이 널려있었습니다.

그 잔해 앞으로 활짝 핀 꽃들이 놓였습니다. 우유와 빵, 과자도 놓였습니다. 이름을 말하지 않은 중년 여성은 마음이 아파서 꽃 한 송이 놓고 간다고 했습니다. 학생처럼 보이는 어린 남성은 자전거를 타고 와 두 송이 국화꽃을 내려놓았습니다.

지난 22일 밤 한 시민이 60대 할머니와 18개월 된 손녀가 승용차에 치여 숨진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 앞 사고 현장에 꽃을 내려놓고 있다.지난 22일 밤 한 시민이 60대 할머니와 18개월 된 손녀가 승용차에 치여 숨진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 앞 사고 현장에 꽃을 내려놓고 있다.

"한국 사람들 그래도 아직 참…."

사고 현장 근처에서 식당을 한다는 최중경 씨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최 씨는 사고 현장을 두 눈으로 봤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잠이 오지 않아 나왔다고 했습니다. 최 씨는 가슴 아파하며 "아기의 양말이 너무 작고 고왔다."고 했습니다

성탄의 밤은 가까워져 오고 있었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꽃과 과자는 계속 쌓여갔습니다. 그 속에는 짧은 크리스마스 카드도 있었습니다

'아기 천사와 할머님 사고 없는 세상에서… 할머니와 아기 천사 부디 행복한 날들만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메리 크리스마스'

서성이던 시민들이 잠 못 들던 그 밤. 불과 몇 걸음 떨어진 또 다른 전봇대에는 딱 10글자 작은 표지판이 내걸려있었습니다.

'어린이보호'
'여기서부터'


지난 22일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 입구에서 8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에 60대 할머니와 18개월 된 손녀가 치여 숨졌다. 사고 현장은 어린이보호구역 앞이었다.지난 22일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 입구에서 8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에 60대 할머니와 18개월 된 손녀가 치여 숨졌다. 사고 현장은 어린이보호구역 앞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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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할머니와 손녀 숨진 사고 현장…그곳에 놓여진 꽃과 크리스마스 카드
    • 입력 2021-12-23 09:19:57
    • 수정2021-12-24 01:00:46
    취재K
지난 22일 오후 1시쯤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 입구에서 8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돌진해 60대 할머니와 18개월 된 손녀가 숨졌다.
너무 안타까운 사고였습니다. 시장으로 나들이를 나왔던 할머니와 유모차에 탄 손녀는 승용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어제 오후 1시쯤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에서 난 사고입니다.

사고를 낸 차의 운전자는 80대의 할아버지였습니다. 운전자는 급발진이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차는 좁은 이면도로를 빠른 속도로 달렸고, 전봇대를 강하게 들이받았습니다.

차와 전봇대 사이에 하필 그 순간, 그곳을 지나던 할머니와 아기가 탄 유모차가 있었습니다. 60대 할머니는 그 자리에서 숨졌고, 아기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세상을 떠났습니다.

태어난 지 이제 18개월 된 아기였습니다.

지난 22일 밤 시민들이 60대 할머니와 18개월 된 손녀가 승용차에 치여 숨진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 앞 사고 현장에서 애도하고 있다.
동짓날이라 유독 길었던 지난 밤. 소식을 듣고 찾아온 시민들은 안타까움에 늦도록 사고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경찰 통제선 너머에는 아직 어지럽게 사고의 잔해들이 널려있었습니다.

그 잔해 앞으로 활짝 핀 꽃들이 놓였습니다. 우유와 빵, 과자도 놓였습니다. 이름을 말하지 않은 중년 여성은 마음이 아파서 꽃 한 송이 놓고 간다고 했습니다. 학생처럼 보이는 어린 남성은 자전거를 타고 와 두 송이 국화꽃을 내려놓았습니다.

지난 22일 밤 한 시민이 60대 할머니와 18개월 된 손녀가 승용차에 치여 숨진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 앞 사고 현장에 꽃을 내려놓고 있다.
"한국 사람들 그래도 아직 참…."

사고 현장 근처에서 식당을 한다는 최중경 씨가 말을 걸어왔습니다. 최 씨는 사고 현장을 두 눈으로 봤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잠이 오지 않아 나왔다고 했습니다. 최 씨는 가슴 아파하며 "아기의 양말이 너무 작고 고왔다."고 했습니다

성탄의 밤은 가까워져 오고 있었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꽃과 과자는 계속 쌓여갔습니다. 그 속에는 짧은 크리스마스 카드도 있었습니다

'아기 천사와 할머님 사고 없는 세상에서… 할머니와 아기 천사 부디 행복한 날들만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슬픈 메리 크리스마스'

서성이던 시민들이 잠 못 들던 그 밤. 불과 몇 걸음 떨어진 또 다른 전봇대에는 딱 10글자 작은 표지판이 내걸려있었습니다.

'어린이보호'
'여기서부터'


지난 22일 부산 수영구 팔도시장 입구에서 8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에 60대 할머니와 18개월 된 손녀가 치여 숨졌다. 사고 현장은 어린이보호구역 앞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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