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역주행’ 만취 운전 차에 딸 숨지고 어머니 다쳐

입력 2021.12.2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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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해 터널 역주행한 30대 때문에 20대 외동딸 숨져

지난 15일 새벽 1시 40분쯤.

경남 거제시에 살고 있는 40대 어머니와 20대 외동딸은 각자 자신의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가게의 영업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이었는데요.

숨진 딸은 서울에서 일하다가 코로나19로 직장을 잃고, 고향인 거제에서 어머니의 가게 영업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각자 자신의 차로 거제시 아주동의 양정터널을 지나고 있을 때 3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역주행해 같은 터널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 남성이 몰던 차량은 마주 오던 딸과 어머니의 차를 잇따라 들이받았는데요.

이 차량은 딸의 차량을 정면으로 들이받은 뒤 회전을 해 어머니의 차량과 부딪쳤고, 그 충격으로 딸이 숨지고, 어머니는 다쳤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의 혈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만취 상태로 차를 몰고 터널을 역주행한 겁니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이 남성이 면허취소 수준으로 술에 취한 상태에서 1.6km가량을 역주행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음주운전 역주행 사고가 났던 경남 거제시 아주동 양정터널의 진출입로. (출처 : 네이버 지도)음주운전 역주행 사고가 났던 경남 거제시 아주동 양정터널의 진출입로. (출처 : 네이버 지도)

"역주행 우려 큰 곳…별다른 조치 없어"

음주운전도 문제이지만, 터널은 항상 역주행 사고의 위험에 놓여있는 구조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인 어머니는 "이전에도 터널의 출구로 진입해 역주행하는 차를 여러 번 목격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1년여 전부터 경찰서와 한국도로공사에 역주행 사고 위험이 있다고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관계 기관의 담당자가 역주행 우려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고 답변했지만, 이후 별다른 적극적인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양정터널로 진입하는 삼거리를 보면, 양정터널로 들어가는 길과 나오는 길이 나란히 붙어있습니다.

터널로 들어가는 도로 위에 빨간색으로 유도선이 그려져 있고, '진입 금지'라고 적혀 있지만 어두운 야간에 좌회전을 하다 보면 착각하고 역주행을 할 가능성이 있는 구조로 되어있는 겁니다.

경찰은 양정터널의 입구가 헷갈려 역주행할 우려가 있어 최근에 유도선을 그렸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진입 금지' 표지판을 추가로 설치하고, 유도선을 더 밝은색으로 그리는 등 개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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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터널 역주행’ 만취 운전 차에 딸 숨지고 어머니 다쳐
    • 입력 2021-12-23 17:41:41
    취재K

■만취해 터널 역주행한 30대 때문에 20대 외동딸 숨져

지난 15일 새벽 1시 40분쯤.

경남 거제시에 살고 있는 40대 어머니와 20대 외동딸은 각자 자신의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운영하는 가게의 영업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이었는데요.

숨진 딸은 서울에서 일하다가 코로나19로 직장을 잃고, 고향인 거제에서 어머니의 가게 영업을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각자 자신의 차로 거제시 아주동의 양정터널을 지나고 있을 때 3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역주행해 같은 터널을 달리고 있었습니다.

이 남성이 몰던 차량은 마주 오던 딸과 어머니의 차를 잇따라 들이받았는데요.

이 차량은 딸의 차량을 정면으로 들이받은 뒤 회전을 해 어머니의 차량과 부딪쳤고, 그 충격으로 딸이 숨지고, 어머니는 다쳤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의 혈액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정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만취 상태로 차를 몰고 터널을 역주행한 겁니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이 남성이 면허취소 수준으로 술에 취한 상태에서 1.6km가량을 역주행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음주운전 역주행 사고가 났던 경남 거제시 아주동 양정터널의 진출입로. (출처 : 네이버 지도)
"역주행 우려 큰 곳…별다른 조치 없어"

음주운전도 문제이지만, 터널은 항상 역주행 사고의 위험에 놓여있는 구조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음주운전 사고 피해자인 어머니는 "이전에도 터널의 출구로 진입해 역주행하는 차를 여러 번 목격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1년여 전부터 경찰서와 한국도로공사에 역주행 사고 위험이 있다고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관계 기관의 담당자가 역주행 우려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고 답변했지만, 이후 별다른 적극적인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양정터널로 진입하는 삼거리를 보면, 양정터널로 들어가는 길과 나오는 길이 나란히 붙어있습니다.

터널로 들어가는 도로 위에 빨간색으로 유도선이 그려져 있고, '진입 금지'라고 적혀 있지만 어두운 야간에 좌회전을 하다 보면 착각하고 역주행을 할 가능성이 있는 구조로 되어있는 겁니다.

경찰은 양정터널의 입구가 헷갈려 역주행할 우려가 있어 최근에 유도선을 그렸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진입 금지' 표지판을 추가로 설치하고, 유도선을 더 밝은색으로 그리는 등 개선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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