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80대 몰던 차에 참변”…‘고령 운전’ 어쩌나

입력 2021.12.23 (18:01) 수정 2021.12.23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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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콕입니다.

승용차 한 대가 시장골목을 내달립니다.

다른차 옆을 스치듯 아슬아슬 지나가는 위태로운 운전.

결국 골목 귀퉁이에서 큰 사고를 내고 맙니다.

골목을 지나던 60대 할머니와 18개월 손녀가 숨졌습니다.

[목격자 : “아주머니 한 분이 쓰러져 계셨고, 불이 계속 나길래 저희도 소화기를 들고 나가서 불을 끄는 과정에서 옆에 유모차가 있었어요. 거기 아기 한 명이 있는 걸 발견해서….”]

사고를 낸 사람은 80대 고령 운전자, 당사자가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고는 있지만, 이 사고는 우리 사회 ‘고령운전’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천천히 가.”]

노화는 사실 피할 수 없습니다.

인지기능, 운동 반응 속도 다 떨어지다 보니 미처 신호를 못보거나, 회전하다가 사고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황해 2차 사고를 내기도 쉽습니다.

통계를 봤더니, 최근 5년간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44% 늘었습니다.

해마다 3만 건이 넘습니다.

해외도 마찬가집니다.

2019년 일본에선 승용차가 횡단보도를 덮쳐 엄마와 세살 아이가 숨졌습니다.

사고낸 운전자 모습, 엄청난 화제였습니다.

당시 나이 87세, 보시는 것처럼 경찰 출석할 때 양 손에 지팡이 짚고 ‘힘겹게’ 걸어왔습니다.

고령 운전 사고의 가장 큰 문제는 치사율입니다.

사고 100건 당 사망자 수를 보면 비고령 운전자 보다 배 가까이 높습니다.

안전장치가 없는 건 아닙니다.

65세 이상은 5년, 75세 이상은 3년마다 받아야 하는 적성검사는 하지만 실제 주행능력 보는 건 아니다보니, 실효성이 낮습니다.

‘면허증 자진 반납’ 제도는 참여율이 낮습니다.

이해도 갑니다.

거동 불편한데, 병원 갈 일 많고, 대중교통 타기는 힘듭니다.

수십년 갖고있던 면허증 반납은 은근히 상실감도 클겁니다.

하지만 대책이 필요한 시점인 건 분명합니다.

경찰청에선 2025년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를 도입합니다.

고령 운전자라면 낮에만 운전하겠다, 고속도로 안 가겠다, ‘약속’해야만 운전대 잡게 한단 겁니다.

반대, 적지 않습니다.

“100세 시대에 65세가 무슨 고령자냐” “기본권 침해다” “음주운전 단속부터 확실히 해라”.

‘부당한 차별’이란 목소리도 나옵니다.

택시 기사 등 운전이 생계 수단인 사람의 직업 선택권을 제한한단 문제도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 모두 똑같이 늙습니다.

‘고령 운전’ 문제는 그래서 우리 사회가 더 슬기롭게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부적격자’를 제대로 걸러내면서도 사회적 합의도 가능한, 그래서 고령자 이동권과 교통안전을 함께 확보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ET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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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23 18:01:16
    • 수정2021-12-23 18:22:09
    통합뉴스룸ET
이어서 ET콕입니다.

승용차 한 대가 시장골목을 내달립니다.

다른차 옆을 스치듯 아슬아슬 지나가는 위태로운 운전.

결국 골목 귀퉁이에서 큰 사고를 내고 맙니다.

골목을 지나던 60대 할머니와 18개월 손녀가 숨졌습니다.

[목격자 : “아주머니 한 분이 쓰러져 계셨고, 불이 계속 나길래 저희도 소화기를 들고 나가서 불을 끄는 과정에서 옆에 유모차가 있었어요. 거기 아기 한 명이 있는 걸 발견해서….”]

사고를 낸 사람은 80대 고령 운전자, 당사자가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고는 있지만, 이 사고는 우리 사회 ‘고령운전’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습니다.

[“천천히 가.”]

노화는 사실 피할 수 없습니다.

인지기능, 운동 반응 속도 다 떨어지다 보니 미처 신호를 못보거나, 회전하다가 사고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황해 2차 사고를 내기도 쉽습니다.

통계를 봤더니, 최근 5년간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44% 늘었습니다.

해마다 3만 건이 넘습니다.

해외도 마찬가집니다.

2019년 일본에선 승용차가 횡단보도를 덮쳐 엄마와 세살 아이가 숨졌습니다.

사고낸 운전자 모습, 엄청난 화제였습니다.

당시 나이 87세, 보시는 것처럼 경찰 출석할 때 양 손에 지팡이 짚고 ‘힘겹게’ 걸어왔습니다.

고령 운전 사고의 가장 큰 문제는 치사율입니다.

사고 100건 당 사망자 수를 보면 비고령 운전자 보다 배 가까이 높습니다.

안전장치가 없는 건 아닙니다.

65세 이상은 5년, 75세 이상은 3년마다 받아야 하는 적성검사는 하지만 실제 주행능력 보는 건 아니다보니, 실효성이 낮습니다.

‘면허증 자진 반납’ 제도는 참여율이 낮습니다.

이해도 갑니다.

거동 불편한데, 병원 갈 일 많고, 대중교통 타기는 힘듭니다.

수십년 갖고있던 면허증 반납은 은근히 상실감도 클겁니다.

하지만 대책이 필요한 시점인 건 분명합니다.

경찰청에선 2025년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를 도입합니다.

고령 운전자라면 낮에만 운전하겠다, 고속도로 안 가겠다, ‘약속’해야만 운전대 잡게 한단 겁니다.

반대, 적지 않습니다.

“100세 시대에 65세가 무슨 고령자냐” “기본권 침해다” “음주운전 단속부터 확실히 해라”.

‘부당한 차별’이란 목소리도 나옵니다.

택시 기사 등 운전이 생계 수단인 사람의 직업 선택권을 제한한단 문제도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 모두 똑같이 늙습니다.

‘고령 운전’ 문제는 그래서 우리 사회가 더 슬기롭게 풀어야 할 문제입니다.

‘부적격자’를 제대로 걸러내면서도 사회적 합의도 가능한, 그래서 고령자 이동권과 교통안전을 함께 확보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ET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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