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가 성탄절에 미치는 영향…美 성탄 트리 귀해졌다

입력 2021.12.24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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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 트리미국 뉴욕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 트리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려면 형형색색 전구와 장식품으로 꾸민 성탄 트리(tree, 나무)가 있어야겠죠. 거리엔 불을 밝힌 성탄 트리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성탄 트리를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성탄절 장식용 나무를 사고 싶다면 '산타에게 부탁해야 한다'는 농담도 나온다고 합니다.

가디언은 미국 오리건주의 성탄 장식용 나무의 품질이 떨어지고 판매도 줄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미국인들은 성탄 트리, 즉 성탄절을 축하하는 장식을 위해 보통 생 나무를 씁니다. 미국 최대의 성탄 장식용 나무 품종 생산지는 오리건주인데요, 오리건주의 성탄 트리 판매업자들은 보통 11월 중순 추수감사절 무렵부터 크리스마스까지 한 달 넘게 성수기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나무 재고가 금세 바닥나 일부 판매업자들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장사를 접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미국 오리건주 성탄 트리 농장의 모습지난해 미국 오리건주 성탄 트리 농장의 모습

성탄 트리 재고 부족은 기후위기 때문입니다. 지난 6월부터 미국 북서부에 닥친 기록적인 여름 폭염 때문에 성탄 트리로 쓸 침엽수 품종들이 대부분이 변색하거나 고사했습니다. 침엽수는 온도 변화에 민감해 기후 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에 피해를 많이 입었습니다.

성탄 트리 생산업자들은 침엽수 묘목을 심고 6∼10년 키워 성탄 트리에 걸맞은 모양새가 나오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데, 이런 어린 나무까지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태평양 연안인 미국 북서부는 지난 여름 '열돔'(heat dome)이 몰고 온 지독한 더위를 겪었습니다. 열돔은 고기압이 한 지역에 정체돼 뜨거운 공기가 갇히면서 가마솥 더위가 이어지는 현상입니다.

과학자들은 기후위기 때문에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 기류가 교란돼 열돔이 더 자주 발생한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가디언은 "변화하는 기후를 보면 극단적 기상이 올해로 끝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성탄 트리 재배업자들도 더위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거나 북쪽으로 농장을 옮기는 등 대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올해 미국 북서부의 성탄 트리는 재고가 줄었을 뿐 품절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묘목이 집단 고사하고 업자들이 재정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몇 년 뒤 심한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리건주 성탄트리재배업자협회는 시간이 지나면 소비자도 피해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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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후위기가 성탄절에 미치는 영향…美 성탄 트리 귀해졌다
    • 입력 2021-12-24 07:08:34
    세계는 지금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의 크리스마스 트리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려면 형형색색 전구와 장식품으로 꾸민 성탄 트리(tree, 나무)가 있어야겠죠. 거리엔 불을 밝힌 성탄 트리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성탄 트리를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성탄절 장식용 나무를 사고 싶다면 '산타에게 부탁해야 한다'는 농담도 나온다고 합니다.

가디언은 미국 오리건주의 성탄 장식용 나무의 품질이 떨어지고 판매도 줄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미국인들은 성탄 트리, 즉 성탄절을 축하하는 장식을 위해 보통 생 나무를 씁니다. 미국 최대의 성탄 장식용 나무 품종 생산지는 오리건주인데요, 오리건주의 성탄 트리 판매업자들은 보통 11월 중순 추수감사절 무렵부터 크리스마스까지 한 달 넘게 성수기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나무 재고가 금세 바닥나 일부 판매업자들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장사를 접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미국 오리건주 성탄 트리 농장의 모습
성탄 트리 재고 부족은 기후위기 때문입니다. 지난 6월부터 미국 북서부에 닥친 기록적인 여름 폭염 때문에 성탄 트리로 쓸 침엽수 품종들이 대부분이 변색하거나 고사했습니다. 침엽수는 온도 변화에 민감해 기후 변화에 취약하기 때문에 피해를 많이 입었습니다.

성탄 트리 생산업자들은 침엽수 묘목을 심고 6∼10년 키워 성탄 트리에 걸맞은 모양새가 나오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데, 이런 어린 나무까지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태평양 연안인 미국 북서부는 지난 여름 '열돔'(heat dome)이 몰고 온 지독한 더위를 겪었습니다. 열돔은 고기압이 한 지역에 정체돼 뜨거운 공기가 갇히면서 가마솥 더위가 이어지는 현상입니다.

과학자들은 기후위기 때문에 찬 공기와 더운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 기류가 교란돼 열돔이 더 자주 발생한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가디언은 "변화하는 기후를 보면 극단적 기상이 올해로 끝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성탄 트리 재배업자들도 더위에 강한 품종을 개발하거나 북쪽으로 농장을 옮기는 등 대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올해 미국 북서부의 성탄 트리는 재고가 줄었을 뿐 품절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묘목이 집단 고사하고 업자들이 재정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몇 년 뒤 심한 공급 부족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리건주 성탄트리재배업자협회는 시간이 지나면 소비자도 피해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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