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집단 격리 요양병원서 또 사망…‘확진자 분리’ 유명무실

입력 2021.12.25 (06:44) 수정 2021.12.25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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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요양병원 등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병동이나 병원을 통째로 격리하는 동일집단 격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격리 공간 내부 확진자는 다른 병원으로 신속히 옮겨야 하지만 병상을 찾지 못해 다른 환자까지 감염되는 경우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이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80살 한모 씨는 지난 20일 코로나19 증상 악화로 숨졌습니다.

유족들은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유골만 수습했습니다.

["엄마 편히 가세요. 엄마... 엄마 고마워."]

한 씨 병동에서는 지난 2일 확진자 2명이 최초로 발생했습니다.

관할 보건당국은 병동을 통째로 격리하는 동일집단 격리 조치를 내렸습니다.

첫 확진자 발생 사흘만에 한 씨 병실 환자 한 명도 확진됐고 지난 7일 한 씨도 감염됐습니다.

유족들은 병원이 확진자를 다른 병실로 분리하지 않아 고인마저 감염됐다고 말합니다.

[한 씨 아들 : "앞 침상에 코로나 환자가 있어서 어머님이 걸렸고 간병인들도 다 무서워서 밖에 나와있다... 일단은 확진이 됐으면 전부 분리를 해야죠."]

동일집단 격리 때는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한 병실에 함께 둬선 안 된다는 지침이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첫날은 그렇게 분리를 했지만, 그 다음날은 간병인들도 나오지 환자들도 나오지 하니까 물리적·인력적으로 도저히 분리가 불가능해서..."]

확진자가 나오면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게 최선이지만, 코로나 전담 병상을 찾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김우주/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확진자가 늘다보니까 의료 체계가 그때 그때 이송되고 적재적소로 격리 치료하고 이런 것들이 잘 안 되다 보니 계속 벌어지는 일이다..."]

이 요양병원에선 동일집단 격리 병동에 있던 환자 80명 중 62명이 감염됐는데, 이 중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는 4명 뿐입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위강해/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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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일집단 격리 요양병원서 또 사망…‘확진자 분리’ 유명무실
    • 입력 2021-12-25 06:44:14
    • 수정2021-12-25 06: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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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요양병원 등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병동이나 병원을 통째로 격리하는 동일집단 격리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격리 공간 내부 확진자는 다른 병원으로 신속히 옮겨야 하지만 병상을 찾지 못해 다른 환자까지 감염되는 경우가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이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80살 한모 씨는 지난 20일 코로나19 증상 악화로 숨졌습니다.

유족들은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유골만 수습했습니다.

["엄마 편히 가세요. 엄마... 엄마 고마워."]

한 씨 병동에서는 지난 2일 확진자 2명이 최초로 발생했습니다.

관할 보건당국은 병동을 통째로 격리하는 동일집단 격리 조치를 내렸습니다.

첫 확진자 발생 사흘만에 한 씨 병실 환자 한 명도 확진됐고 지난 7일 한 씨도 감염됐습니다.

유족들은 병원이 확진자를 다른 병실로 분리하지 않아 고인마저 감염됐다고 말합니다.

[한 씨 아들 : "앞 침상에 코로나 환자가 있어서 어머님이 걸렸고 간병인들도 다 무서워서 밖에 나와있다... 일단은 확진이 됐으면 전부 분리를 해야죠."]

동일집단 격리 때는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한 병실에 함께 둬선 안 된다는 지침이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첫날은 그렇게 분리를 했지만, 그 다음날은 간병인들도 나오지 환자들도 나오지 하니까 물리적·인력적으로 도저히 분리가 불가능해서..."]

확진자가 나오면 다른 병원으로 옮기는게 최선이지만, 코로나 전담 병상을 찾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김우주/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확진자가 늘다보니까 의료 체계가 그때 그때 이송되고 적재적소로 격리 치료하고 이런 것들이 잘 안 되다 보니 계속 벌어지는 일이다..."]

이 요양병원에선 동일집단 격리 병동에 있던 환자 80명 중 62명이 감염됐는데, 이 중 다른 병원으로 옮겨진 환자는 4명 뿐입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김제원/영상편집:위강해/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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