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기자들Q] 영향력 커진 유튜버, 무너진 취재 경계

입력 2021.12.25 (10:03) 수정 2021.12.2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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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력 커진 유튜버, 무너진 취재 경계

20대 대통령선거가 7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미디어 생태계 측면에서 볼 때 지난 대선과 크게 달라진 점이 눈에 띕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의 동선마다 등장하는 수많은 유튜버들입니다.

이들은 화면 흔들림을 막기 위한 짐벌에 스마트폰을 장착하고 대선 후보들 옆에 붙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합니다. 미리 정해진 포토라인 앞에서 커다란 ENG 카메라와 무거운 DSLR을 들고 기다리던 기성 언론의 취재진이 김이 빠지는 순간입니다.

대선 후보들은 자신들을 고정적으로 따라다니는 유튜버들을 따로 모아 간담회를 가지기도 합니다. 기성 언론의 '마크맨'과 유사한 모습입니다. 기업들도 유튜버들을 따로 모아 설명회를 열기도 합니다.

유튜버들의 활동은 조두순 출소, 한강 대학생 사망 등 대중의 관심을 끄는 사건에서 두드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버들은 이제 정치의 영역까지 진출해 실질적인 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이 매년 조사하는 언론 신뢰도에서 유튜브가 처음 등장한 건 2017년입니다. 지난해에는 기존의 방송·신문을 제치고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1위(13%)로 올라서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민들이 사실상 언론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겁니다.

■유튜브는 언론인가? 아닌가?

그런데, 유튜브 채널은 법적으로 방송이 아닙니다. 전기통신사업법상에 부가통신사업자입니다. 또 언론중재법에서는 '언론'을 방송, 신문, 잡지 등의 정기간행물이나 뉴스통신 및 인터넷 신문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정치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의 대부분은 정기간행물로 등록하지 않았습니다. 법적으로는 언론이 아니란 뜻입니다. 그런데 또 사전적 의미로 언론의 정의를 내려보면 "매체를 통하여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해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이런 의미로 보자면 유튜버를 언론인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가세연, 열린공감TV에 물어봤습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최근 이재명 후보의 아들과 조동연 씨 등 여당에 대한 각종 폭로를 이어왔습니다. 보수 성향으로, 구독자는 76만 명이 넘습니다. 김세의 가세연 대표에게 "언론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봤습니다.

김세의/가로세로연구소 대표
언론사로서의 가지는 제약이 많잖아요. 실제로 제약이 많기 때문에 어찌됐던 저희는 언론사라기 보다는 어떻게 보면 시청자들한테 편하게 다가가는 일종의 예능이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굳이 언론사로 등록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언론이 지켜야 할 중립보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열린공감TV는 진보 성향으로 약 62만 명의 구독자가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 등 야당에 대한 폭로를 주로 해오고 있습니다. 열린공감TV는 탐사전문채널을 표방하며 정식 언론사로 등록이 되어 있습니다. 최영민 취재팀장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최영민/열린공감TV 취재팀장
여러 가지 편의의 문제도 있고 뭐 법적인 분쟁이 들어왔을 때 그럴 때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언론사라고 저희가 등록을 한 것뿐이지만, 사실 언론이다 아니다 자체는 저희는 그 규정은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취재 현장에서 만난 유튜버들도 "기존 언론에서는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등의 의견을 밝혔습니다. 언론의 기계적 중립에 대해 부정적이고, 특정 진영의 입장만을 심층적으로 전해도 문제가 없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오히려 언론사로 등록할 경우 저널리즘의 기본인 객관성과 공정성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할 말에 제약이 많고, '편파 중계의 필요성'과 같은 논리도 등장했습니다. 가세연과 열린공감TV의 자세한 인터뷰는 [질문하는 기자들 Q](일요일 밤 8시 10분, KBS1TV)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피해 구제는 막막...누구의 잘못인가?

물론 자율적으로 선을 잘 지키면 됩니다. 그런데 사실상 뉴스 기능을 하는 유튜브 콘텐츠의 상당수는 '선정성'과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유튜브 채널이 선정적인 이유는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조회수가 수익이랑 연결되다 보니 남에게 피해를 주는 콘텐츠도 종종 등장합니다. 지난달 경기도 양평에서 중국인 흉기 난동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 출동한 여겅이 "엄마"이러면서 현장에서 도망갔다는 보도들이 있었는데요. 나중에 밝혀진 거로는 유튜브에서 잘못된 정보가 퍼진 거였습니다.

식당 등을 몰래 촬영해 안 좋은 이야기를 전하는 음식 콘텐츠의 피해 사례도 취재했는데요. 피해를 입은 식당 주인은 "정정을 요청하는 방법이 댓글을 다는 것뿐인데, 그것조차 유튜버가 삭제하면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런 피해의 경우 중재나 정정이 빨리 되어야 하는데 수정이 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금전적 피해가 더 많아진다는 거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최근 3년 동안 유튜브 콘텐츠와 관련해 접속 차단 등 시정 요구를 의결한 횟수는 약 3천200여 건에 이릅니다.

12월 26일(일) 저녁 8시 10분 KBS1TV에서 방송되는 <질문하는기자들Q> 34회에서는 '유튜브는 언론인가'라는 주제로 최근 부각되고 있는 유튜브상의 여러 현상과 문제점에 대해서 짚어봅니다.

이날 방송에는 유현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저널리즘 측면에서 유튜브를 분석하며, 매년 '유튜브 트렌드'라는 책을 펴내 온 김경달 네오캡 대표가 플랫폼 측면에서 유튜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또 김솔희 KBS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홍석우 KBS 기자가 출연합니다.

<질문하는 기자들 Q> 는 KBS 홈페이지와 유튜브 계정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 프로그램 홈페이지 : 질문하는 기자들 Q (https://program.kbs.co.kr/1tv/culture/question)
▲ 유튜브 계정 : 질문하는 기자들 Q ( www.youtube.com/c/질문하는기자들Q/featu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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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질문하는 기자들Q] 영향력 커진 유튜버, 무너진 취재 경계
    • 입력 2021-12-25 10:03:11
    • 수정2021-12-26 10:06:19
    취재K

■영향력 커진 유튜버, 무너진 취재 경계

20대 대통령선거가 7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미디어 생태계 측면에서 볼 때 지난 대선과 크게 달라진 점이 눈에 띕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의 동선마다 등장하는 수많은 유튜버들입니다.

이들은 화면 흔들림을 막기 위한 짐벌에 스마트폰을 장착하고 대선 후보들 옆에 붙어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합니다. 미리 정해진 포토라인 앞에서 커다란 ENG 카메라와 무거운 DSLR을 들고 기다리던 기성 언론의 취재진이 김이 빠지는 순간입니다.

대선 후보들은 자신들을 고정적으로 따라다니는 유튜버들을 따로 모아 간담회를 가지기도 합니다. 기성 언론의 '마크맨'과 유사한 모습입니다. 기업들도 유튜버들을 따로 모아 설명회를 열기도 합니다.

유튜버들의 활동은 조두순 출소, 한강 대학생 사망 등 대중의 관심을 끄는 사건에서 두드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버들은 이제 정치의 영역까지 진출해 실질적인 언론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이 매년 조사하는 언론 신뢰도에서 유튜브가 처음 등장한 건 2017년입니다. 지난해에는 기존의 방송·신문을 제치고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 1위(13%)로 올라서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민들이 사실상 언론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겁니다.

■유튜브는 언론인가? 아닌가?

그런데, 유튜브 채널은 법적으로 방송이 아닙니다. 전기통신사업법상에 부가통신사업자입니다. 또 언론중재법에서는 '언론'을 방송, 신문, 잡지 등의 정기간행물이나 뉴스통신 및 인터넷 신문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정치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의 대부분은 정기간행물로 등록하지 않았습니다. 법적으로는 언론이 아니란 뜻입니다. 그런데 또 사전적 의미로 언론의 정의를 내려보면 "매체를 통하여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해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이런 의미로 보자면 유튜버를 언론인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가세연, 열린공감TV에 물어봤습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최근 이재명 후보의 아들과 조동연 씨 등 여당에 대한 각종 폭로를 이어왔습니다. 보수 성향으로, 구독자는 76만 명이 넘습니다. 김세의 가세연 대표에게 "언론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어봤습니다.

김세의/가로세로연구소 대표
언론사로서의 가지는 제약이 많잖아요. 실제로 제약이 많기 때문에 어찌됐던 저희는 언론사라기 보다는 어떻게 보면 시청자들한테 편하게 다가가는 일종의 예능이라고 저희는 생각합니다.

굳이 언론사로 등록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언론이 지켜야 할 중립보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중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열린공감TV는 진보 성향으로 약 62만 명의 구독자가 있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 등 야당에 대한 폭로를 주로 해오고 있습니다. 열린공감TV는 탐사전문채널을 표방하며 정식 언론사로 등록이 되어 있습니다. 최영민 취재팀장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최영민/열린공감TV 취재팀장
여러 가지 편의의 문제도 있고 뭐 법적인 분쟁이 들어왔을 때 그럴 때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언론사라고 저희가 등록을 한 것뿐이지만, 사실 언론이다 아니다 자체는 저희는 그 규정은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취재 현장에서 만난 유튜버들도 "기존 언론에서는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등의 의견을 밝혔습니다. 언론의 기계적 중립에 대해 부정적이고, 특정 진영의 입장만을 심층적으로 전해도 문제가 없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오히려 언론사로 등록할 경우 저널리즘의 기본인 객관성과 공정성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할 말에 제약이 많고, '편파 중계의 필요성'과 같은 논리도 등장했습니다. 가세연과 열린공감TV의 자세한 인터뷰는 [질문하는 기자들 Q](일요일 밤 8시 10분, KBS1TV)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피해 구제는 막막...누구의 잘못인가?

물론 자율적으로 선을 잘 지키면 됩니다. 그런데 사실상 뉴스 기능을 하는 유튜브 콘텐츠의 상당수는 '선정성'과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유튜브 채널이 선정적인 이유는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조회수가 수익이랑 연결되다 보니 남에게 피해를 주는 콘텐츠도 종종 등장합니다. 지난달 경기도 양평에서 중국인 흉기 난동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 출동한 여겅이 "엄마"이러면서 현장에서 도망갔다는 보도들이 있었는데요. 나중에 밝혀진 거로는 유튜브에서 잘못된 정보가 퍼진 거였습니다.

식당 등을 몰래 촬영해 안 좋은 이야기를 전하는 음식 콘텐츠의 피해 사례도 취재했는데요. 피해를 입은 식당 주인은 "정정을 요청하는 방법이 댓글을 다는 것뿐인데, 그것조차 유튜버가 삭제하면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런 피해의 경우 중재나 정정이 빨리 되어야 하는데 수정이 되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금전적 피해가 더 많아진다는 거죠.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최근 3년 동안 유튜브 콘텐츠와 관련해 접속 차단 등 시정 요구를 의결한 횟수는 약 3천200여 건에 이릅니다.

12월 26일(일) 저녁 8시 10분 KBS1TV에서 방송되는 <질문하는기자들Q> 34회에서는 '유튜브는 언론인가'라는 주제로 최근 부각되고 있는 유튜브상의 여러 현상과 문제점에 대해서 짚어봅니다.

이날 방송에는 유현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저널리즘 측면에서 유튜브를 분석하며, 매년 '유튜브 트렌드'라는 책을 펴내 온 김경달 네오캡 대표가 플랫폼 측면에서 유튜브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또 김솔희 KBS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홍석우 KBS 기자가 출연합니다.

<질문하는 기자들 Q> 는 KBS 홈페이지와 유튜브 계정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 프로그램 홈페이지 : 질문하는 기자들 Q (https://program.kbs.co.kr/1tv/culture/question)
▲ 유튜브 계정 : 질문하는 기자들 Q ( www.youtube.com/c/질문하는기자들Q/featu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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