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9시 뉴스 속 1인 가구, 지금과 다른 점은?

입력 2021.12.26 (10:04) 수정 2021.12.27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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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가 지난해 현재 222만 4,000가구로 5년 전보다 3분의 1 이상 늘어난 점이 크게 한 몫 했습니다.
만혼과 이혼의 영향으로 독신자들이 늘면서 건설시장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대형 건설사들도 주거형 오피스텔 사업에 뛰어들면서 지난해 전체 9,000여 실에 불과했던 분양 규모가 올해는 4만여 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평형대도 20평 이상에서 99년 이후 10평형대로 작아졌습니다.

-2001년 12월 9일 집중 취재 '독신이 좋아요.' 중-

지금으로부터 딱 20년 전, KBS 9시 뉴스에 보도된 기사입니다. 1인 가구가 크게 늘었고, 이들에 맞춘 소형 주택과 가전 등이 많이 만들어진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런 흐름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을까요?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 가구·주택 특성 항목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1인 가구 전체의 31.7%…절반은 '미혼'

2020년 기준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1.7%인 664만 3,000가구입니다. 20년 만에 3배 수준이 됐습니다.

만혼과 이혼의 영향이 있다는 점도 다르지 않습니다. 1인 가구를 혼인 상태별로 분류하면, 미혼이 334만 1,000가구로 50.3%,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5년 전 조사 때 43.8%보다 6.4%p 증가한 규모입니다. 또 이혼은 16.1%를 차지했는데, 역시 5년 전보다 0.5%p 상승했습니다.

■1인 가구 방 몇 개나 쓸까? "4개 이상이 34.3%"

하지만 주거 형태의 흐름은 좀 바뀌었습니다. 2020년 1인 가구가 사용하는 방이 몇 개나 될까요? 4개 이상을 사용하는 가구가 34.3%로 가장 많았습니다. 3개 30.7%, 2개 18.5%, 1개 16.5% 순으로 나타났는데, 방을 1개만 쓴다는 1인 가구 비율은 5년 전 27.2%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통계청은 이 같은 변화에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봅니다. 기본적으로는 1인 가구의 상당수가 고령층이라는 이유가 있습니다. 60대가 15.6%, 70세 이상이 18.1%로 합치면 30%를 넘습니다. 이들이 사별이나 이혼 등의 이유로 1인 가구가 될 때는 원래 쓰던 대로 방 여러 개짜리 집을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통계 특성상 거실도 독립공간으로 봐서 방으로 분류하고, 부엌과 방이 벽으로 분리된 구조라면 방 2개로 잡는 등 '원룸' 기준이 깐깐하다는 점도 이유입니다.


■"집에 대한 생각 바뀌고 있다"…혼자 살더라도 방 여러 개 선호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여기에 더해 "구조나 여러 가지 삶의 질에서 선호도가 좀 바뀌어 가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혼자 살더라도 방이 많은 쪽을 선호하는 변화가 있다는 것이죠. 조사 시점이 지난해 11월로 코로나19 확산이 진행된 시점이라는 걸 고려하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생긴 변화로 해석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문제는 원하는 집에 사는 데 들어가는 돈입니다.

■1인 가구 중 월세 비중 41.2%…주거비 '부담'

1인 가구는 월세로 거주하는 가구가 273만 5,000가구, 전체의 41.2%로 가장 많습니다.

방 여러 개짜리 집에 월세로 살려면, 주거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겠지요. 국토연구원의 '1인 가구 연령대별 주거 취약성 보완 방안' 보고서를 보면, 1인 가구의 주거비부담(월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은 2019년 기준 16.3%로 나타났습니다. 이 비율이 30%를 넘는 주거비 과부담 가구는 전체 1인 가구의 30.8%나 됩니다. 1인 임차 가구가 정책 수요 1순위로 '월세 보조금'을 꼽은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월세 거주 비중 ↑…5년 전부터 월세>전세

1인 가구가 아닌 전체 가구로 봐도 주거비 부담이 커지는 현실은 비슷합니다. 전체 가구 중 월세로 거주하는 가구는 22.9%를 차지해, 전세 15.5%보다 많습니다. 5년 전부터 월세가 전세보다 많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자기 집 거주 비중도 5년 전 56.8%보다 소폭 늘어난 57.3%로 집계됐습니다. 20년이 흘러도 '쾌적한 내 집'에 대한 수요는 늘어만 가는 것 같습니다. 29세 이하 청년층도 자기 집 비중을 5년 전보다 늘린 점(10.1%->12.7%)을 보면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 같고요. '안정적 주택 공급', '실수요자 내 집 마련 기회 제고'가 앞으로 정부의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통계는 잘 보여줍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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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전 9시 뉴스 속 1인 가구, 지금과 다른 점은?
    • 입력 2021-12-26 10:04:43
    • 수정2021-12-27 07:38:21
    취재K

1인가구가 지난해 현재 222만 4,000가구로 5년 전보다 3분의 1 이상 늘어난 점이 크게 한 몫 했습니다.
만혼과 이혼의 영향으로 독신자들이 늘면서 건설시장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대형 건설사들도 주거형 오피스텔 사업에 뛰어들면서 지난해 전체 9,000여 실에 불과했던 분양 규모가 올해는 4만여 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평형대도 20평 이상에서 99년 이후 10평형대로 작아졌습니다.

-2001년 12월 9일 집중 취재 '독신이 좋아요.' 중-

지금으로부터 딱 20년 전, KBS 9시 뉴스에 보도된 기사입니다. 1인 가구가 크게 늘었고, 이들에 맞춘 소형 주택과 가전 등이 많이 만들어진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런 흐름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을까요?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인구주택총조사 가구·주택 특성 항목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1인 가구 전체의 31.7%…절반은 '미혼'

2020년 기준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1.7%인 664만 3,000가구입니다. 20년 만에 3배 수준이 됐습니다.

만혼과 이혼의 영향이 있다는 점도 다르지 않습니다. 1인 가구를 혼인 상태별로 분류하면, 미혼이 334만 1,000가구로 50.3%,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5년 전 조사 때 43.8%보다 6.4%p 증가한 규모입니다. 또 이혼은 16.1%를 차지했는데, 역시 5년 전보다 0.5%p 상승했습니다.

■1인 가구 방 몇 개나 쓸까? "4개 이상이 34.3%"

하지만 주거 형태의 흐름은 좀 바뀌었습니다. 2020년 1인 가구가 사용하는 방이 몇 개나 될까요? 4개 이상을 사용하는 가구가 34.3%로 가장 많았습니다. 3개 30.7%, 2개 18.5%, 1개 16.5% 순으로 나타났는데, 방을 1개만 쓴다는 1인 가구 비율은 5년 전 27.2%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통계청은 이 같은 변화에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봅니다. 기본적으로는 1인 가구의 상당수가 고령층이라는 이유가 있습니다. 60대가 15.6%, 70세 이상이 18.1%로 합치면 30%를 넘습니다. 이들이 사별이나 이혼 등의 이유로 1인 가구가 될 때는 원래 쓰던 대로 방 여러 개짜리 집을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통계 특성상 거실도 독립공간으로 봐서 방으로 분류하고, 부엌과 방이 벽으로 분리된 구조라면 방 2개로 잡는 등 '원룸' 기준이 깐깐하다는 점도 이유입니다.


■"집에 대한 생각 바뀌고 있다"…혼자 살더라도 방 여러 개 선호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여기에 더해 "구조나 여러 가지 삶의 질에서 선호도가 좀 바뀌어 가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혼자 살더라도 방이 많은 쪽을 선호하는 변화가 있다는 것이죠. 조사 시점이 지난해 11월로 코로나19 확산이 진행된 시점이라는 걸 고려하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생긴 변화로 해석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문제는 원하는 집에 사는 데 들어가는 돈입니다.

■1인 가구 중 월세 비중 41.2%…주거비 '부담'

1인 가구는 월세로 거주하는 가구가 273만 5,000가구, 전체의 41.2%로 가장 많습니다.

방 여러 개짜리 집에 월세로 살려면, 주거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겠지요. 국토연구원의 '1인 가구 연령대별 주거 취약성 보완 방안' 보고서를 보면, 1인 가구의 주거비부담(월 소득 대비 임대료 비율)은 2019년 기준 16.3%로 나타났습니다. 이 비율이 30%를 넘는 주거비 과부담 가구는 전체 1인 가구의 30.8%나 됩니다. 1인 임차 가구가 정책 수요 1순위로 '월세 보조금'을 꼽은 것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월세 거주 비중 ↑…5년 전부터 월세>전세

1인 가구가 아닌 전체 가구로 봐도 주거비 부담이 커지는 현실은 비슷합니다. 전체 가구 중 월세로 거주하는 가구는 22.9%를 차지해, 전세 15.5%보다 많습니다. 5년 전부터 월세가 전세보다 많은 상황입니다.

여기에 자기 집 거주 비중도 5년 전 56.8%보다 소폭 늘어난 57.3%로 집계됐습니다. 20년이 흘러도 '쾌적한 내 집'에 대한 수요는 늘어만 가는 것 같습니다. 29세 이하 청년층도 자기 집 비중을 5년 전보다 늘린 점(10.1%->12.7%)을 보면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 같고요. '안정적 주택 공급', '실수요자 내 집 마련 기회 제고'가 앞으로 정부의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통계는 잘 보여줍니다.

(인포그래픽: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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