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리 노동자 “AI가 우리 상전입니다”

입력 2021.12.26 (21:26) 수정 2021.12.26 (21:4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요즘 스마트폰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거나 대리운전을 신청하면 인공지능, AI가 자동으로 기사를 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소비자에겐 참 편리해진 일상인데, 배달과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정민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음식을 배달하는 기사, 늘 마음이 급합니다.

인공지능 AI가 최단거리와 배달 완료시간을 지정하는데, 실제 운행을 하다보면 길이 막혀 시간을 못 지킬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지정된 시간이 터무니없이 촉박한 경우도 많은데, 그렇다고 해서 AI의 배차를 거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조봉규/라이더유니온 부산경남지부장 : "AI 배차를 거절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 일감이 안 들어온다든지, 혹은 특정 업체는 배달 거절을 계속하게 되면 일주일 정도 아예 근무 자체를, 업무 자체를 정지를 시켜버립니다."]

대리운전 기사들도 불만을 터트립니다.

AI가 목적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배차 신청을 받았다가, 기사가 이를 취소하면 수수료 부과 등의 불이익을 준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AI 알고리즘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관련 기업들은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며 책임을 피하고 있습니다.

[문영만/부경대 경제학과 교수 : "플랫폼 업체들의 수익이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을 통해서, 서비스를 통해서 창출되고 있거든요. 사용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배달과 대리운전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노동자는 180만 명, AI를 앞세운 경영에 노동자 권리는 뒷전으로 밀려나는 사이, 배달 플랫폼 시장 규모는 한해 20조 원으로 지난 1년 동안 두 배 넘게 성장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전은별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배달·대리 노동자 “AI가 우리 상전입니다”
    • 입력 2021-12-26 21:26:09
    • 수정2021-12-26 21:47:07
    뉴스 9
[앵커]

요즘 스마트폰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거나 대리운전을 신청하면 인공지능, AI가 자동으로 기사를 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소비자에겐 참 편리해진 일상인데, 배달과 대리운전 노동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정민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음식을 배달하는 기사, 늘 마음이 급합니다.

인공지능 AI가 최단거리와 배달 완료시간을 지정하는데, 실제 운행을 하다보면 길이 막혀 시간을 못 지킬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지정된 시간이 터무니없이 촉박한 경우도 많은데, 그렇다고 해서 AI의 배차를 거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조봉규/라이더유니온 부산경남지부장 : "AI 배차를 거절하게 되면 그 다음부터 일감이 안 들어온다든지, 혹은 특정 업체는 배달 거절을 계속하게 되면 일주일 정도 아예 근무 자체를, 업무 자체를 정지를 시켜버립니다."]

대리운전 기사들도 불만을 터트립니다.

AI가 목적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배차 신청을 받았다가, 기사가 이를 취소하면 수수료 부과 등의 불이익을 준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AI 알고리즘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관련 기업들은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며 책임을 피하고 있습니다.

[문영만/부경대 경제학과 교수 : "플랫폼 업체들의 수익이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을 통해서, 서비스를 통해서 창출되고 있거든요. 사용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배달과 대리운전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노동자는 180만 명, AI를 앞세운 경영에 노동자 권리는 뒷전으로 밀려나는 사이, 배달 플랫폼 시장 규모는 한해 20조 원으로 지난 1년 동안 두 배 넘게 성장했습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전은별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