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10년’ 이번 주 전원회의…대외 메시지 나올까?

입력 2021.12.2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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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주목해야 하는 이유

북한 노동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가 임박했습니다. 북한이 이달 하순에 열겠다고 예고했으니 이번 주에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북한 매체들이 개최 다음 날 보도를 해 왔기 때문에 남측에서는 하루 늦게 개최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 당 전원회의를 열어 대내외 문제들을 결정합니다. 당의 노선을 정하고, 당의 인사 문제도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 노동당 중심의 국정운영 체제를 확립했기 때문에 전원회의 결정사항은 사실상 북한이란 배의 항해 지도를 보여주는 셈입니다.

예를 들어, 2013년 3월 31일 열린 전원회의에서는 '경제건설 및 핵 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채택했습니다. 그 뒤 북한은 연거푸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며 핵무기 개발의 속도를 높였습니다.

2018년 4월 20일 전원회의에서는 '핵 경제 병진 노선'의 승리를 선언하고 새롭게 경제건설 총력 집중 노선을 채택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전원회의를 개최하면, 대내외적으로 중대 결정이 내려진다고 봐야 합니다.

■ 2019년 12월 전원회의 어땠나?

북한은 2019년, 이번처럼 연말에 전원회의를 개최했습니다. 당시 전원회의를 되돌아보면 이번 전원회의의 형식과 안건 등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는 2019년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열렸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12월 29일부터 개최 사실을 보도했고, 2020년 1월 1일에는 전날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결정서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 신년사를 전원회의 결정서로 대신한 것입니다.

당시 4가지 의제를 다뤘습니다. 북한의 당면 투쟁 방향, 조직문제, 당 중앙위 구호집 수정 보충, 당 창건 75돌 기념 등입니다.

그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북미 협상은 전면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첫 번째 의제인 북한의 당면 투쟁 방향으로 '정면돌파전'이 강조됐습니다. 결정서에서 '정면돌파'가 모두 23회나 등장했고, '자력갱생'은 9회, '자력부흥'이 5회 나왔습니다.

코로나19까지 겹친 탓도 있지만, 그 이후로 현재까지 북한은 외부와 교류를 모두 끊고 자력갱생을 기치로 내부 생산 역량을 기르는 데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당시, 미국을 향해서는 "대화의 협상 간판을 걸어놓고 있지만 본심은 제재를 유지해 북한의 힘을 소모 약화 시키자는 것"이라며 장기적인 대립을 예고했습니다.

남북 관계와 관련된 메시지는 전혀 없었습니다.

■ 올해는 대외 메시지 나올까?

북한의 이번 전원회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김정은 위원장이 대외 메시지를 밝힐 수 있다는 기대 때문입니다.

지난 6월에 열린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대외 메시지를 밝혔는데,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결 준비를 위해 올 1년 동안 각종 무기 개발 실험을 이어왔습니다. 대화 준비의 정황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북한이 구체적인 반응을 내놓을지도 관심입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4월 27일 발표한 판문점선언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추진을 공표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이번 전원회의 결정서가 현 정부에게는 종전선언에 대한 마지막 '대답'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대북제재와 코로나 봉쇄로 경제난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추위까지 겹쳤습니다. 이번 전원회의의 핵심 의제는 자립 경제 발전일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대외 관계 기조를 어떻게 엮어낼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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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김정은 10년’ 이번 주 전원회의…대외 메시지 나올까?
    • 입력 2021-12-27 16:26:23
    취재K

■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주목해야 하는 이유

북한 노동당 제8기 제4차 전원회의가 임박했습니다. 북한이 이달 하순에 열겠다고 예고했으니 이번 주에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북한 매체들이 개최 다음 날 보도를 해 왔기 때문에 남측에서는 하루 늦게 개최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은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에 당 전원회의를 열어 대내외 문제들을 결정합니다. 당의 노선을 정하고, 당의 인사 문제도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김정은 정권 들어 노동당 중심의 국정운영 체제를 확립했기 때문에 전원회의 결정사항은 사실상 북한이란 배의 항해 지도를 보여주는 셈입니다.

예를 들어, 2013년 3월 31일 열린 전원회의에서는 '경제건설 및 핵 무력 건설 병진 노선'을 채택했습니다. 그 뒤 북한은 연거푸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하며 핵무기 개발의 속도를 높였습니다.

2018년 4월 20일 전원회의에서는 '핵 경제 병진 노선'의 승리를 선언하고 새롭게 경제건설 총력 집중 노선을 채택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전원회의를 개최하면, 대내외적으로 중대 결정이 내려진다고 봐야 합니다.

■ 2019년 12월 전원회의 어땠나?

북한은 2019년, 이번처럼 연말에 전원회의를 개최했습니다. 당시 전원회의를 되돌아보면 이번 전원회의의 형식과 안건 등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는 2019년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열렸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12월 29일부터 개최 사실을 보도했고, 2020년 1월 1일에는 전날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결정서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육성 신년사를 전원회의 결정서로 대신한 것입니다.

당시 4가지 의제를 다뤘습니다. 북한의 당면 투쟁 방향, 조직문제, 당 중앙위 구호집 수정 보충, 당 창건 75돌 기념 등입니다.

그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북미 협상은 전면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첫 번째 의제인 북한의 당면 투쟁 방향으로 '정면돌파전'이 강조됐습니다. 결정서에서 '정면돌파'가 모두 23회나 등장했고, '자력갱생'은 9회, '자력부흥'이 5회 나왔습니다.

코로나19까지 겹친 탓도 있지만, 그 이후로 현재까지 북한은 외부와 교류를 모두 끊고 자력갱생을 기치로 내부 생산 역량을 기르는 데 총력을 쏟고 있습니다.

당시, 미국을 향해서는 "대화의 협상 간판을 걸어놓고 있지만 본심은 제재를 유지해 북한의 힘을 소모 약화 시키자는 것"이라며 장기적인 대립을 예고했습니다.

남북 관계와 관련된 메시지는 전혀 없었습니다.

■ 올해는 대외 메시지 나올까?

북한의 이번 전원회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김정은 위원장이 대외 메시지를 밝힐 수 있다는 기대 때문입니다.

지난 6월에 열린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대외 메시지를 밝혔는데,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결 준비를 위해 올 1년 동안 각종 무기 개발 실험을 이어왔습니다. 대화 준비의 정황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북한이 구체적인 반응을 내놓을지도 관심입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4월 27일 발표한 판문점선언에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추진을 공표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이번 전원회의 결정서가 현 정부에게는 종전선언에 대한 마지막 '대답'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대북제재와 코로나 봉쇄로 경제난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추위까지 겹쳤습니다. 이번 전원회의의 핵심 의제는 자립 경제 발전일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대외 관계 기조를 어떻게 엮어낼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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