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봉사는 옛말…돈 되는 전공 선호”

입력 2021.12.27 (21:46) 수정 2021.12.27 (21: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의술은 인술'이란 말, 요즘은 좀처럼 듣기 힘든데요.

강원도 내 대학병원의 전공의 모집에서도 이런 현상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람 생명과 직결되는 전공, 일명 '바이탈과'에 대한 기피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김초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원주에 있는 한 대학병원의 소아청소년괍니다.

일 년 내내 환자들로 북적입니다.

의사는 전공의와 전문의를 합해 모두 14명.

이 가운데 전문의 8명은 수업과 진료는 물론이고, 당직에까지 투입됩니다.

전문의 밑에 둘 전공의를 구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엔 전공의 2명을 뽑으려고 했는데, 지원자는 1명뿐이었습니다.

올해는 지원자가 아예 없었습니다.

[이정민/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조교수 : "새로운 의료 인력의 창출은 지난 2년째 거의 나락으로 떨어졌고, 심지어 지금 있는 전문의들도 이 고갈되는 인력을 계속 채워야 되다 보니, 한 사람이 두 명의 일을 하다보니 다 업무 과중으로 시달리고."]

강원도 내 대학병원 3곳의 전공의 모집 현황입니다.

지난해엔 85명 모집에 64명으로 충원율은 75%에 그쳤습니다.

올해는 상황이 더 나빠졌습니다.

충원율이 73%로 떨어졌습니다.

인기와 비인기 전공이 확연히 갈리는 탓입니다.

강원도 내 3개 대학병원의 올해 전공별 지원율입니다.

흉부외과의 경우 지원자는 0명.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충원에 실패했습니다.

외과와 가정의학과는 33%, 내과는 41%에 그쳤습니다.

반면, 이비인후과는 정원보다 지원자가 1.5배 많았고, 성형외과와 영상의학과엔 지원자의 정원의 2배나 몰렸습니다.

사고 위험이 크거나 업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전공은 피하고, 수입이 좋거나 위험부담이 덜한 전공으로 의사들이 몰리는 겁니다.

[외과 전공의/음성변조 : "이제 무엇을 할 수 있고, 얼마의 대접을 받을 수 있는가? 이게 가장 핵심적인데. 외과, 바이탈과에 대한 대우가 많이 부족하지 않나."]

"나의 일생을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한다"라는 히포크라테스 선서.

시대의 변화 속에 옛 말이 돼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초롱입니다.

촬영기자:임강수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대학병원 “봉사는 옛말…돈 되는 전공 선호”
    • 입력 2021-12-27 21:46:01
    • 수정2021-12-27 21:58:50
    뉴스9(춘천)
[앵커]

'의술은 인술'이란 말, 요즘은 좀처럼 듣기 힘든데요.

강원도 내 대학병원의 전공의 모집에서도 이런 현상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람 생명과 직결되는 전공, 일명 '바이탈과'에 대한 기피 현상이 두드러집니다.

김초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원주에 있는 한 대학병원의 소아청소년괍니다.

일 년 내내 환자들로 북적입니다.

의사는 전공의와 전문의를 합해 모두 14명.

이 가운데 전문의 8명은 수업과 진료는 물론이고, 당직에까지 투입됩니다.

전문의 밑에 둘 전공의를 구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엔 전공의 2명을 뽑으려고 했는데, 지원자는 1명뿐이었습니다.

올해는 지원자가 아예 없었습니다.

[이정민/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조교수 : "새로운 의료 인력의 창출은 지난 2년째 거의 나락으로 떨어졌고, 심지어 지금 있는 전문의들도 이 고갈되는 인력을 계속 채워야 되다 보니, 한 사람이 두 명의 일을 하다보니 다 업무 과중으로 시달리고."]

강원도 내 대학병원 3곳의 전공의 모집 현황입니다.

지난해엔 85명 모집에 64명으로 충원율은 75%에 그쳤습니다.

올해는 상황이 더 나빠졌습니다.

충원율이 73%로 떨어졌습니다.

인기와 비인기 전공이 확연히 갈리는 탓입니다.

강원도 내 3개 대학병원의 올해 전공별 지원율입니다.

흉부외과의 경우 지원자는 0명.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충원에 실패했습니다.

외과와 가정의학과는 33%, 내과는 41%에 그쳤습니다.

반면, 이비인후과는 정원보다 지원자가 1.5배 많았고, 성형외과와 영상의학과엔 지원자의 정원의 2배나 몰렸습니다.

사고 위험이 크거나 업무 강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전공은 피하고, 수입이 좋거나 위험부담이 덜한 전공으로 의사들이 몰리는 겁니다.

[외과 전공의/음성변조 : "이제 무엇을 할 수 있고, 얼마의 대접을 받을 수 있는가? 이게 가장 핵심적인데. 외과, 바이탈과에 대한 대우가 많이 부족하지 않나."]

"나의 일생을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한다"라는 히포크라테스 선서.

시대의 변화 속에 옛 말이 돼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초롱입니다.

촬영기자:임강수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춘천-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