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도시 봉쇄’ 1,300만 인구 中 시안…우리 교민 상황은?

입력 2021.12.28 (14:26) 수정 2021.12.2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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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안의 코로나19 검사 시설 (사진=웨이보)중국 시안의 코로나19 검사 시설 (사진=웨이보)

"공항 가는 길이 다 막혔어요. 국내선도 다 취소됐고요."
"해외에서 오면 최대 4주 격리해야 합니다."

■ 인구 1,300만 중국 시안, 23일부터 '도시 봉쇄'…주민 전체 "외출 금지"

인구 1,300만 도시 중국 시안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23일부터 봉쇄된 뒤 현지 주민들의 불편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늘면서 지방 정부는 봉쇄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시안에서 9일 처음 코로나19 집단 감염자가 나온 뒤, 155명(25일), 150명(26일), 175명(27일)으로 계속 150명 이상 환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평소 중국 전체에서 두 자리 숫자 확진자가 일반적인 데 비해 한 도시에서 세 자리 확진자가 나왔다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현재 시안에서 모든 주민들은 기본적으로 외출이 금지돼 있습니다. 식품 구입 등을 위해 이틀에 한 번 그나마 2시간만 나갈 수 있던 외출도 중단됐습니다. 시안 한인회는 4차 핵산검사 전수 조사의 결과가 나온 이후 외출이 재개되리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중국식 코로나19 무관용 방역 정책의 현장입니다.

핵산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시안 시민들. 현재 4차 전수 조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웨이보)핵산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시안 시민들. 현재 4차 전수 조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웨이보)

■ 시안시 공안국 "가장 엄격한 사회 통제 실시"…도시 오가는 교통 차단

23일 이후 시안은 강도 높은 봉쇄 정책이 지속돼 왔습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올 경우 환자가 거주하는 건물 동은 건물 밖 출입이 원천 차단되고 전체 아파트 단지도 봉쇄합니다. 다른 동 거주자도 건물 밖으로 나올 수는 있지만 단지를 떠날 수 없는 것입니다.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아파트 단지도 생활 필수품은 아파트 단지의 마트에서 구입하고 이틀에 한 번만 단지 밖으로 제한된 시간 외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외출조차 일단 중단된 것입니다.

시안에서 23일 도시 봉쇄 이후 이틀에 한 번 2시간 정도 아파트 단지 밖 외출 시 사용하던 외출증. 그나마 핵산검사 4차 전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외출이 전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웨이보)시안에서 23일 도시 봉쇄 이후 이틀에 한 번 2시간 정도 아파트 단지 밖 외출 시 사용하던 외출증. 그나마 핵산검사 4차 전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외출이 전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웨이보)

시안시 공안국은 27일 통지문을 통해 '가장 엄격한 사회 통제 실시'를 발표했습니다. 시민들은 24시간 연락이 가능하도록 통신을 유지하고 핵산 검사와 집중 격리, 현장 단속 등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불응할 경우 행정 구류 최장 10일, 벌금 500 위안(약 9만 3천 원)을 각오해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역학 업무 방해, 공공 장소 질서 교란, 물가 인상 등 위법 행위도 의법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외출 금지령이 내려진 중국 시안의 거리 모습. 움직이는 차량을 찾기 어렵다. (사진=김아름 시안한인회 사무국장)외출 금지령이 내려진 중국 시안의 거리 모습. 움직이는 차량을 찾기 어렵다. (사진=김아름 시안한인회 사무국장)

시안과 다른 도시를 잇는 각종 교통편도 대부분 끊겼습니다. 도시 안에서도 이동이 극히 적다 보니 길에서 움직이는 차량을 보기 어렵습니다.

시안에 사는 우리 교민들 역시 이 같은 불편함에서 예외가 아닙니다. 시안에는 현재 우리 교민이 약 3천 9백 명가량 살고 있습니다. 2016년 6천 명 정도 됐지만 이후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 시안 교민들도 불편 커…"급한 일 있어도 한국 가기 어려워요"

교민들은 무엇보다 이동의 자유가 없는 것, 특히 무슨 중요한 일이 있어도 선뜻 한국에 갈 수 없는 상황을 힘들어했습니다. 김아름 시안한인회 사무국장은 급히 한국에 가려 할 때 한국의 주민센터에 해당하는 지방 말단 행정 조직에서 방역 관련 확인 도장을 받아야 하지만, 막상 찾아가면 중앙 정부 차원의 지침이 필요하다며 협조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호소했습니다.

문미경 시안한인회 회장은 암 진단을 받은 환자를 비롯해 급히 한국으로 들어가야 할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인회 측은 한국에서 중국으로 귀국할 경우 격리 기간이 최대 4주나 돼 불편이 크다고도 했습니다. 기존 항공편으로 시안에 들어갈 경우 시설 집중 격리 2주, 자가 격리 1주에 관찰기간 1주가 추가되는데, 전세기로 귀국할 경우 집중 격리 4주라고 설명했습니다.

외출 통제로 인적이 드문 시안 거리 (사진=웨이보)외출 통제로 인적이 드문 시안 거리 (사진=웨이보)

시안 총영사관 관계자는 국내선 항공편도 취소됐고, 공항으로 가는 길도 막혔다고 현지 사정을 전했습니다. 총영사관은 재택 근무로 전환했고, 심지어 신임 총영사가 현지 부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경찰 영사가 비상 연락망을 유지하고 민원을 파악·해결하려 노력 중이지만, 워낙 봉쇄가 엄중해 긴급한 상황에서 우리 교민들에 대한 영사 조력이 원활할지 우려됩니다.

다른 중국인들도 마찬가지지만 강력한 봉쇄에 따른 생업 차질에 대해 특별한 보상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자영업 등에 종사하는 교민들은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임대료는 부담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힘들어한다고 한인회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은 정상 가동"…"1월 하순 진정" 전망

시안 봉쇄 조치로 현지 공장들도 대부분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다만 반도체 산업은 중국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커 예외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중 한국대사관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시안 반도체 공장과 삼성 SDI 배터리 공장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도체 관련 기업 핵심인력은 공장 기숙사나 호텔 등에 머물며 계속 일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엄중한 상황과 교민들의 불편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중국 공정원의 장보리 원사는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감염병 확산 주기를 고려하면 시안의 코로나19는 내년 1월 중순까지 확산세가 이어지다가 하순부터 진정될 것이다"라고 예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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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28 14:26:28
    • 수정2021-12-29 09: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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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안의 코로나19 검사 시설 (사진=웨이보)
"공항 가는 길이 다 막혔어요. 국내선도 다 취소됐고요."
"해외에서 오면 최대 4주 격리해야 합니다."

■ 인구 1,300만 중국 시안, 23일부터 '도시 봉쇄'…주민 전체 "외출 금지"

인구 1,300만 도시 중국 시안이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23일부터 봉쇄된 뒤 현지 주민들의 불편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늘면서 지방 정부는 봉쇄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시안에서 9일 처음 코로나19 집단 감염자가 나온 뒤, 155명(25일), 150명(26일), 175명(27일)으로 계속 150명 이상 환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평소 중국 전체에서 두 자리 숫자 확진자가 일반적인 데 비해 한 도시에서 세 자리 확진자가 나왔다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입니다.

현재 시안에서 모든 주민들은 기본적으로 외출이 금지돼 있습니다. 식품 구입 등을 위해 이틀에 한 번 그나마 2시간만 나갈 수 있던 외출도 중단됐습니다. 시안 한인회는 4차 핵산검사 전수 조사의 결과가 나온 이후 외출이 재개되리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중국식 코로나19 무관용 방역 정책의 현장입니다.

핵산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시안 시민들. 현재 4차 전수 조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웨이보)
■ 시안시 공안국 "가장 엄격한 사회 통제 실시"…도시 오가는 교통 차단

23일 이후 시안은 강도 높은 봉쇄 정책이 지속돼 왔습니다. 아파트 단지에서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올 경우 환자가 거주하는 건물 동은 건물 밖 출입이 원천 차단되고 전체 아파트 단지도 봉쇄합니다. 다른 동 거주자도 건물 밖으로 나올 수는 있지만 단지를 떠날 수 없는 것입니다.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아파트 단지도 생활 필수품은 아파트 단지의 마트에서 구입하고 이틀에 한 번만 단지 밖으로 제한된 시간 외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외출조차 일단 중단된 것입니다.

시안에서 23일 도시 봉쇄 이후 이틀에 한 번 2시간 정도 아파트 단지 밖 외출 시 사용하던 외출증. 그나마 핵산검사 4차 전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외출이 전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웨이보)
시안시 공안국은 27일 통지문을 통해 '가장 엄격한 사회 통제 실시'를 발표했습니다. 시민들은 24시간 연락이 가능하도록 통신을 유지하고 핵산 검사와 집중 격리, 현장 단속 등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불응할 경우 행정 구류 최장 10일, 벌금 500 위안(약 9만 3천 원)을 각오해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역학 업무 방해, 공공 장소 질서 교란, 물가 인상 등 위법 행위도 의법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외출 금지령이 내려진 중국 시안의 거리 모습. 움직이는 차량을 찾기 어렵다. (사진=김아름 시안한인회 사무국장)
시안과 다른 도시를 잇는 각종 교통편도 대부분 끊겼습니다. 도시 안에서도 이동이 극히 적다 보니 길에서 움직이는 차량을 보기 어렵습니다.

시안에 사는 우리 교민들 역시 이 같은 불편함에서 예외가 아닙니다. 시안에는 현재 우리 교민이 약 3천 9백 명가량 살고 있습니다. 2016년 6천 명 정도 됐지만 이후 상당히 줄어들었습니다.

■ 시안 교민들도 불편 커…"급한 일 있어도 한국 가기 어려워요"

교민들은 무엇보다 이동의 자유가 없는 것, 특히 무슨 중요한 일이 있어도 선뜻 한국에 갈 수 없는 상황을 힘들어했습니다. 김아름 시안한인회 사무국장은 급히 한국에 가려 할 때 한국의 주민센터에 해당하는 지방 말단 행정 조직에서 방역 관련 확인 도장을 받아야 하지만, 막상 찾아가면 중앙 정부 차원의 지침이 필요하다며 협조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호소했습니다.

문미경 시안한인회 회장은 암 진단을 받은 환자를 비롯해 급히 한국으로 들어가야 할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인회 측은 한국에서 중국으로 귀국할 경우 격리 기간이 최대 4주나 돼 불편이 크다고도 했습니다. 기존 항공편으로 시안에 들어갈 경우 시설 집중 격리 2주, 자가 격리 1주에 관찰기간 1주가 추가되는데, 전세기로 귀국할 경우 집중 격리 4주라고 설명했습니다.

외출 통제로 인적이 드문 시안 거리 (사진=웨이보)
시안 총영사관 관계자는 국내선 항공편도 취소됐고, 공항으로 가는 길도 막혔다고 현지 사정을 전했습니다. 총영사관은 재택 근무로 전환했고, 심지어 신임 총영사가 현지 부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경찰 영사가 비상 연락망을 유지하고 민원을 파악·해결하려 노력 중이지만, 워낙 봉쇄가 엄중해 긴급한 상황에서 우리 교민들에 대한 영사 조력이 원활할지 우려됩니다.

다른 중국인들도 마찬가지지만 강력한 봉쇄에 따른 생업 차질에 대해 특별한 보상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자영업 등에 종사하는 교민들은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임대료는 부담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힘들어한다고 한인회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은 정상 가동"…"1월 하순 진정" 전망

시안 봉쇄 조치로 현지 공장들도 대부분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다만 반도체 산업은 중국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커 예외적으로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중 한국대사관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시안 반도체 공장과 삼성 SDI 배터리 공장은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도체 관련 기업 핵심인력은 공장 기숙사나 호텔 등에 머물며 계속 일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이 같은 엄중한 상황과 교민들의 불편은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중국 공정원의 장보리 원사는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감염병 확산 주기를 고려하면 시안의 코로나19는 내년 1월 중순까지 확산세가 이어지다가 하순부터 진정될 것이다"라고 예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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