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홍합탕 값입니다”…뉴욕서 온 손편지와 2천 달러

입력 2021.12.29 (12:38) 수정 2021.12.29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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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경찰 지구대에 멀리 미국 뉴욕에서 편지와 함께 수표 두 장이 도착했습니다.

70대 미국 교포가 50년 전 시장 아주머니에게 홍합탕을 얻어먹고 값을 치르지 못한 부끄러움을 이제서야 갚는다는 사연을 적은 편지였습니다.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15일, 한 노인이 지구대를 찾아와 편지 한 통을 건넸습니다.

미국에 사는 친구 부탁을 받고 왔다고 했습니다.

노란 봉투 안에는 50년 전 이야기가 담긴 편지와 천 달러짜리 수표 2장이 있었습니다.

[황영식/서울 서대문경찰서 신촌지구대장 : "다시 인생을 돌아보면서 홍합 한 그릇의 빚이 너무 마음에 걸려서 빚 때문에 편지를 쓰게 됐다고 사연을 그렇게 보내주셨고요."]

뉴욕에 사는 이 70대 남성은 1970년대 중반 강원도에서 상경해 신촌에 살았던 고학생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귀가하다 너무 허기가 져서 신촌시장 뒷골목에서 홍합탕을 파는 아주머니에게 염치도 없이 한 그릇 먹을 수 있겠냐고 물었다고 썼습니다.

아주머니는 흔쾌히 뜨끈한 홍합탕을 퍼줬다고 적었습니다.

돈은 다음 날 드리겠다고 했지만, 다음 날이라고 자신에게 무슨 돈이 있었겠느냐고 털어놓았습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미국 이민 길에 오른지 50년째.

아주머니에 대한 감사와 속죄의 심정으로 2천 달러를 보낸다고 적었습니다.

경찰은 이 돈을 주민 복지단체에 전했습니다.

[황영자/신촌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 "정말 감사하고 고맙죠. 이 힘든 시기에, 또 특별하게 저희 신촌동을 위해서 이런 기부를 해주시니까..."]

지역 내에서 가장 어려운 분께 따뜻한 식사 한 끼라도 제공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편지의 주인공은 부탁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 유용규/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김정현/사진제공:서울 신촌지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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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년 전 홍합탕 값입니다”…뉴욕서 온 손편지와 2천 달러
    • 입력 2021-12-29 12:38:32
    • 수정2021-12-29 12: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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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경찰 지구대에 멀리 미국 뉴욕에서 편지와 함께 수표 두 장이 도착했습니다.

70대 미국 교포가 50년 전 시장 아주머니에게 홍합탕을 얻어먹고 값을 치르지 못한 부끄러움을 이제서야 갚는다는 사연을 적은 편지였습니다.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달 15일, 한 노인이 지구대를 찾아와 편지 한 통을 건넸습니다.

미국에 사는 친구 부탁을 받고 왔다고 했습니다.

노란 봉투 안에는 50년 전 이야기가 담긴 편지와 천 달러짜리 수표 2장이 있었습니다.

[황영식/서울 서대문경찰서 신촌지구대장 : "다시 인생을 돌아보면서 홍합 한 그릇의 빚이 너무 마음에 걸려서 빚 때문에 편지를 쓰게 됐다고 사연을 그렇게 보내주셨고요."]

뉴욕에 사는 이 70대 남성은 1970년대 중반 강원도에서 상경해 신촌에 살았던 고학생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일을 마치고 귀가하다 너무 허기가 져서 신촌시장 뒷골목에서 홍합탕을 파는 아주머니에게 염치도 없이 한 그릇 먹을 수 있겠냐고 물었다고 썼습니다.

아주머니는 흔쾌히 뜨끈한 홍합탕을 퍼줬다고 적었습니다.

돈은 다음 날 드리겠다고 했지만, 다음 날이라고 자신에게 무슨 돈이 있었겠느냐고 털어놓았습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미국 이민 길에 오른지 50년째.

아주머니에 대한 감사와 속죄의 심정으로 2천 달러를 보낸다고 적었습니다.

경찰은 이 돈을 주민 복지단체에 전했습니다.

[황영자/신촌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 "정말 감사하고 고맙죠. 이 힘든 시기에, 또 특별하게 저희 신촌동을 위해서 이런 기부를 해주시니까..."]

지역 내에서 가장 어려운 분께 따뜻한 식사 한 끼라도 제공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편지의 주인공은 부탁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 유용규/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김정현/사진제공:서울 신촌지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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