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신고를 한방에서?…교도소 수용자 관리 곳곳 ‘허술’

입력 2021.12.30 (07:47) 수정 2021.12.3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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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주교도소 40대 수용자 사망 관련 속보입니다.

교도소 측이 매달 폭행 여부를 조사한다며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폭행 사실 신고' 설문을 벌이는데요.

문제는 수용자들을 분리하지 않고 한방에서 설문을 작성하게 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해자 앞에서 폭행 피해를 적어 내라는 건데, 설문이 제대로 될까요?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1일, 공주교도소 수감 중 사망한 42살 박 모 씨.

갈비뼈 골절과 멍 자국 등 외상이 발견돼 유족들은 폭행을 당해 숨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숨진 박 씨가 갑작스레 지난달부터 영치금을 넣어 달라는 부탁을 한 게 이번 폭행과 관련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폭행이 있었다면 교도소 측이 왜 몰랐느냡니다.

공주교도소는 수용자 간 폭행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매달 설문을 받고 있습니다.

무기명이긴 하지만 설문을 한방에서 작성하게끔 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가해자 앞에서 폭행 피해를 적어 내라는 것이어서 박 씨 같은 피해자들에겐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던 셈입니다.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교도소의 물리적인 공간 특성을 감안해서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허술한 점은 또 있습니다.

이달 초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수용자들이 3주가량 집단격리되는 동안 수용자의 몸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주교도소는 "교정시설 내 공간 제약이 있어 동일 공간 조사가 불가피했다"며, "복도 등에 신고함을 설치하는 등 신고 요건을 조성해 가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몸 상태 부실 점검과 관련 해선 "30여 명의 교정 인력이 빠져나가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기 역부족이었다"고 답변했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영상편집: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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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행 신고를 한방에서?…교도소 수용자 관리 곳곳 ‘허술’
    • 입력 2021-12-30 07:47:21
    • 수정2021-12-30 07: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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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주교도소 40대 수용자 사망 관련 속보입니다.

교도소 측이 매달 폭행 여부를 조사한다며 수용자들을 대상으로 '폭행 사실 신고' 설문을 벌이는데요.

문제는 수용자들을 분리하지 않고 한방에서 설문을 작성하게 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해자 앞에서 폭행 피해를 적어 내라는 건데, 설문이 제대로 될까요?

박연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1일, 공주교도소 수감 중 사망한 42살 박 모 씨.

갈비뼈 골절과 멍 자국 등 외상이 발견돼 유족들은 폭행을 당해 숨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특히 숨진 박 씨가 갑작스레 지난달부터 영치금을 넣어 달라는 부탁을 한 게 이번 폭행과 관련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폭행이 있었다면 교도소 측이 왜 몰랐느냡니다.

공주교도소는 수용자 간 폭행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매달 설문을 받고 있습니다.

무기명이긴 하지만 설문을 한방에서 작성하게끔 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가해자 앞에서 폭행 피해를 적어 내라는 것이어서 박 씨 같은 피해자들에겐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던 셈입니다.

[곽대경/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교도소의 물리적인 공간 특성을 감안해서 간편하고 효율적으로 신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허술한 점은 또 있습니다.

이달 초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수용자들이 3주가량 집단격리되는 동안 수용자의 몸 상태를 제대로 살피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주교도소는 "교정시설 내 공간 제약이 있어 동일 공간 조사가 불가피했다"며, "복도 등에 신고함을 설치하는 등 신고 요건을 조성해 가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몸 상태 부실 점검과 관련 해선 "30여 명의 교정 인력이 빠져나가 별도의 대책을 마련하기 역부족이었다"고 답변했습니다.

KBS 뉴스 박연선입니다.

촬영기자:신유상/영상편집:최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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