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코시국’에 새해행사 ‘더 화려하게’ UAE…이유는?

입력 2021.12.31 (07:44) 수정 2021.12.31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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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엑스포 불꽃놀이 (두바이 엑스포 2020)두바이 엑스포 불꽃놀이 (두바이 엑스포 2020)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많은 국가들이 새해맞이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했습니다.

하지만, 아랍에미리트(UAE)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 화려하게, 더 최첨단으로, 더 눈길을 끄는 방법으로 새해맞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 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두바이는 엑스포 현장에서도 성대한 행사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두바이 뿐만 아니라 아부다비와 라스알카이마 등 다른 에미레이트(지역)에서도 2022년을 맞이하는 화려한 불꽃놀이와 드론쇼가 펼쳐집니다.

두바이 엑스포 알 와슬 플라자두바이 엑스포 알 와슬 플라자

■ DJ와 함께하는 엑스포 새해맞이 …최고층 건물에서는 분수쇼

매일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두바이 엑스포 현장은 'non-stop'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즐거움이 새해 맞이 행사의 컨셉입니다.
12월 31일 오후 3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행사가 계속됩니다.

불꽃놀이와 카운트다운은 물론 국제적으로 유명한 DJ 아르민 반 뷰렌(Armin Van Burren), 디미트리 베가스(Dimitri Vegas)가 밤새도록 함께 합니다.

새해 불꽃놀이 명소로 이미 유명한 세계 최고층 건물 부르즈 칼리파에서도 레이져쇼, 분수쇼 등과 어우러진 불꽃놀이가 예정돼 있습니다. 두바이에서만 29곳의 관광 명소에서 불꽃놀이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 라스 알 카이마, 4.7km를 무대로 불꽃-드론쇼 기네스 기록 도전 나서

UAE는 여기서 더 나아가 올해도 기네스 기록 도전에 나섰습니다. 라스 알 카이마의 알 마르잔 섬과 알 함라 마을 사이의 4.7km 구간에서는 두 개의 기네스 세계 기록에 도전하는 불꽃놀이가 펼쳐집니다.

12분 동안 이어지는 이 불꽃놀이는 드론쇼과 함께 어우러지는데, '가장 멀리서 작동되는 멀티 드론 동시 발사'와 '가장 높은 고도에서 이뤄지는 멀티 드론 불꽃 디스플레이' 기록에 도전합니다.

15,000개의 불꽃 효과, 수백 대의 드론이 보기드문 장관을 만들어낼 거라는 설명입니다.

이 지역은 2019년, 2020년에도 역시 불꽃놀이와 드론쇼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도전한 바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 전환을 알리는 국가위기관리청 SNS(NCEMA UAE 트위터 캡처)온라인 수업 전환을 알리는 국가위기관리청 SNS(NCEMA UAE 트위터 캡처)

■ 코로나19가 피해가는 국가? … 마스크 안 쓰면 벌금 97만 원

모든 국가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 특히 오미크론 변이가 UAE만 피해간 걸까요.

아닙니다. 이 곳 UAE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가파릅니다.

한 때 50명 대까지 떨어졌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2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12월 5일 기준 50명, 12월 29일 기준 2,366명)

병원마다 검사받는 사람이 늘고 있고 그러다보니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도 이전보다 길어졌습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 건수는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일부 국가에서 UAE발 항공기 탑승객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리는 걸 보면 이미 어느 정도 퍼져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UAE는 두바이 엑스포 시작과 함께 코로나19 극복 선언까지 하면서 야외와 실내 일부에서는 마스크 규정을 풀고 엘리베이터 내 인원 제한, 거리두기 등 많은 규제를 완화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시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특히 수도 아부다비는 국경 경계도 강화했습니다.

아부다비 시내에 들어가는 모습 사람들은 그린패스를 의무적으로 제시해야 하는데, 그린패스는 백신 접종에 더해 2주마다 PCR 검사 음성이 나와야 받을 수 있습니다. 거주자도 예외는 아닙니다.

쇼핑몰과 공공기관은 물론, 집 근처 마트와 작은 상점을 들어갈 때도 이같은 그린패스 제출은 의무입니다.

학교도 2주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습니다. 모든 학교 활동도 금지됐습니다. 2주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상황에 따라 더 연장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야외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됐습니다.

UAE 정부는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연말 행사에서의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을 엄격하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적발되면 3천 디르함(우리 돈 약 97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연말 행사에 그린패스 확인은 물론, 전체 정원의 60%를 넘은 인원이 모일 수 없도록 했습니다.


■ 언론은 연일 관광·경제 띄우기 … 두바이 엑스포 성공에 모든 것 걸어

UAE 언론 걸프 뉴스(Gulf News)는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행사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이 축제는 이 도시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 중 하나라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국민들과 관광객들 사이의 신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엑스포의 성공으로 뒷받침된 관광 생태계와 경제 전반에 걸쳐 현재의 추진력을 더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한 마디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관광을 포기할 수 없다' 이런 의미입니다. 언론 자유가 100% 보장되지 않는 언론 환경임을 감안한다면 이는 UAE 정부의 의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심각한 침체를 겪고, 엑스포까지 1년 미뤄야 했던 두바이는 지난 10월 엑스포가 시작된 이후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관광 명소와 쇼핑몰 등은 관광객으로 북적대고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두바이 공항은 얼마 전 100% 가동을 재개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면서 너도나도 국경을 닫은 것과는 달리 두바이 공항은 활짝 열었습니다. 대부분 국가의 관광객에 대해서는 자가격리 규정도 없앴습니다.

또 많은 국가 정상들이 엑스포를 찾아 정상외교를 하면서 현재까지 두바이 엑스포는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었습니다.

언론은 매일 항공기 운항 재개 등 공항 소식과 관광 경기 회복 등의 소식을 1면에 전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UAE가 화려한 새해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데는 이같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계산이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관건은 확산세를 어떻게 잠재우느냐입니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100%, 2차 접종 91%에 달하는 높은 백신 접종률에 더해 3차 접종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 중증 환자 수는 많지 않으며 병상 등 의료 여력도 충분하다는 게 보건당국 설명입니다.

경제냐, 방역이냐 갈림길에서 UAE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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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코시국’에 새해행사 ‘더 화려하게’ UAE…이유는?
    • 입력 2021-12-31 07:44:56
    • 수정2021-12-31 14:41:50
    특파원 리포트
두바이 엑스포 불꽃놀이 (두바이 엑스포 2020)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많은 국가들이 새해맞이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했습니다.

하지만, 아랍에미리트(UAE)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더 화려하게, 더 최첨단으로, 더 눈길을 끄는 방법으로 새해맞이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현재 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두바이는 엑스포 현장에서도 성대한 행사를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두바이 뿐만 아니라 아부다비와 라스알카이마 등 다른 에미레이트(지역)에서도 2022년을 맞이하는 화려한 불꽃놀이와 드론쇼가 펼쳐집니다.

두바이 엑스포 알 와슬 플라자
■ DJ와 함께하는 엑스포 새해맞이 …최고층 건물에서는 분수쇼

매일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는 두바이 엑스포 현장은 'non-stop'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즐거움이 새해 맞이 행사의 컨셉입니다.
12월 31일 오후 3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행사가 계속됩니다.

불꽃놀이와 카운트다운은 물론 국제적으로 유명한 DJ 아르민 반 뷰렌(Armin Van Burren), 디미트리 베가스(Dimitri Vegas)가 밤새도록 함께 합니다.

새해 불꽃놀이 명소로 이미 유명한 세계 최고층 건물 부르즈 칼리파에서도 레이져쇼, 분수쇼 등과 어우러진 불꽃놀이가 예정돼 있습니다. 두바이에서만 29곳의 관광 명소에서 불꽃놀이를 관람할 수 있습니다.


■ 라스 알 카이마, 4.7km를 무대로 불꽃-드론쇼 기네스 기록 도전 나서

UAE는 여기서 더 나아가 올해도 기네스 기록 도전에 나섰습니다. 라스 알 카이마의 알 마르잔 섬과 알 함라 마을 사이의 4.7km 구간에서는 두 개의 기네스 세계 기록에 도전하는 불꽃놀이가 펼쳐집니다.

12분 동안 이어지는 이 불꽃놀이는 드론쇼과 함께 어우러지는데, '가장 멀리서 작동되는 멀티 드론 동시 발사'와 '가장 높은 고도에서 이뤄지는 멀티 드론 불꽃 디스플레이' 기록에 도전합니다.

15,000개의 불꽃 효과, 수백 대의 드론이 보기드문 장관을 만들어낼 거라는 설명입니다.

이 지역은 2019년, 2020년에도 역시 불꽃놀이와 드론쇼로 기네스 세계 기록에 도전한 바 있습니다.

온라인 수업 전환을 알리는 국가위기관리청 SNS(NCEMA UAE 트위터 캡처)
■ 코로나19가 피해가는 국가? … 마스크 안 쓰면 벌금 97만 원

모든 국가가 겪고 있는 코로나19 대유행, 특히 오미크론 변이가 UAE만 피해간 걸까요.

아닙니다. 이 곳 UAE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가파릅니다.

한 때 50명 대까지 떨어졌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최근 2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12월 5일 기준 50명, 12월 29일 기준 2,366명)

병원마다 검사받는 사람이 늘고 있고 그러다보니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도 이전보다 길어졌습니다.

오미크론 변이 감염 건수는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일부 국가에서 UAE발 항공기 탑승객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들리는 걸 보면 이미 어느 정도 퍼져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UAE는 두바이 엑스포 시작과 함께 코로나19 극복 선언까지 하면서 야외와 실내 일부에서는 마스크 규정을 풀고 엘리베이터 내 인원 제한, 거리두기 등 많은 규제를 완화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시 규제를 강화했습니다. 특히 수도 아부다비는 국경 경계도 강화했습니다.

아부다비 시내에 들어가는 모습 사람들은 그린패스를 의무적으로 제시해야 하는데, 그린패스는 백신 접종에 더해 2주마다 PCR 검사 음성이 나와야 받을 수 있습니다. 거주자도 예외는 아닙니다.

쇼핑몰과 공공기관은 물론, 집 근처 마트와 작은 상점을 들어갈 때도 이같은 그린패스 제출은 의무입니다.

학교도 2주간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했습니다. 모든 학교 활동도 금지됐습니다. 2주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상황에 따라 더 연장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야외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됐습니다.

UAE 정부는 이같은 상황을 의식한 듯 연말 행사에서의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을 엄격하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적발되면 3천 디르함(우리 돈 약 97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연말 행사에 그린패스 확인은 물론, 전체 정원의 60%를 넘은 인원이 모일 수 없도록 했습니다.


■ 언론은 연일 관광·경제 띄우기 … 두바이 엑스포 성공에 모든 것 걸어

UAE 언론 걸프 뉴스(Gulf News)는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행사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이 축제는 이 도시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 중 하나라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국민들과 관광객들 사이의 신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엑스포의 성공으로 뒷받침된 관광 생태계와 경제 전반에 걸쳐 현재의 추진력을 더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다"


한 마디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관광을 포기할 수 없다' 이런 의미입니다. 언론 자유가 100% 보장되지 않는 언론 환경임을 감안한다면 이는 UAE 정부의 의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심각한 침체를 겪고, 엑스포까지 1년 미뤄야 했던 두바이는 지난 10월 엑스포가 시작된 이후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관광 명소와 쇼핑몰 등은 관광객으로 북적대고 '세계에서 가장 바쁜 공항' 두바이 공항은 얼마 전 100% 가동을 재개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면서 너도나도 국경을 닫은 것과는 달리 두바이 공항은 활짝 열었습니다. 대부분 국가의 관광객에 대해서는 자가격리 규정도 없앴습니다.

또 많은 국가 정상들이 엑스포를 찾아 정상외교를 하면서 현재까지 두바이 엑스포는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었습니다.

언론은 매일 항공기 운항 재개 등 공항 소식과 관광 경기 회복 등의 소식을 1면에 전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UAE가 화려한 새해 행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데는 이같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계산이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관건은 확산세를 어떻게 잠재우느냐입니다.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 100%, 2차 접종 91%에 달하는 높은 백신 접종률에 더해 3차 접종도 속도를 내고 있는데, 중증 환자 수는 많지 않으며 병상 등 의료 여력도 충분하다는 게 보건당국 설명입니다.

경제냐, 방역이냐 갈림길에서 UAE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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