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검사가 밝혀낸 ‘살해 계획’ 전모…“스토커로 알았는데”

입력 2021.12.31 (12: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전 직장 동료에게 지속적으로 교제를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거절당하자 살해를 계획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수원지검 인권보호부(부장검사 정경진)는 살인예비 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A 씨를 지난 29일 구속 기소했다고 오늘(31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전 직장 동료 B 씨에게 교제를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B 씨를 살해하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지난 11월 경기도 오산시의 한 원룸을 빌린 뒤 흉기와 대형 캐리어, 대형 비닐봉투, 에탄올, 테이프 등을 준비하고, 휴대전화로 '에탄올 질식사', '살인범 형량' 등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A 씨가 빌린 원룸은 B 씨가 사는 원룸과 복도를 사이에 두고 바로 맞은 편에 있는 곳이었는데, 바로 곁에서 여러 차례 살해 기회를 노린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런 정황은 경찰이 A 씨를 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송치한 뒤, 검찰이 추가 수사를 벌이면서 드러났습니다.

앞서 A 씨는 건물관리인을 사칭해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B 씨의 집에 들어가 지갑 등을 훔쳤는데, B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A 씨를 체포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그런데 A 씨의 집 안에 테이프 등 이상한 물품들이 있었다는 경찰의 추가 보고를 '수습검사'가 놓치지 않았습니다.

해당 수습검사는 올해 초 검사로 임관한 뒤 법무연수원에서 교육을 받다가 10월부터 3개월간 수원지검에서 수습실무교육을 받던 중이었습니다.

이 수습검사의 판단과 검사들의 조력으로 압수수색과 휴대전화 포렌식을 추가로 진행한 결과 살해 음모를 꾸미고 있었던 정황이 모두 드러난 겁니다. 증거물을 토대로 한 추궁에 A 씨는 범행 계획을 모두 자백했습니다.

검찰은 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연계해 B 씨의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한편 B 씨의 주거지도 빨리 옮기도록 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단순 스토킹 사건으로 끝날 수 있었던 사안인데, 매일 야근하며 사건기록을 꼼꼼히 보던 수습검사의 노력으로 범행 전모를 파악할 수 있었다"며 "더 큰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상황을 막고 피해자도 보호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수습검사가 밝혀낸 ‘살해 계획’ 전모…“스토커로 알았는데”
    • 입력 2021-12-31 12:56:20
    취재K

전 직장 동료에게 지속적으로 교제를 요구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거절당하자 살해를 계획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수원지검 인권보호부(부장검사 정경진)는 살인예비 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A 씨를 지난 29일 구속 기소했다고 오늘(31일) 밝혔습니다.

A 씨는 전 직장 동료 B 씨에게 교제를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B 씨를 살해하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지난 11월 경기도 오산시의 한 원룸을 빌린 뒤 흉기와 대형 캐리어, 대형 비닐봉투, 에탄올, 테이프 등을 준비하고, 휴대전화로 '에탄올 질식사', '살인범 형량' 등을 검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A 씨가 빌린 원룸은 B 씨가 사는 원룸과 복도를 사이에 두고 바로 맞은 편에 있는 곳이었는데, 바로 곁에서 여러 차례 살해 기회를 노린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런 정황은 경찰이 A 씨를 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송치한 뒤, 검찰이 추가 수사를 벌이면서 드러났습니다.

앞서 A 씨는 건물관리인을 사칭해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B 씨의 집에 들어가 지갑 등을 훔쳤는데, B 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A 씨를 체포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그런데 A 씨의 집 안에 테이프 등 이상한 물품들이 있었다는 경찰의 추가 보고를 '수습검사'가 놓치지 않았습니다.

해당 수습검사는 올해 초 검사로 임관한 뒤 법무연수원에서 교육을 받다가 10월부터 3개월간 수원지검에서 수습실무교육을 받던 중이었습니다.

이 수습검사의 판단과 검사들의 조력으로 압수수색과 휴대전화 포렌식을 추가로 진행한 결과 살해 음모를 꾸미고 있었던 정황이 모두 드러난 겁니다. 증거물을 토대로 한 추궁에 A 씨는 범행 계획을 모두 자백했습니다.

검찰은 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연계해 B 씨의 심리치료를 지원하는 한편 B 씨의 주거지도 빨리 옮기도록 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단순 스토킹 사건으로 끝날 수 있었던 사안인데, 매일 야근하며 사건기록을 꼼꼼히 보던 수습검사의 노력으로 범행 전모를 파악할 수 있었다"며 "더 큰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상황을 막고 피해자도 보호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