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센터 대표 ‘살인 혐의’ 구속…의식 잃은 피해자 보고 돌아간 경찰

입력 2022.01.03 (19:20) 수정 2022.01.0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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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스포츠센터의 대표가 술에 취한 직원 몸에 긴 플라스틱 막대를 찔러 넣어 살해하는 엽기적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경찰은 사건 당일 현장에 출동해 피해자 상태를 살피고도, 술에 취해 자는 줄 알고 그냥 돌아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유소년 스포츠 센터입니다.

이 곳을 운영하는 40대 대표는 지난달 31일 오전 9시쯤 119에 신고했습니다.

같이 술을 마셨던 직원이 의식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출동한 구급대원이 직원이 숨진 걸 확인했고, 경찰은 이 센터 대표를 폭행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인근 주민 : "(대표가) 술 마신 경우는 본 적이 없고, 저도 의아하죠. 아이들 가르치는 원장님이시잖아요. 그런 건 상상도 못했죠."]

그런데 119신고 7시간 전쯤인 이날 새벽 2시쯤.

인근 지구대와 파출소도 이 센터 대표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거로 파악됐습니다.

처음엔 '누나가 폭행당했다'고 했지만, 술에 취해 횡설수설했습니다.

당시 현장엔 하의가 벗겨진 피해 직원이 누워 있었습니다.

경찰은 피해자의 어깨를 두드리고, 가슴에 손을 얹는 등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핏자국 등 범죄 정황이 없다고 판단해 그대로 돌아갔습니다.

[피해 직원 유족 : "경찰 분들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세게 흔들어라도 봤으면….(가슴에) 손만 댔다가 덮어주고 가는데, 그 시간이 길지 않았거든요."]

이 직원은 긴 막대에 의해 장기를 손상당해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범행 시점이 경찰 출동 전인지, 그 이후인지는 조사 중입니다.

논란이 일자,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신고 내용이나 현장 상황을 볼 때 출동 경찰관이 살인 범죄를 인지할 수 없었던 것 같다며,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스포츠센터 대표를 살인 혐의로 구속해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윤재구 유용규/영상편집:남은주/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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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센터 대표 ‘살인 혐의’ 구속…의식 잃은 피해자 보고 돌아간 경찰
    • 입력 2022-01-03 19:20:55
    • 수정2022-01-03 19: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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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스포츠센터의 대표가 술에 취한 직원 몸에 긴 플라스틱 막대를 찔러 넣어 살해하는 엽기적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경찰은 사건 당일 현장에 출동해 피해자 상태를 살피고도, 술에 취해 자는 줄 알고 그냥 돌아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유소년 스포츠 센터입니다.

이 곳을 운영하는 40대 대표는 지난달 31일 오전 9시쯤 119에 신고했습니다.

같이 술을 마셨던 직원이 의식이 없다는 거였습니다.

출동한 구급대원이 직원이 숨진 걸 확인했고, 경찰은 이 센터 대표를 폭행치사 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인근 주민 : "(대표가) 술 마신 경우는 본 적이 없고, 저도 의아하죠. 아이들 가르치는 원장님이시잖아요. 그런 건 상상도 못했죠."]

그런데 119신고 7시간 전쯤인 이날 새벽 2시쯤.

인근 지구대와 파출소도 이 센터 대표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거로 파악됐습니다.

처음엔 '누나가 폭행당했다'고 했지만, 술에 취해 횡설수설했습니다.

당시 현장엔 하의가 벗겨진 피해 직원이 누워 있었습니다.

경찰은 피해자의 어깨를 두드리고, 가슴에 손을 얹는 등 상태를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핏자국 등 범죄 정황이 없다고 판단해 그대로 돌아갔습니다.

[피해 직원 유족 : "경찰 분들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세게 흔들어라도 봤으면….(가슴에) 손만 댔다가 덮어주고 가는데, 그 시간이 길지 않았거든요."]

이 직원은 긴 막대에 의해 장기를 손상당해 숨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범행 시점이 경찰 출동 전인지, 그 이후인지는 조사 중입니다.

논란이 일자,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신고 내용이나 현장 상황을 볼 때 출동 경찰관이 살인 범죄를 인지할 수 없었던 것 같다며,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스포츠센터 대표를 살인 혐의로 구속해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윤재구 유용규/영상편집:남은주/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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