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집값 무엇이 문제?

입력 2022.01.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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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서울 은평·도봉·강북 하락세 전환
“금리상승으로 서울 최대 17% 하락할 것”
“도심 공급 부족해 여전히 상승세 이어갈 것”
‘금리·전세·선거’는 새해 집값 변수


새해에도 가장 큰 관심은 '집값'입니다. KBS가 얼마 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우리 국민이 꼽은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 1위는 '집값 안정'이었습니다.

'과연 집값이 내려가겠어?'라는 자조 섞인 대화가 일상인 요즘, 그래도 조금은 달라진 분위기도 엿보입니다.

시장에서는 '상승세 둔화'와 '거래량 감소' 분위기가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서울 일부 지역은 1년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반전됐습니다.


■ 은평구 이어 도봉구·강북구도 1년 7개월 만에 '하락'

최근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그 폭이 감소하며 0%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지난해 마지막 주 상승률은 0.4%로 집계됐습니다.


서울 일부 동네는 이미 하락하고 있습니다. 2021년 마지막 주 서울 은평구가 -0.02%를 기록했고, 강북구와 도봉구도 각각 -0.02%, -0.01%를 기록하며 1년 7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습니다.

주택 매수심리를 뜻하는 '매매수급지수'는 이미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가 '팔자'가 '사자'를 넘어섰고, 공인중개사 사무소마다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금리 1.5%까지 오르면, 올해 서울 최대 17% 떨어질 것"

조심스레 '집값 하락론' 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큰 변수로 '금리'가 꼽힙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그간 저금리 속 시중에 대거 유입된 유동성을 관리해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 거라는 분석입니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도시개발/부동산) 교수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도시개발/부동산) 교수

"미국이 올해(2022년) 초부터 '테이퍼링'을 마친 다음에 기준금리 0%대를 깨고 천천히 올리기 시작할 겁니다. 그럼 우리는 일반적으로 미국보다 0.5~0.75% 높아야 해서 선제적으로 올린다고 보고요. 미국이 2.0~2.5%까지 가면 우리는 3%대까지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도시개발·부동산) 교수는 이같은 기준금리 인상을 근거로 집값 하락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부동산을 공부한 뒤 상업용 부동산을 취급하는 회사에서 썼던 모델링을 한국에 적용해 금리와 집값간의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2022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1.5%가 됐을 때 서울시 전반적으로 (집값이) 10~17% 사이로 떨어져요."

공급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2019~2020년에 당시 서울 공급량이 역대 10년간 최고치였다"면서 "그런 공급량 충격에도 가격이 올랐다는 건 결국 '유동성' 문제"라고 반박했습니다. 올해 공급이 부족한 건 맞지만, 그보다 이자율 효과가 클 것이란 주장입니다.


■ "상승폭 축소되겠지만, 대세 하락은 어려워"

하지만 주택시장에서 '공급'은 늘 중요한 변수입니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심 내 '직장-거주 근접' 물량이 부족합니다.

정부도 연일 공급 확대를 내세우곤 있지만, 올 한해 도심 주택 공급이 이른바 '스트레스 구간'에 접어든다는 점은 국토교통부 장관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서울 등 수도권 집값 하락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여전히 많습니다.

송인호 KDI 선임연구위원(부동산연구팀장)은 "금리가 인상돼도 그 폭과 속도를 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송인호 KDI 선임연구위원 (부동산연구팀장)송인호 KDI 선임연구위원 (부동산연구팀장)

"실제 2022년 입주 물량 차원의 공급은 여전히 서울을 중심으로 부족합니다. 금리 인상 폭이 작고, 인상 속도는 유연하고, 대출 규제는 불확정적이고, 주택 입주 물량 공급 속도는 여전히 더딘 상황에서 매매시장에서 상승이 하락으로 전환되긴 힘든 상황입니다."

올해 집값 상승세가 지난해와 비교해 주춤해지긴 하겠지만, 대기수요가 비교적 탄탄한 수도권에서 집값 하락을 말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입니다.


■ 전셋값과 3월 대선은 또 다른 변수

'전세 시장'도 변수입니다. 올해 상반기를 넘어서면서 임대차 3법에 따른 '계약갱신청구권' 기간이 만료되고 이에 따른 새로운 전세물량이 나옵니다.

매매가와 전세가는 서로 영향을 주는데, 신규계약을 통해 기존보다 전셋값이 높아진다면 이게 또 매매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2년이 만료되는 시점이 올해 6월 말~7월 초인데 신규계약 수요층이 훨씬 많아지는 시점입니다. 전세 상승폭이 기존 매매시장의 하방압력을 받치면서 실제 매매가 상승으로 유인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상승과 하방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 그리고 같은 서울 안에서도 동네끼리 집값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3월 대선'은 또 다른 변수입니다.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관망세는 더욱 짙어지는 분위기입니다.


■ 새해 주택 가격 전망 '상승' vs '하락' 팽팽

부동산 정보 회사인 '직방'이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도 흥미롭습니다. 지난달 6일부터 20일 사이 애플리케이션 접속자 1,236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입니다.

전체 응답자의 43.4%(537명)가 올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주택 매매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는 전체의 38.8%(479명)로 하락과 상승의 의견 차이가 5%포인트 이내였습니다.

내릴 것이라고 답한 이유로 '고점 인식'과 '금리 인상 부담' '대출규제 강화' 등이 꼽혔고, 오를 것이라고 답한 이유로 '공급 부족' '전·월세 상승 부담' '개발 호재' 등이 꼽혔습니다.

이처럼 전문가는 물론 시민들 사이에서도 새해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 다양한 변수 속에서 매주 발표되는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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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집값 무엇이 문제?
    • 입력 2022-01-04 07:00:03
    취재K
서울 은평·도봉·강북 하락세 전환<br />“금리상승으로 서울 최대 17% 하락할 것”<br />“도심 공급 부족해 여전히 상승세 이어갈 것”<br />‘금리·전세·선거’는 새해 집값 변수

새해에도 가장 큰 관심은 '집값'입니다. KBS가 얼마 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우리 국민이 꼽은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의제 1위는 '집값 안정'이었습니다.

'과연 집값이 내려가겠어?'라는 자조 섞인 대화가 일상인 요즘, 그래도 조금은 달라진 분위기도 엿보입니다.

시장에서는 '상승세 둔화'와 '거래량 감소' 분위기가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서울 일부 지역은 1년 7개월 만에 하락세로 반전됐습니다.


■ 은평구 이어 도봉구·강북구도 1년 7개월 만에 '하락'

최근 서울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그 폭이 감소하며 0% 수준에 근접했습니다. 지난해 마지막 주 상승률은 0.4%로 집계됐습니다.


서울 일부 동네는 이미 하락하고 있습니다. 2021년 마지막 주 서울 은평구가 -0.02%를 기록했고, 강북구와 도봉구도 각각 -0.02%, -0.01%를 기록하며 1년 7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습니다.

주택 매수심리를 뜻하는 '매매수급지수'는 이미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가 '팔자'가 '사자'를 넘어섰고, 공인중개사 사무소마다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 "금리 1.5%까지 오르면, 올해 서울 최대 17% 떨어질 것"

조심스레 '집값 하락론' 말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큰 변수로 '금리'가 꼽힙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그간 저금리 속 시중에 대거 유입된 유동성을 관리해 집값 안정으로 이어질 거라는 분석입니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도시개발/부동산) 교수
"미국이 올해(2022년) 초부터 '테이퍼링'을 마친 다음에 기준금리 0%대를 깨고 천천히 올리기 시작할 겁니다. 그럼 우리는 일반적으로 미국보다 0.5~0.75% 높아야 해서 선제적으로 올린다고 보고요. 미국이 2.0~2.5%까지 가면 우리는 3%대까지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도시개발·부동산) 교수는 이같은 기준금리 인상을 근거로 집값 하락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부동산을 공부한 뒤 상업용 부동산을 취급하는 회사에서 썼던 모델링을 한국에 적용해 금리와 집값간의 관계를 분석했습니다.

"2022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1.5%가 됐을 때 서울시 전반적으로 (집값이) 10~17% 사이로 떨어져요."

공급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2019~2020년에 당시 서울 공급량이 역대 10년간 최고치였다"면서 "그런 공급량 충격에도 가격이 올랐다는 건 결국 '유동성' 문제"라고 반박했습니다. 올해 공급이 부족한 건 맞지만, 그보다 이자율 효과가 클 것이란 주장입니다.


■ "상승폭 축소되겠지만, 대세 하락은 어려워"

하지만 주택시장에서 '공급'은 늘 중요한 변수입니다.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이 살고 싶어 하는 도심 내 '직장-거주 근접' 물량이 부족합니다.

정부도 연일 공급 확대를 내세우곤 있지만, 올 한해 도심 주택 공급이 이른바 '스트레스 구간'에 접어든다는 점은 국토교통부 장관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서울 등 수도권 집값 하락을 논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여전히 많습니다.

송인호 KDI 선임연구위원(부동산연구팀장)은 "금리가 인상돼도 그 폭과 속도를 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송인호 KDI 선임연구위원 (부동산연구팀장)
"실제 2022년 입주 물량 차원의 공급은 여전히 서울을 중심으로 부족합니다. 금리 인상 폭이 작고, 인상 속도는 유연하고, 대출 규제는 불확정적이고, 주택 입주 물량 공급 속도는 여전히 더딘 상황에서 매매시장에서 상승이 하락으로 전환되긴 힘든 상황입니다."

올해 집값 상승세가 지난해와 비교해 주춤해지긴 하겠지만, 대기수요가 비교적 탄탄한 수도권에서 집값 하락을 말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분석입니다.


■ 전셋값과 3월 대선은 또 다른 변수

'전세 시장'도 변수입니다. 올해 상반기를 넘어서면서 임대차 3법에 따른 '계약갱신청구권' 기간이 만료되고 이에 따른 새로운 전세물량이 나옵니다.

매매가와 전세가는 서로 영향을 주는데, 신규계약을 통해 기존보다 전셋값이 높아진다면 이게 또 매매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2년이 만료되는 시점이 올해 6월 말~7월 초인데 신규계약 수요층이 훨씬 많아지는 시점입니다. 전세 상승폭이 기존 매매시장의 하방압력을 받치면서 실제 매매가 상승으로 유인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상승과 하방 압력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 그리고 같은 서울 안에서도 동네끼리 집값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3월 대선'은 또 다른 변수입니다.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자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관망세는 더욱 짙어지는 분위기입니다.


■ 새해 주택 가격 전망 '상승' vs '하락' 팽팽

부동산 정보 회사인 '직방'이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도 흥미롭습니다. 지난달 6일부터 20일 사이 애플리케이션 접속자 1,236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입니다.

전체 응답자의 43.4%(537명)가 올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주택 매매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는 전체의 38.8%(479명)로 하락과 상승의 의견 차이가 5%포인트 이내였습니다.

내릴 것이라고 답한 이유로 '고점 인식'과 '금리 인상 부담' '대출규제 강화' 등이 꼽혔고, 오를 것이라고 답한 이유로 '공급 부족' '전·월세 상승 부담' '개발 호재' 등이 꼽혔습니다.

이처럼 전문가는 물론 시민들 사이에서도 새해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 다양한 변수 속에서 매주 발표되는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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