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드론’이 3분 만에 배달…심장마비 환자 살렸다

입력 2022.01.0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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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을 이용한 응급 대응 시스템 작동 홍보 영상 캡처드론을 이용한 응급 대응 시스템 작동 홍보 영상 캡처

지난해 12월 초, 스웨덴 남서부의 한 가정집 앞. 차도 위로 가득 쌓인 눈을 치우던 71살 노인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졌습니다.

때마침 인근 병원으로 출근 중이던 의사가 차에서 내려 노인의 맥박이 멈춘 걸 확인하고는 심폐소생술을 시작했고, 주변에 112(스웨덴 긴급전화번호)로 연락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는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드론 하나가 날아오더니 이 의사에게 제세동기를 배달했습니다. 의사는 제세동기를 이용해 응급처치했고 곧이어 도착한 구급차가 노인을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심장마비 환자가 발생한 응급상황에서 무인 드론으로 현장에 제세동기를 전달하는 스웨덴의 새로운 응급 대응 체계가 70대 남성의 생명을 구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지난 6일(현지 시간) 보도했습니다.

구조된 이 노인은 자신의 마을에서는 차량 정체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드론은 이런 우려가 없다며 "그들이 그렇게 빨리 온 것이 환상적"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 이 드론은 신고가 접수된 뒤 불과 3분여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는데요, 이 같은 응급 드론 대응 시스템은 스웨덴 최대의 의과대학인 카롤린스카 연구소와 스웨덴 국가 응급 콜센터(SOS Alarm), 지자체와 드론업체가 협업한 결과였습니다.

이 협업체는 앞서 지난 2020년 스웨덴 서부 지역에서 넉 달 동안 드론을 이용한 제세동기 배달 방법을 연구했는데, 당시 심장마비로 의심되는 신고 사례 14건 중 12건에 드론이 파견돼 한 번을 빼고는 모두 성공적으로 제세동기를 전달했습니다. 특히 이 중 7건은 드론이 구급차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BBC는 이번엔 의사가 근처에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의료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인이 제세동기를 이용해 응급 처치를 잘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이에 대해 해당 드론업체인 에버드론 회장은 "그런 상황에서는 일반인이 응급 대응팀과 통화하면서 지시를 받을 수 있다"며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드론업체 측은 또한 스웨덴 시스템의 핵심은 언제든지 드론이 신고를 확인하고 출동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무인 드론은 응급 신고 체계와 연동돼 심장마비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 바로 날아가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자율 주행 드론이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작업을 감독하고 항공 교통 관제소에서 이륙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기장'도 따로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과정들이 복잡해 보일 수는 있지만, 실제론 경보 뒤 약 60초가 걸린다면서, 심장마비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경우엔 1분마다 생존 가능성이 7~10%씩 감소하기 때문에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업체 측은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드론을 이용한 구조 시스템은 영국에서도 일부 사용되고 있는데, 지난해 8월에는 치매에 걸린 83세 남성이 18시간 동안 행방불명됐다가 경찰 드론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8월 영국에서는 경찰 드론을 이용해 18시간 실종된 83세 치매 노인을 구조지난해 8월 영국에서는 경찰 드론을 이용해 18시간 실종된 83세 치매 노인을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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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급 드론’이 3분 만에 배달…심장마비 환자 살렸다
    • 입력 2022-01-08 08: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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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을 이용한 응급 대응 시스템 작동 홍보 영상 캡처
지난해 12월 초, 스웨덴 남서부의 한 가정집 앞. 차도 위로 가득 쌓인 눈을 치우던 71살 노인이 갑자기 심장마비로 쓰러졌습니다.

때마침 인근 병원으로 출근 중이던 의사가 차에서 내려 노인의 맥박이 멈춘 걸 확인하고는 심폐소생술을 시작했고, 주변에 112(스웨덴 긴급전화번호)로 연락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리고는 채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드론 하나가 날아오더니 이 의사에게 제세동기를 배달했습니다. 의사는 제세동기를 이용해 응급처치했고 곧이어 도착한 구급차가 노인을 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심장마비 환자가 발생한 응급상황에서 무인 드론으로 현장에 제세동기를 전달하는 스웨덴의 새로운 응급 대응 체계가 70대 남성의 생명을 구했다고 영국 BBC방송이 지난 6일(현지 시간) 보도했습니다.

구조된 이 노인은 자신의 마을에서는 차량 정체가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드론은 이런 우려가 없다며 "그들이 그렇게 빨리 온 것이 환상적"이라고 전했습니다.

실제 이 드론은 신고가 접수된 뒤 불과 3분여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는데요, 이 같은 응급 드론 대응 시스템은 스웨덴 최대의 의과대학인 카롤린스카 연구소와 스웨덴 국가 응급 콜센터(SOS Alarm), 지자체와 드론업체가 협업한 결과였습니다.

이 협업체는 앞서 지난 2020년 스웨덴 서부 지역에서 넉 달 동안 드론을 이용한 제세동기 배달 방법을 연구했는데, 당시 심장마비로 의심되는 신고 사례 14건 중 12건에 드론이 파견돼 한 번을 빼고는 모두 성공적으로 제세동기를 전달했습니다. 특히 이 중 7건은 드론이 구급차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BBC는 이번엔 의사가 근처에 있어서 다행이었지만, 의료 훈련을 받지 않은 일반인이 제세동기를 이용해 응급 처치를 잘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이에 대해 해당 드론업체인 에버드론 회장은 "그런 상황에서는 일반인이 응급 대응팀과 통화하면서 지시를 받을 수 있다"며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드론업체 측은 또한 스웨덴 시스템의 핵심은 언제든지 드론이 신고를 확인하고 출동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라면서, 무인 드론은 응급 신고 체계와 연동돼 심장마비 의심 신고가 들어오면 바로 날아가도록 설계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자율 주행 드론이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작업을 감독하고 항공 교통 관제소에서 이륙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기장'도 따로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과정들이 복잡해 보일 수는 있지만, 실제론 경보 뒤 약 60초가 걸린다면서, 심장마비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경우엔 1분마다 생존 가능성이 7~10%씩 감소하기 때문에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업체 측은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드론을 이용한 구조 시스템은 영국에서도 일부 사용되고 있는데, 지난해 8월에는 치매에 걸린 83세 남성이 18시간 동안 행방불명됐다가 경찰 드론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8월 영국에서는 경찰 드론을 이용해 18시간 실종된 83세 치매 노인을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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