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푸른바다거북 도살 직전 구출됐지만…뱃속엔 ‘비닐봉지’

입력 2022.01.0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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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푸른바다거북(왼쪽)과 배설물에서 나온 비닐봉지(오른쪽)구조된 푸른바다거북(왼쪽)과 배설물에서 나온 비닐봉지(오른쪽)

■ 멸종위기 거북 불법 포획하던 어선 3척…배 위에서 도살까지

발리의 거북이 보호단체 TCEC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해군은 지난달 27일 발리 앞바다에서 푸른바다거북을 불법 포획한 어선 3척을 나포했습니다.

푸른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으로 길이 1m 이상, 무게 300㎏ 이상으로 자랄 수 있는 대형 거북이입니다. 이 거북이의 알과 살이 별미로 여겨져 불법 포획과 도살이 벌어지곤 했습니다.

해군은 선원 21명을 체포하고, 구조한 푸른바다거북 31마리를 보호단체 TCEC에 인계했습니다. 1마리는 이미 배 위에서 도살된 상태였습니다.

인도네시아 해군 관계자는 "이들 어선은 하룻밤 사이 32마리나 포획했다. 거북을 사겠다는 사람이 있으니 불법 포획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수요 근절을 촉구했습니다.


■ 거북이 배설물에서 나온 비닐봉지…"라면 수프 봉지 등 쓰레기"

생후 7∼8년짜리부터 20∼30년이 넘는 다양한 크기의 거북이들은 보호센터로 옮겨졌습니다.

보호센터는 이들을 야생에 돌려보내기 전에 치료·관찰 기간을 가졌는데 배설물에서 상당수의 비닐봉지가 나왔습니다.

TCEC 회장 마데 수칸타는 "최소 5마리의 배설물에서 플라스틱이 나왔다. 라면 수프 봉지 등 다양한 플라스틱 쓰레기였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배설물 속 플라스틱 양이 점차 줄고 있어 조만간 방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양 쓰레기로 고통받는 거북이의 이야기는 낯설지 않습니다. 지난해 4월 발리 해안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에 몸이 엉킨 대모거북이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대모거북도 세계보전연맹이 정한 멸종위기종 가운데 하나로 절멸 직전인 위급 상태로 분류돼 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거북에게 큰 위협입니다. 비닐봉지를 해파리나 해조류로 착각해 먹었다가 죽거나, 쓰레기에 몸이 엉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죽기도 합니다.

지난해 12월 발리 해변으로 떠밀려온 쓰레기들지난해 12월 발리 해변으로 떠밀려온 쓰레기들

■ 세계 2위 해양 쓰레기 배출국 인도네시아…이틀 만에 90톤 수거하기도

만 7천여 개의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해양 쓰레기 배출국입니다. 연간 약 130만 톤의 쓰레기가 바다로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지 폐기물 처리 시설이 열악해 대부분의 쓰레기가 적절한 처리 없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하천에 버린 쓰레기는 우기에 홍수와 함께 바다로 쓸려나갑니다.

일회용품 사용량이 많은 것도 문제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선 연간 98억 장의 비닐봉지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발리섬은 2019년 비닐봉지·스티로폼·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했고, 수도 자카르타가 지난해 7월부터 마트 등 상점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했지만, 일회용품 사용은 여전합니다.

이로 인해 우기에는 발리 해변을 가득 덮을 정도로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밀려들기도 합니다. 발리섬 바둥군 환경위생국은 지난해 1월 이틀 만에 90톤의 쓰레기를 수거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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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리 푸른바다거북 도살 직전 구출됐지만…뱃속엔 ‘비닐봉지’
    • 입력 2022-01-09 08: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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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된 푸른바다거북(왼쪽)과 배설물에서 나온 비닐봉지(오른쪽)
■ 멸종위기 거북 불법 포획하던 어선 3척…배 위에서 도살까지

발리의 거북이 보호단체 TCEC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해군은 지난달 27일 발리 앞바다에서 푸른바다거북을 불법 포획한 어선 3척을 나포했습니다.

푸른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으로 길이 1m 이상, 무게 300㎏ 이상으로 자랄 수 있는 대형 거북이입니다. 이 거북이의 알과 살이 별미로 여겨져 불법 포획과 도살이 벌어지곤 했습니다.

해군은 선원 21명을 체포하고, 구조한 푸른바다거북 31마리를 보호단체 TCEC에 인계했습니다. 1마리는 이미 배 위에서 도살된 상태였습니다.

인도네시아 해군 관계자는 "이들 어선은 하룻밤 사이 32마리나 포획했다. 거북을 사겠다는 사람이 있으니 불법 포획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수요 근절을 촉구했습니다.


■ 거북이 배설물에서 나온 비닐봉지…"라면 수프 봉지 등 쓰레기"

생후 7∼8년짜리부터 20∼30년이 넘는 다양한 크기의 거북이들은 보호센터로 옮겨졌습니다.

보호센터는 이들을 야생에 돌려보내기 전에 치료·관찰 기간을 가졌는데 배설물에서 상당수의 비닐봉지가 나왔습니다.

TCEC 회장 마데 수칸타는 "최소 5마리의 배설물에서 플라스틱이 나왔다. 라면 수프 봉지 등 다양한 플라스틱 쓰레기였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배설물 속 플라스틱 양이 점차 줄고 있어 조만간 방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양 쓰레기로 고통받는 거북이의 이야기는 낯설지 않습니다. 지난해 4월 발리 해안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에 몸이 엉킨 대모거북이 구조되기도 했습니다. 대모거북도 세계보전연맹이 정한 멸종위기종 가운데 하나로 절멸 직전인 위급 상태로 분류돼 있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거북에게 큰 위협입니다. 비닐봉지를 해파리나 해조류로 착각해 먹었다가 죽거나, 쓰레기에 몸이 엉켜 빠져나오지 못한 채 죽기도 합니다.

지난해 12월 발리 해변으로 떠밀려온 쓰레기들
■ 세계 2위 해양 쓰레기 배출국 인도네시아…이틀 만에 90톤 수거하기도

만 7천여 개의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해양 쓰레기 배출국입니다. 연간 약 130만 톤의 쓰레기가 바다로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현지 폐기물 처리 시설이 열악해 대부분의 쓰레기가 적절한 처리 없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하천에 버린 쓰레기는 우기에 홍수와 함께 바다로 쓸려나갑니다.

일회용품 사용량이 많은 것도 문제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선 연간 98억 장의 비닐봉지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발리섬은 2019년 비닐봉지·스티로폼·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했고, 수도 자카르타가 지난해 7월부터 마트 등 상점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했지만, 일회용품 사용은 여전합니다.

이로 인해 우기에는 발리 해변을 가득 덮을 정도로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밀려들기도 합니다. 발리섬 바둥군 환경위생국은 지난해 1월 이틀 만에 90톤의 쓰레기를 수거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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