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14억 중국인이 그의 말에 ‘일희일비’…‘중난산’은 누구?

입력 2022.01.1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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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중난산 중국 공정원 원사(왼쪽)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서 코로나19 방역 최고 훈장을 받았다. (CCTV 캡처)2020년 9월 중난산 중국 공정원 원사(왼쪽)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서 코로나19 방역 최고 훈장을 받았다. (CCTV 캡처)
■ 중국 최대 명절 춘제 앞두고 '중난산 메시지' 촉각

중국의 가장 큰 명절인 춘제(설날)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많은 중국인들이 이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전국에 흩어졌던 가족들이 이 시기 고향으로 돌아가 얼굴을 맞대고 정을 나누기 때문입니다.

올해 춘제를 앞두고 중국인들이 가장 주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중난산(鍾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입니다.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에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말이 곧 정부 방역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중난산은 1월 6일 관영 CCTV 등과의 인터뷰에서 춘제 기간 귀향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저위험 지역 주민은 철저한 예방과 방역을 전제로 집에 돌아가 춘제를 지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안에 대한 도시 봉쇄가 곧 3주째에 접어들 정도로 중국은 지금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와 긴장으로 방역의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중난산이 "완전히 멈출 필요는 없다"며 귀향이 가능하다고 말하자 많은 중국인들이 안도하며 귀향 생각으로 다시 설레는 분위기입니다.

이처럼 중국인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중난산의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1936년 생, 벌써 80대 중반인 중난산은 흔히 중국 '공정원 원사'로 불립니다. 공정원은 중국의 공학과 과학기술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기관입니다. 이곳 원사는 공학과 과학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국가가 부여하는 최고 수준의 칭호입니다.

2020년 12월 중난산의 모교 화난사범대 부속 중학교에서 그의 공을 기리는 흉상 개막식이 열렸다. (사진=웨이보)2020년 12월 중난산의 모교 화난사범대 부속 중학교에서 그의 공을 기리는 흉상 개막식이 열렸다. (사진=웨이보)

■ 사스 계기 전국적 인사 부상...코로나19 확산에 다시 해결사 나서

중국 감염병 분야 권위자인 중난산이 전국적 인사로 부상한 계기는 2002~2003년 중국을 휩쓴 사스(SARS)와의 전쟁 때입니다. 당시 광저우 의대 제일부속병원 호흡기질환연구소장으로 '사스 창궐' 사실을 숨김없이 밝혔습니다. 사스 임상 표준과 치료 방안을 마련하고 "중증 환자는 모두 내게 보내라"고 자청해 실제 치료에 성과를 거뒀습니다.

2003년 중국 관영 CCTV는 그를 '올해의 10대 인물'로 선정해 <감동 중국> 프로그램에 소개했습니다. 이후 전염병이 퍼지면 중국인들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됐습니다. 2009년 신종플루, 2013년 조류인플루엔자 때도 그랬습니다. 2018년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대회에서는 공중보건사업 긴급체계 건설 분야에 기여했다며 '개혁 선봉' 호칭도 얻었습니다.

이후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고위급 전문가 팀장을 맡으며 다시 해결사로 나섰습니다. 코로나19 진단, 임상 치료, 치료제와 백신 연구 등을 관할하고 있습니다.

그가 신뢰받는 배경에는 때론 당국자들의 설명조차 그대로 믿지 않는 태도도 한몫합니다. 2020년 5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우한시 당국자들이 말하는 확진자 수를 믿지 않았고 진짜 숫자를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중난산의 아버지 중스판도 광둥성 인민병원의 2대 원장을 역임한 저명한 의사였다.  중난산의 아들도 의사다. (사진=바이두)중난산의 아버지 중스판도 광둥성 인민병원의 2대 원장을 역임한 저명한 의사였다. 중난산의 아들도 의사다. (사진=바이두)

■ 아버지, 아들도 저명한 의사...중국 정부, '의학적 권위' 선전에 활용

중난산은 의사 집안 출신입니다. 아버지 중스판은 광둥성 인민병원 2대 원장이자 역시 호흡기 질환 전문가였습니다. 중난산의 아들도 역시 광저우 제1인민병원 교수이자 비뇨기과 의사입니다.

중난산은 1959년 제 1회 전국체전 남자 400m 허들 종목 우승자라는 뜻밖의 이력도 있습니다.
수영, 계단 오르기 등으로 건강을 다지는데 그같은 영향인지 딸이 수영선수로 활동했습니다.

중난산은 평소 수영, 계단오르기 등으로 체력을 다진다고 밝혔다. (CCTV 캡처)중난산은 평소 수영, 계단오르기 등으로 체력을 다진다고 밝혔다. (CCTV 캡처)
중난산은 1960년 베이징 의과대를 졸업한 뒤 학생들을 가르치다 1971년 고향 광둥성으로 돌아가 의사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중국의 개혁 개방이 그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1979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에딘버러대 부속 병원 등지에서 연구에 매진해 2년간의 유학기간 7편의 논문을 남겼습니다.

당시 혈액 중 일산화탄소 농도 확인을 위해 자기 몸을 시험 도구로 쓰기도 했다고 훗날 술회했습니다.
귀국 후에도 줄곧 호흡기 질환 연구와 치료에 힘을 기울였는데, 이같은 준비가 훗날 사스 즉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 확산되자 빛을 발한 것입니다.

중난산을 다룬 책 ‘안녕하세요, 중난산’(2020년 출판). 그의 성과와 인물됨을 조명한 책들이 중국에서 여러 종류 출간됐다.중난산을 다룬 책 ‘안녕하세요, 중난산’(2020년 출판). 그의 성과와 인물됨을 조명한 책들이 중국에서 여러 종류 출간됐다.

중국 정부 역시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그의 의학적 능력은 물론 사회적 권위를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중난산 본인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말한다고 하겠으나 때론 중국 정부의 대외적 메시지를 대신 말하는 듯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2020년 3월 중난산이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발생했다고 해서 이것이 코로나19의 기원이 우한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하자 중국 매체들이 일제히 코로나19 중국 기원설을 부인하는 근거로 이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가 백신 접종 확산에 따라 '위드 코로나' 흐름으로 돌아서고 중국의 무관용 방역 정책이 부작용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될 때도 중난산이 다시 나섰습니다. 그는 "코로나19 복제지수가 높은 상황에서 비교적 저비용인 접근법"이라고 중국의 무관용 방역 정책을 정당화했습니다.

중국은 환자가 나오면 아파트 단지를 3주간 봉쇄하거나 때론 도시 전체를 봉쇄하고 해외 입국자는 3주간 시설 격리(베이징 기준)하는 강력한 방역 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기원과 중국 백신의 효과, 심지어 확진자 수 등에 대한 중국 당국의 발표가 여전히 다른 국가들로부터 완전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과학을 근거로 말하며 상대적으로 정치색이 옅어보이는 중난산의 메시지는 중국 당국 입장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중국 길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중난산 사진을 활용한 포스터. 실화에 조심하고(왼쪽) 소방도로를 확보하라는(오른쪽) 내용이다. 코로나19 권위자로서 중난산의 권위를 겨울철 불조심을 위한 홍보에 활용했다.(사진 조성원 기자)최근 중국 길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중난산 사진을 활용한 포스터. 실화에 조심하고(왼쪽) 소방도로를 확보하라는(오른쪽) 내용이다. 코로나19 권위자로서 중난산의 권위를 겨울철 불조심을 위한 홍보에 활용했다.(사진 조성원 기자)
중난산의 역할은 일견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도 유사해 보입니다. 감염병 분야 국가적 권위자로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국민들이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오직 과학에 근거해 정치에 휘둘리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도 공유합니다.

■ 중국 당국, 중난산과 파우치를 자국 우월성 선전위해 비교하기도

중난산의 이같은 권위를 국민 보건을 위해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때론 조금 지나치다 싶은 경우도 있습니다. 2020년 8월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트위터에 올리고 이를 인용해 중국 관영매체인 인민망(온라인 인민일보)이 보도한 내용입니다. 중난산은 공로를 인정받아 ‘공화국 훈장’을 받는데 미국의 파우치는 심지어 살해 위협까지 받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파우치에 대한 협박이 사실일지언정, 또 미중 갈등 속 미국에 비해 중국의 대응이 낫다고 주장하고 싶을 지언정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트위터에 “중난산은 공로를 인정받아 ‘공화국 훈장’을 받는데 미국의 ‘방역팀장’인 앤서니 파우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고 살해 위협까지 받고 있어 안타깝다”는 글을 올리자 이를 인민망(온라인 인민일보)이 인용 보도했다.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트위터에 “중난산은 공로를 인정받아 ‘공화국 훈장’을 받는데 미국의 ‘방역팀장’인 앤서니 파우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고 살해 위협까지 받고 있어 안타깝다”는 글을 올리자 이를 인민망(온라인 인민일보)이 인용 보도했다.

중국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중난산의 역할은 계속될 것입니다. 과학적 영역은 물론 정부나 공산당의 부족함을 보완할 대내외적 메신저로서의 활동 모두 그러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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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10 13:22:46
    특파원 리포트
2020년 9월 중난산 중국 공정원 원사(왼쪽)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서 코로나19 방역 최고 훈장을 받았다. (CCTV 캡처)■ 중국 최대 명절 춘제 앞두고 '중난산 메시지' 촉각

중국의 가장 큰 명절인 춘제(설날)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많은 중국인들이 이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전국에 흩어졌던 가족들이 이 시기 고향으로 돌아가 얼굴을 맞대고 정을 나누기 때문입니다.

올해 춘제를 앞두고 중국인들이 가장 주목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중난산(鍾南山) 중국 공정원 원사입니다.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에 이동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말이 곧 정부 방역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중난산은 1월 6일 관영 CCTV 등과의 인터뷰에서 춘제 기간 귀향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저위험 지역 주민은 철저한 예방과 방역을 전제로 집에 돌아가 춘제를 지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안에 대한 도시 봉쇄가 곧 3주째에 접어들 정도로 중국은 지금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와 긴장으로 방역의 고삐를 죄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중난산이 "완전히 멈출 필요는 없다"며 귀향이 가능하다고 말하자 많은 중국인들이 안도하며 귀향 생각으로 다시 설레는 분위기입니다.

이처럼 중국인들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중난산의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1936년 생, 벌써 80대 중반인 중난산은 흔히 중국 '공정원 원사'로 불립니다. 공정원은 중국의 공학과 과학기술분야 최고 권위의 학술기관입니다. 이곳 원사는 공학과 과학 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국가가 부여하는 최고 수준의 칭호입니다.

2020년 12월 중난산의 모교 화난사범대 부속 중학교에서 그의 공을 기리는 흉상 개막식이 열렸다. (사진=웨이보)
■ 사스 계기 전국적 인사 부상...코로나19 확산에 다시 해결사 나서

중국 감염병 분야 권위자인 중난산이 전국적 인사로 부상한 계기는 2002~2003년 중국을 휩쓴 사스(SARS)와의 전쟁 때입니다. 당시 광저우 의대 제일부속병원 호흡기질환연구소장으로 '사스 창궐' 사실을 숨김없이 밝혔습니다. 사스 임상 표준과 치료 방안을 마련하고 "중증 환자는 모두 내게 보내라"고 자청해 실제 치료에 성과를 거뒀습니다.

2003년 중국 관영 CCTV는 그를 '올해의 10대 인물'로 선정해 <감동 중국> 프로그램에 소개했습니다. 이후 전염병이 퍼지면 중국인들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됐습니다. 2009년 신종플루, 2013년 조류인플루엔자 때도 그랬습니다. 2018년 개혁개방 40주년 경축 대회에서는 공중보건사업 긴급체계 건설 분야에 기여했다며 '개혁 선봉' 호칭도 얻었습니다.

이후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고위급 전문가 팀장을 맡으며 다시 해결사로 나섰습니다. 코로나19 진단, 임상 치료, 치료제와 백신 연구 등을 관할하고 있습니다.

그가 신뢰받는 배경에는 때론 당국자들의 설명조차 그대로 믿지 않는 태도도 한몫합니다. 2020년 5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우한시 당국자들이 말하는 확진자 수를 믿지 않았고 진짜 숫자를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중난산의 아버지 중스판도 광둥성 인민병원의 2대 원장을 역임한 저명한 의사였다.  중난산의 아들도 의사다. (사진=바이두)
■ 아버지, 아들도 저명한 의사...중국 정부, '의학적 권위' 선전에 활용

중난산은 의사 집안 출신입니다. 아버지 중스판은 광둥성 인민병원 2대 원장이자 역시 호흡기 질환 전문가였습니다. 중난산의 아들도 역시 광저우 제1인민병원 교수이자 비뇨기과 의사입니다.

중난산은 1959년 제 1회 전국체전 남자 400m 허들 종목 우승자라는 뜻밖의 이력도 있습니다.
수영, 계단 오르기 등으로 건강을 다지는데 그같은 영향인지 딸이 수영선수로 활동했습니다.

중난산은 평소 수영, 계단오르기 등으로 체력을 다진다고 밝혔다. (CCTV 캡처)중난산은 1960년 베이징 의과대를 졸업한 뒤 학생들을 가르치다 1971년 고향 광둥성으로 돌아가 의사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중국의 개혁 개방이 그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1979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에딘버러대 부속 병원 등지에서 연구에 매진해 2년간의 유학기간 7편의 논문을 남겼습니다.

당시 혈액 중 일산화탄소 농도 확인을 위해 자기 몸을 시험 도구로 쓰기도 했다고 훗날 술회했습니다.
귀국 후에도 줄곧 호흡기 질환 연구와 치료에 힘을 기울였는데, 이같은 준비가 훗날 사스 즉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 확산되자 빛을 발한 것입니다.

중난산을 다룬 책 ‘안녕하세요, 중난산’(2020년 출판). 그의 성과와 인물됨을 조명한 책들이 중국에서 여러 종류 출간됐다.
중국 정부 역시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그의 의학적 능력은 물론 사회적 권위를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중난산 본인은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말한다고 하겠으나 때론 중국 정부의 대외적 메시지를 대신 말하는 듯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2020년 3월 중난산이 "코로나19가 우한에서 발생했다고 해서 이것이 코로나19의 기원이 우한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하자 중국 매체들이 일제히 코로나19 중국 기원설을 부인하는 근거로 이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가 백신 접종 확산에 따라 '위드 코로나' 흐름으로 돌아서고 중국의 무관용 방역 정책이 부작용이 크다는 주장이 제기될 때도 중난산이 다시 나섰습니다. 그는 "코로나19 복제지수가 높은 상황에서 비교적 저비용인 접근법"이라고 중국의 무관용 방역 정책을 정당화했습니다.

중국은 환자가 나오면 아파트 단지를 3주간 봉쇄하거나 때론 도시 전체를 봉쇄하고 해외 입국자는 3주간 시설 격리(베이징 기준)하는 강력한 방역 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기원과 중국 백신의 효과, 심지어 확진자 수 등에 대한 중국 당국의 발표가 여전히 다른 국가들로부터 완전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과학을 근거로 말하며 상대적으로 정치색이 옅어보이는 중난산의 메시지는 중국 당국 입장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중국 길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중난산 사진을 활용한 포스터. 실화에 조심하고(왼쪽) 소방도로를 확보하라는(오른쪽) 내용이다. 코로나19 권위자로서 중난산의 권위를 겨울철 불조심을 위한 홍보에 활용했다.(사진 조성원 기자)중난산의 역할은 일견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과도 유사해 보입니다. 감염병 분야 국가적 권위자로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그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국민들이 주목하기 때문입니다. 오직 과학에 근거해 정치에 휘둘리지 않을 것 같은 이미지도 공유합니다.

■ 중국 당국, 중난산과 파우치를 자국 우월성 선전위해 비교하기도

중난산의 이같은 권위를 국민 보건을 위해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때론 조금 지나치다 싶은 경우도 있습니다. 2020년 8월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트위터에 올리고 이를 인용해 중국 관영매체인 인민망(온라인 인민일보)이 보도한 내용입니다. 중난산은 공로를 인정받아 ‘공화국 훈장’을 받는데 미국의 파우치는 심지어 살해 위협까지 받고 있어 안타깝다고 했습니다.

파우치에 대한 협박이 사실일지언정, 또 미중 갈등 속 미국에 비해 중국의 대응이 낫다고 주장하고 싶을 지언정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트위터에 “중난산은 공로를 인정받아 ‘공화국 훈장’을 받는데 미국의 ‘방역팀장’인 앤서니 파우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고 살해 위협까지 받고 있어 안타깝다”는 글을 올리자 이를 인민망(온라인 인민일보)이 인용 보도했다.
중국이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중난산의 역할은 계속될 것입니다. 과학적 영역은 물론 정부나 공산당의 부족함을 보완할 대내외적 메신저로서의 활동 모두 그러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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