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열이’ 떠나고 1년뒤…추모비 흰천 걷히자 엄마는 오열했다

입력 2022.01.10 (17:54) 수정 2022.01.1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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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가 어제(10일) 향년 82세로 별세했습니다. 아들 '한열이'가 1987년 21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어머니의 나이는 47살이었습니다. 아들의 죽음은 평범한 가정주부의 삶을 바꿔놨고, 배 여사는 이후 35년 동안 민주화운동에 헌신했습니다.

이 열사의 모교인 연세대학교가 1988년 9월 14일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거행된 이한열 열사 추모비의 제막식 사진을 오늘(10일) 공개했습니다. 학교 측은 당시 추모비 제막식 뉴스는 신문기사 형태로 보도된 적이 있지만, 관련 사진은 처음 공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위 사진에는 추모비 제막식 참석자들이 묵념하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맨 왼쪽에는 당시 김대중 평화민주당 총재가, 맨 오른쪽에는 당시 박영식 연세대 총장이 있습니다. 박 총장의 바로 왼쪽에 흰색 재킷과 검정 치마를 입은 사람이 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입니다.


다음 사진에는 추모비를 덮어 놓은 흰 천을 걷어내기 직전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김대중 총재의 바로 왼쪽에 독립운동가이자 민주화 운동가인 백발의 계훈제 선생이 있고, 김 총재의 바로 오른쪽에는 문익환 목사가 있습니다.

김 총재의 오른편에서 함께 끈을 잡고 있는 사람은 서울대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 선생입니다. 그 옆으로 배 여사도 천을 걷어내기 위해 노끈을 잡고 있습니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세상을 떠난 자녀를 둔 두 부모가 나란히 있는 모습입니다.


마지막 사진은 추모비의 천을 걷어낸 후의 모습입니다.

배 여사는 추모비 제막식 내내 참아왔던 눈물을 결국 터트립니다. 오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1년 전 세상을 떠난 아들의 얼굴이 추모비에 새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
이한열 추모비는 20여 년의 세월이 지나며 곳곳에 균열이 생기는 등 훼손이 심해졌고, 연세대는 복원을 거쳐 현재는 교내 박물관이 있는 100주년 기념관에 전시해놨습니다.

대신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추모비' 대신 '기념비'라는 명칭으로 2015년 새 비석을 건립했고, 현재는 연세대 내 '한열동산'에서 그 뜻을 기리고 있습니다. 이한열 개인에 대한 추모를 넘어 한국 민주주의를 진일보시킨 열정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기념비'라고 정한 것입니다.


비석에 새겨진 '198769757922'라는 숫자는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 쓰러진 날짜인 1987년 6월 9일, 사망일인 7월 5일, 국민장이 치러진 7월 9일, 당시 그의 나이 22살을 뜻합니다.

그리고 오늘 밤 이 자리에서, 아들의 뜻을 이어받아 민주화 운동을 이어온 배 여사의 추도식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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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열이’ 떠나고 1년뒤…추모비 흰천 걷히자 엄마는 오열했다
    • 입력 2022-01-10 17:54:20
    • 수정2022-01-10 18:03:42
    취재K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가 어제(10일) 향년 82세로 별세했습니다. 아들 '한열이'가 1987년 21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어머니의 나이는 47살이었습니다. 아들의 죽음은 평범한 가정주부의 삶을 바꿔놨고, 배 여사는 이후 35년 동안 민주화운동에 헌신했습니다.

이 열사의 모교인 연세대학교가 1988년 9월 14일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거행된 이한열 열사 추모비의 제막식 사진을 오늘(10일) 공개했습니다. 학교 측은 당시 추모비 제막식 뉴스는 신문기사 형태로 보도된 적이 있지만, 관련 사진은 처음 공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위 사진에는 추모비 제막식 참석자들이 묵념하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맨 왼쪽에는 당시 김대중 평화민주당 총재가, 맨 오른쪽에는 당시 박영식 연세대 총장이 있습니다. 박 총장의 바로 왼쪽에 흰색 재킷과 검정 치마를 입은 사람이 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여사입니다.


다음 사진에는 추모비를 덮어 놓은 흰 천을 걷어내기 직전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김대중 총재의 바로 왼쪽에 독립운동가이자 민주화 운동가인 백발의 계훈제 선생이 있고, 김 총재의 바로 오른쪽에는 문익환 목사가 있습니다.

김 총재의 오른편에서 함께 끈을 잡고 있는 사람은 서울대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 선생입니다. 그 옆으로 배 여사도 천을 걷어내기 위해 노끈을 잡고 있습니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세상을 떠난 자녀를 둔 두 부모가 나란히 있는 모습입니다.


마지막 사진은 추모비의 천을 걷어낸 후의 모습입니다.

배 여사는 추모비 제막식 내내 참아왔던 눈물을 결국 터트립니다. 오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1년 전 세상을 떠난 아들의 얼굴이 추모비에 새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한열기념사업회 제공이한열 추모비는 20여 년의 세월이 지나며 곳곳에 균열이 생기는 등 훼손이 심해졌고, 연세대는 복원을 거쳐 현재는 교내 박물관이 있는 100주년 기념관에 전시해놨습니다.

대신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추모비' 대신 '기념비'라는 명칭으로 2015년 새 비석을 건립했고, 현재는 연세대 내 '한열동산'에서 그 뜻을 기리고 있습니다. 이한열 개인에 대한 추모를 넘어 한국 민주주의를 진일보시킨 열정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기념비'라고 정한 것입니다.


비석에 새겨진 '198769757922'라는 숫자는 열사가 최루탄에 맞아 쓰러진 날짜인 1987년 6월 9일, 사망일인 7월 5일, 국민장이 치러진 7월 9일, 당시 그의 나이 22살을 뜻합니다.

그리고 오늘 밤 이 자리에서, 아들의 뜻을 이어받아 민주화 운동을 이어온 배 여사의 추도식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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