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스마트워치 ‘위치 확인’ 더 정확해졌나?…시범운영 결과 보니

입력 2022.01.11 (14: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비상 상황에서 스마트워치를 눌러도, 경찰이 정확한 위치로 출동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죠. 경찰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을 시범 운영한 뒤 올해부터 정식으로 도입했습니다.

시범 운영 결과는 어땠을까요. KBS가 입수해 확인해 봤더니 신고자 주변의 '와이파이'로 위치를 파악하는 데 성공한 비율이 기존에 쓰던 112시스템보다 2배 이상 높았습니다. 와이파이 방식은 기존에 쓰던 방식보다 정확도가 높습니다.


■ 스마트워치, 대부분 와이파이로 위치 파악…기지국 방식은 5.9%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인 국민의힘 이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26일부터 지난 5일까지 스마트워치 신고는 모두 9천 238건 (테스트 포함) 접수됐습니다.

현재 스마트워치 신고가 접수되면, 시·도경찰청 상황실은 기존의 112시스템으로 신고 위치를 파악합니다. 대신 보다 정확한 지점을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을 보조 수단으로 활용합니다.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 시범 운영 결과를 보면, 신고자 주변의 와이파이로 위치를 파악한 비율은 7,704건이었습니다. 전체의 83.4%입니다. 그 밖에 위성 GPS 방식은 991건으로 10.7%, 기지국 방식은 543건으로 5.9%였습니다. 신고자 위치 대부분을 와이파이로 잡아낸 겁니다.


■ 기존 112시스템에선 기지국 방식이 94%로 가장 많아

이런 결과는 기존에 쓰던 112시스템과는 많이 다릅니다. 112시스템에서 위치 파악에 성공하는 비율은 2020년 말 기준, 기지국 방식이 94.1%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GPS 방식이 37.7%, 와이파이 방식이 35.9%였습니다.

정리해 보자면, 새로 도입한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은 주로 와이파이로, 기존의 112시스템은 주로 기지국 방식으로 위치를 잡는 셈입니다.

기지국 방식은 신고자의 위치가 반경 최대 2킬로미터의 '셀(Cell)'로 표시되기 때문에 신고자 위치를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그에 반해 와이파이와 GPS 방식은 오차 범위가 50미터 안쪽으로 비교적 정확한 편입니다.

서울 중부에서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스마트워치를 누르고도 살해당한 사건 기억하실 텐데요. 이때 피해자의 위치가 기지국 방식으로 전송되면서,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400~500미터 가량 떨어진 곳으로 출동했었습니다.


■ 경찰 스마트워치, 포털 위치 정보 서비스와 다른 이유는?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이 112시스템보다 와이파이나 GPS로 위치를 더 잘 잡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112시스템은 기본적으로 경찰이 위치 정보를 '수집'하는 형식입니다. 신고자가 가입된 통신사가 어디인지, 알뜰폰인지 아닌지, GPS가 켜져 있는지, 주변에 와이파이가 있는지 등에 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경찰이 통신사에 신고자의 위치 정보를 요청해 받는 겁니다.

반면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은 스마트워치 신고자가 자신의 위치 정보를 스스로 '발송'하는 형식입니다. 사전에 위치 정보를 제공하기로 동의가 돼 있는 겁니다. 두 시스템을 단순 비교해서, 무엇이 우월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새로 도입한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도 아직 더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번 시범 운영 결과를 보면 전체 신고의 5.9%는 와이파이나 GPS로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고, 기지국 방식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스마트워치는 왜 카카오나 네이버의 지도 서비스만큼 위치 파악이 정확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갖는 시민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는 근본적으로 성능이 다르다고 설명합니다.

스마트폰은 배터리 용량이 스마트워치보다 크기 때문에, 주변의 전파를 빨아들이는 힘이 더 세다고 합니다. 또 위치 정보 기능이 항상 구동되기 때문에 신고자의 동선이 시시각각 촘촘히 기록된다고도 했습니다.

경찰은 스마트워치의 기능을 앞으로 계속 향상시키겠다는 입장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경찰 스마트워치 ‘위치 확인’ 더 정확해졌나?…시범운영 결과 보니
    • 입력 2022-01-11 14:14:36
    취재K

비상 상황에서 스마트워치를 눌러도, 경찰이 정확한 위치로 출동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죠. 경찰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을 시범 운영한 뒤 올해부터 정식으로 도입했습니다.

시범 운영 결과는 어땠을까요. KBS가 입수해 확인해 봤더니 신고자 주변의 '와이파이'로 위치를 파악하는 데 성공한 비율이 기존에 쓰던 112시스템보다 2배 이상 높았습니다. 와이파이 방식은 기존에 쓰던 방식보다 정확도가 높습니다.


■ 스마트워치, 대부분 와이파이로 위치 파악…기지국 방식은 5.9%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인 국민의힘 이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기 시작한 지난해 10월 26일부터 지난 5일까지 스마트워치 신고는 모두 9천 238건 (테스트 포함) 접수됐습니다.

현재 스마트워치 신고가 접수되면, 시·도경찰청 상황실은 기존의 112시스템으로 신고 위치를 파악합니다. 대신 보다 정확한 지점을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을 보조 수단으로 활용합니다.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 시범 운영 결과를 보면, 신고자 주변의 와이파이로 위치를 파악한 비율은 7,704건이었습니다. 전체의 83.4%입니다. 그 밖에 위성 GPS 방식은 991건으로 10.7%, 기지국 방식은 543건으로 5.9%였습니다. 신고자 위치 대부분을 와이파이로 잡아낸 겁니다.


■ 기존 112시스템에선 기지국 방식이 94%로 가장 많아

이런 결과는 기존에 쓰던 112시스템과는 많이 다릅니다. 112시스템에서 위치 파악에 성공하는 비율은 2020년 말 기준, 기지국 방식이 94.1%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GPS 방식이 37.7%, 와이파이 방식이 35.9%였습니다.

정리해 보자면, 새로 도입한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은 주로 와이파이로, 기존의 112시스템은 주로 기지국 방식으로 위치를 잡는 셈입니다.

기지국 방식은 신고자의 위치가 반경 최대 2킬로미터의 '셀(Cell)'로 표시되기 때문에 신고자 위치를 정확히 알기 어렵습니다. 그에 반해 와이파이와 GPS 방식은 오차 범위가 50미터 안쪽으로 비교적 정확한 편입니다.

서울 중부에서 신변보호를 받던 여성이 스마트워치를 누르고도 살해당한 사건 기억하실 텐데요. 이때 피해자의 위치가 기지국 방식으로 전송되면서,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400~500미터 가량 떨어진 곳으로 출동했었습니다.


■ 경찰 스마트워치, 포털 위치 정보 서비스와 다른 이유는?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이 112시스템보다 와이파이나 GPS로 위치를 더 잘 잡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112시스템은 기본적으로 경찰이 위치 정보를 '수집'하는 형식입니다. 신고자가 가입된 통신사가 어디인지, 알뜰폰인지 아닌지, GPS가 켜져 있는지, 주변에 와이파이가 있는지 등에 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경찰이 통신사에 신고자의 위치 정보를 요청해 받는 겁니다.

반면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은 스마트워치 신고자가 자신의 위치 정보를 스스로 '발송'하는 형식입니다. 사전에 위치 정보를 제공하기로 동의가 돼 있는 겁니다. 두 시스템을 단순 비교해서, 무엇이 우월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새로 도입한 스마트워치 위치확인시스템도 아직 더 보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번 시범 운영 결과를 보면 전체 신고의 5.9%는 와이파이나 GPS로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고, 기지국 방식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스마트워치는 왜 카카오나 네이버의 지도 서비스만큼 위치 파악이 정확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갖는 시민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는 근본적으로 성능이 다르다고 설명합니다.

스마트폰은 배터리 용량이 스마트워치보다 크기 때문에, 주변의 전파를 빨아들이는 힘이 더 세다고 합니다. 또 위치 정보 기능이 항상 구동되기 때문에 신고자의 동선이 시시각각 촘촘히 기록된다고도 했습니다.

경찰은 스마트워치의 기능을 앞으로 계속 향상시키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