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당신도 나도 걸렸잖냐” 백악관 브리핑룸서 기자-대변인 백신 설전 이유는?

입력 2022.01.11 (19:08) 수정 2022.01.1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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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뉴스 백악관 출입 피터 두시 기자가 젠 사키 대변인과 ‘백신’ 설전을 벌이고 있다. 현지시간 10일.폭스뉴스 백악관 출입 피터 두시 기자가 젠 사키 대변인과 ‘백신’ 설전을 벌이고 있다. 현지시간 10일.

"이봐요, 대변인.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 대응책이 뭐냐고요?"

"다시 말해야 하나요, 피터? 코로나 검사 수요 따라잡을 수 있게 검사용 키트 공급하고, 추가 접종 확대하고, 의료진 과부하 걸리지 않게 하고 있잖아요."


미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보수 성향의 언론인 폭스 뉴스 출입기자 피터 두시와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이 주인공인데요. 사실 이 그림은 상당히 익숙합니다. 백악관 대변인의 브리핑은 주말, 휴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한시간 반 씩 열리는데, 제일 앞자리에 앉은 두시 기자는 항상 사키 대변인에게 공격적인 질문을 합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당시 CNN 기자가 날카로운 질문을 했던 것과는 좀 다른데요, 두시 기자는 말꼬리를 잡는 질문을 주로 하거나 답이 뻔한 질문을 시간을 잡아먹기 일쑵니다. 그래도 젠 사키 대변인은 폭스 뉴스에게 매번 질문 권한을 주고, 그의 질문에 명쾌하게 답변을 해 입을 막아버리는 때가 대다숩니다.

그런데 오늘 젠 사키 대변인과 피터 두시 기자 간의 설전은 근 열흘 만에 벌어졌습니다.

백악관이 오미크론 창궐 이후 브리핑룸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초반, 그러니까 백신 공급 전으로 되돌아간 셈입니다. 백악관 소통팀은 12월 말 오미크론 창궐로 하루 백 만 명 씩 신규 확진자가 나오자 브리핑룸에 들어올 수 잇는 기자 수를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폭스뉴스도 자신의 순번에만 참여할 수 있다보니, '간만에 설전'이 벌어진 겁니다.

피터 두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젠 사키 대변인피터 두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젠 사키 대변인

"솔직히 말해봅시다, 젠. 대통령은 백신 맞으라는 말 밖에 안하잖아요. 지금 대유행은 백신 안맞은 이들의 대유행(pandemic of unvaccinated)이라는 게 말이 됩니까? 까놓고 말해서 당신도 나도 백신 맞았지만 - 세번이나 맞았어요- 우리 다 감염됐잖아요."

피터 두시 기자의 이 질문은 사실 많은 이들이 던지고 있는 질문입니다.

백신 맞았는데, 맞으라고 해서 세 번이나 맞았는데, 근데 돌파감염됐어. 어쩌라는 거야, 라는 정서가 있는 거죠. 특히 미국에서는 워낙 오미크론 감염이 무서운 기세로 진행되다 보니, 그냥 3차 백신 대신 오미크론 걸려도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여기에 베테랑 사키 대변인은 답합니다.

"피터, 이미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다시 한번 이야기할게요. 당신도 나도 백신 다 맞았지만 감염됐죠. 어땠죠? 가볍게 지나갔죠. 백신 안 맞았다면 어땠을까요? 중환자실에 갔을 위험이 17배 높아졌을 거고, 그 보다 더 높은 20배의 위험도로 죽었을 거에요. 다시 말하죠. 대통령은 코로나 대응 정책이 없는 게 아니에요. 바로 이제 정책인거죠."

명쾌한 답변으로 두시 기자는 입을 다물었습니다만, 사실 상황은 암울합니다. 백악관 브리핑룸을 가득 메우고 어떨 때는 두시간 가까이 질문에 답하던 사키 대변인도 알고 있습니다.

■ 파죽지세의 오미크론…상상치 못했던 전파력

확진자 수가 너무 늘어나고 있습니다. 평균치를 내 보더라도 지금 하루 70만 명 씩 감염되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도 감염자가 드물지 않게 발생합니다.

미국에선 이미 6천 만 명 이상이 누적 확진자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보다 많은 수칩니다.

앞으로 2주 동안 더 많아질 거라고 합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천 만 명이 더 감염될 거라는 얘깁니다. 1월 말 쯤에는 미국에서만 7천에서 8천 만 명의 누적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젠 사키 대변인이 지적한 것처럼 백신 이전과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백신이 없을 때 코로나는 역병이었습니다. 걸리면 죽을 확률이 높았습니다. 후유증도 컸습니다. 폐, 심장의 결손은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확진 자체가 무서웠습니다. 그런데 이제 백신으로 사람들의 면역력 자체가 크게 증강됐습니다.

그런데도 왜 입원환자는 늘어나고 있을까요.

오미크론, 약하다면서, 경증이라면서, 백신 맞은 사람들은 괜찮다면서...

피터 두시의 질문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반영합니다. 괜찮다는데 왜 자꾸 입원 환자 수는 늘고 있다는 걸까요. 실제로 입원 환자 수 크게 늘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즈 집계 결과, 현지 시간 지난 9일 입원 환자 수는 14만 2천 388명으로 코로나 발병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월 14일 14만 2천 315명이 입원 환자 최대치 기록이었는데 깨진 겁니다.

그런데 좀 자세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1월 14일 기준,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7일 기준) 24만 명이었습니다. 가장 많이 확진됐을 때도 30만 명이었죠. 지금은 어떤가요?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78만 명입니다. 근래 가장 많이 확진된 수(2주 이내)는 1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역시 산수를 조금 해보면, 평균으로 봐도 확진자 수는 지난해 1월보다 3배가 넘습니다. 그런데 입원 환자 수는 타이 브레이커, 동률을 깬 수준입니다. 미 ICU 병상 의료진들은, 중환자, 특히 ICU에 들어오는 이들은 대부분 백신 맞지 않은 이들, 이라고 강조합니다.

미국, 백신 접종률, 12세 이상으로 봤을 때 아직 72%입니다. (2차 접종 기준)

미 뉴욕타임즈 자체 집계 코로나19 추세. 21.1.10. 기준.미 뉴욕타임즈 자체 집계 코로나19 추세. 21.1.10. 기준.

두 번째 봐야할 것은 입원환자 증가 시기입니다.
지난해 겨울 피크 당시, 여름 델타 변이 대유행 당시를 되짚어봤을 때, 입원 환자 수는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면 2,3일 후 곧바로 반영됐습니다.

확진 →입원→사망으로 이어지는 후행지표로 봤을 때 확진자가 늘어나면 곧바로 입원이 늘어나고, 그로부터 한두달 후에 사망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관찰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오미크론은 좀 다릅니다. 확진자가 폭증하기 시작한 게 12월 중순부터인데, 입원환자로 전이는 2주 가량 공백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해석이 나옵니다. 하나는 오미크론 변이가 상대적으로 경증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겁니다. 경증이어도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 그 중에 누군가는 입원하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경증이기 때문에 모수가 아주 많아야, 입원환자도 늘어난다는 겁니다. 그래서 시차가 생겼다는 거죠.

다른 하나는 연말연시라는 변수입니다. 연말연시 오미크론 감염이 폭증했는데, 이 시기 병원을 가긴 쉽지 않았다는 겁니다. 휴일과 주말, 동부 지역은 폭설까지 겹치면서 병원 치료를 미룬 이들이 적지 않았는데, 이 환자들이 지금 병원에 몰려들면서 입원 환자가 급증했다는 해석입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둘 다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사망자는 어떤가요?

사망자도 늘고 있습니다. 증가폭은 아직까진 관리 가능한 국면으로 보입니다만, 입원 환자가 늘어나 ICU 병상이 부족한 곳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도 시간문제일 겁니다.

백신 맞으라는 말 지겨워?

그럼에도 우리는 수치로도, 현장에서도, 가까이는 주변에서도 목격하고 있습니다. 백신을 맞은 사람과 맞지 않은 사람 간에 격차가 크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인류가 직면한 지긋지긋한 이 전염병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무기가 백신이라는 점도, 매일같이 목격하고 있습니다.

미 백악관에선 일주일에 세 번(요즘은 좀 뜸해졌습니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에서 정례 브리핑을 갖습니다. 우리에게도 유명한 파우치 박사,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로셸 월렌스키 국장이 매일 등장하는 인사입니다.

입이 아플 법도 한데, 이들은 늘 같은 메시지를 냅니다. "백신 맞으세요. 당신 뿐 아니라 당신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섭니다. 백신 맞으세요." 백악관 대변인도, 바이든 대통령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반드시 말합니다. "백신 맞으세요, 지금 당장. 무료입니다, 어디서든 맞을 수 있어요."

결국, 백신 맞아도 돌파 감염 피할 수 없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이제 통제가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다만 많이 아파서 입원하고, 중환자실까지 가야 하는 상황은 아직은 통제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아, 다시 시작으로 돌아가자면, 폭스뉴스는 결국 젠 사키의 답변을 뉴스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백신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고, 백악관의 메시지 전략은 실패했다고 거두절미한 리포트를 내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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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11 19:08:15
    • 수정2022-01-11 19:09:28
    특파원 리포트
폭스뉴스 백악관 출입 피터 두시 기자가 젠 사키 대변인과 ‘백신’ 설전을 벌이고 있다. 현지시간 10일.
"이봐요, 대변인.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의 코로나 대응책이 뭐냐고요?"

"다시 말해야 하나요, 피터? 코로나 검사 수요 따라잡을 수 있게 검사용 키트 공급하고, 추가 접종 확대하고, 의료진 과부하 걸리지 않게 하고 있잖아요."


미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보수 성향의 언론인 폭스 뉴스 출입기자 피터 두시와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이 주인공인데요. 사실 이 그림은 상당히 익숙합니다. 백악관 대변인의 브리핑은 주말, 휴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한시간 반 씩 열리는데, 제일 앞자리에 앉은 두시 기자는 항상 사키 대변인에게 공격적인 질문을 합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당시 CNN 기자가 날카로운 질문을 했던 것과는 좀 다른데요, 두시 기자는 말꼬리를 잡는 질문을 주로 하거나 답이 뻔한 질문을 시간을 잡아먹기 일쑵니다. 그래도 젠 사키 대변인은 폭스 뉴스에게 매번 질문 권한을 주고, 그의 질문에 명쾌하게 답변을 해 입을 막아버리는 때가 대다숩니다.

그런데 오늘 젠 사키 대변인과 피터 두시 기자 간의 설전은 근 열흘 만에 벌어졌습니다.

백악관이 오미크론 창궐 이후 브리핑룸을 제한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초반, 그러니까 백신 공급 전으로 되돌아간 셈입니다. 백악관 소통팀은 12월 말 오미크론 창궐로 하루 백 만 명 씩 신규 확진자가 나오자 브리핑룸에 들어올 수 잇는 기자 수를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폭스뉴스도 자신의 순번에만 참여할 수 있다보니, '간만에 설전'이 벌어진 겁니다.

피터 두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젠 사키 대변인
"솔직히 말해봅시다, 젠. 대통령은 백신 맞으라는 말 밖에 안하잖아요. 지금 대유행은 백신 안맞은 이들의 대유행(pandemic of unvaccinated)이라는 게 말이 됩니까? 까놓고 말해서 당신도 나도 백신 맞았지만 - 세번이나 맞았어요- 우리 다 감염됐잖아요."

피터 두시 기자의 이 질문은 사실 많은 이들이 던지고 있는 질문입니다.

백신 맞았는데, 맞으라고 해서 세 번이나 맞았는데, 근데 돌파감염됐어. 어쩌라는 거야, 라는 정서가 있는 거죠. 특히 미국에서는 워낙 오미크론 감염이 무서운 기세로 진행되다 보니, 그냥 3차 백신 대신 오미크론 걸려도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여기에 베테랑 사키 대변인은 답합니다.

"피터, 이미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다시 한번 이야기할게요. 당신도 나도 백신 다 맞았지만 감염됐죠. 어땠죠? 가볍게 지나갔죠. 백신 안 맞았다면 어땠을까요? 중환자실에 갔을 위험이 17배 높아졌을 거고, 그 보다 더 높은 20배의 위험도로 죽었을 거에요. 다시 말하죠. 대통령은 코로나 대응 정책이 없는 게 아니에요. 바로 이제 정책인거죠."

명쾌한 답변으로 두시 기자는 입을 다물었습니다만, 사실 상황은 암울합니다. 백악관 브리핑룸을 가득 메우고 어떨 때는 두시간 가까이 질문에 답하던 사키 대변인도 알고 있습니다.

■ 파죽지세의 오미크론…상상치 못했던 전파력

확진자 수가 너무 늘어나고 있습니다. 평균치를 내 보더라도 지금 하루 70만 명 씩 감염되고 있습니다. 제 주변에도 감염자가 드물지 않게 발생합니다.

미국에선 이미 6천 만 명 이상이 누적 확진자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인구보다 많은 수칩니다.

앞으로 2주 동안 더 많아질 거라고 합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보면 천 만 명이 더 감염될 거라는 얘깁니다. 1월 말 쯤에는 미국에서만 7천에서 8천 만 명의 누적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젠 사키 대변인이 지적한 것처럼 백신 이전과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백신이 없을 때 코로나는 역병이었습니다. 걸리면 죽을 확률이 높았습니다. 후유증도 컸습니다. 폐, 심장의 결손은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확진 자체가 무서웠습니다. 그런데 이제 백신으로 사람들의 면역력 자체가 크게 증강됐습니다.

그런데도 왜 입원환자는 늘어나고 있을까요.

오미크론, 약하다면서, 경증이라면서, 백신 맞은 사람들은 괜찮다면서...

피터 두시의 질문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반영합니다. 괜찮다는데 왜 자꾸 입원 환자 수는 늘고 있다는 걸까요. 실제로 입원 환자 수 크게 늘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즈 집계 결과, 현지 시간 지난 9일 입원 환자 수는 14만 2천 388명으로 코로나 발병 이후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월 14일 14만 2천 315명이 입원 환자 최대치 기록이었는데 깨진 겁니다.

그런데 좀 자세히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1월 14일 기준,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7일 기준) 24만 명이었습니다. 가장 많이 확진됐을 때도 30만 명이었죠. 지금은 어떤가요?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78만 명입니다. 근래 가장 많이 확진된 수(2주 이내)는 11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역시 산수를 조금 해보면, 평균으로 봐도 확진자 수는 지난해 1월보다 3배가 넘습니다. 그런데 입원 환자 수는 타이 브레이커, 동률을 깬 수준입니다. 미 ICU 병상 의료진들은, 중환자, 특히 ICU에 들어오는 이들은 대부분 백신 맞지 않은 이들, 이라고 강조합니다.

미국, 백신 접종률, 12세 이상으로 봤을 때 아직 72%입니다. (2차 접종 기준)

미 뉴욕타임즈 자체 집계 코로나19 추세. 21.1.10. 기준.
두 번째 봐야할 것은 입원환자 증가 시기입니다.
지난해 겨울 피크 당시, 여름 델타 변이 대유행 당시를 되짚어봤을 때, 입원 환자 수는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면 2,3일 후 곧바로 반영됐습니다.

확진 →입원→사망으로 이어지는 후행지표로 봤을 때 확진자가 늘어나면 곧바로 입원이 늘어나고, 그로부터 한두달 후에 사망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관찰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오미크론은 좀 다릅니다. 확진자가 폭증하기 시작한 게 12월 중순부터인데, 입원환자로 전이는 2주 가량 공백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해석이 나옵니다. 하나는 오미크론 변이가 상대적으로 경증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겁니다. 경증이어도 확진자 수가 폭증하면 그 중에 누군가는 입원하게 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경증이기 때문에 모수가 아주 많아야, 입원환자도 늘어난다는 겁니다. 그래서 시차가 생겼다는 거죠.

다른 하나는 연말연시라는 변수입니다. 연말연시 오미크론 감염이 폭증했는데, 이 시기 병원을 가긴 쉽지 않았다는 겁니다. 휴일과 주말, 동부 지역은 폭설까지 겹치면서 병원 치료를 미룬 이들이 적지 않았는데, 이 환자들이 지금 병원에 몰려들면서 입원 환자가 급증했다는 해석입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둘 다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사망자는 어떤가요?

사망자도 늘고 있습니다. 증가폭은 아직까진 관리 가능한 국면으로 보입니다만, 입원 환자가 늘어나 ICU 병상이 부족한 곳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사망자가 늘어나는 것도 시간문제일 겁니다.

백신 맞으라는 말 지겨워?

그럼에도 우리는 수치로도, 현장에서도, 가까이는 주변에서도 목격하고 있습니다. 백신을 맞은 사람과 맞지 않은 사람 간에 격차가 크다는 사실을요. 그리고 인류가 직면한 지긋지긋한 이 전염병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무기가 백신이라는 점도, 매일같이 목격하고 있습니다.

미 백악관에선 일주일에 세 번(요즘은 좀 뜸해졌습니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에서 정례 브리핑을 갖습니다. 우리에게도 유명한 파우치 박사,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로셸 월렌스키 국장이 매일 등장하는 인사입니다.

입이 아플 법도 한데, 이들은 늘 같은 메시지를 냅니다. "백신 맞으세요. 당신 뿐 아니라 당신 가족들을 구하기 위해섭니다. 백신 맞으세요." 백악관 대변인도, 바이든 대통령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반드시 말합니다. "백신 맞으세요, 지금 당장. 무료입니다, 어디서든 맞을 수 있어요."

결국, 백신 맞아도 돌파 감염 피할 수 없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이제 통제가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다만 많이 아파서 입원하고, 중환자실까지 가야 하는 상황은 아직은 통제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아, 다시 시작으로 돌아가자면, 폭스뉴스는 결국 젠 사키의 답변을 뉴스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백신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고, 백악관의 메시지 전략은 실패했다고 거두절미한 리포트를 내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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