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폭행 혐의’ 정바비 공판…판사 “좋은 곡 많이 만들라”

입력 2022.01.12 (13:27) 수정 2022.01.1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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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2일) 오전 공판기일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부지법에 출석한 가수 정바비오늘(12일) 오전 공판기일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부지법에 출석한 가수 정바비

사귀던 여성을 폭행하고 성관계 영상 등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정바비의 첫 공판이 오늘 열렸습니다.

서울 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성대 부장판사는 오늘(12일) 오전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과 폭행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 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정 씨는 2019년 7월 30일 가수 지망생이던 여성 A 씨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한 혐의를 받습니다. A 씨는 정 씨가 자신을 성폭행하고 불법촬영했다며 피해를 호소하다, 2020년 4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정 씨는 또 다른 여성 B 씨를 폭행하고 불법촬영한 혐의도 받습니다. 검찰은 정 씨가 2020년 7월 25일 B 씨를 폭행하고, 2020년 7월부터 9월 사이에 수차례 불법촬영했다고 공소사실에 적었습니다.

■ '불법촬영' 혐의 부인…"촬영 모두 동의 얻어"

오늘 공판에서 정 씨는 불법촬영 혐의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정 씨 측은 "촬영은 했지만, 모두 (상대방의) 동의를 얻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정 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 가운데 'B 씨의 뺨을 때리고 오른팔을 당기는 등의 일부 폭행에 대해서만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정 씨는 "사전 동의 하에 영상을 찍었다고 했는데, 먼저 제안했나",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원을 떠났습니다.

피고인에게 "좋은 곡 많이 만드시길" 말한 재판부

"재판이 끝났으니까 물어보겠다. 피고인은 작곡자라 했는데 케이팝 작곡가냐, 어떤 작곡가냐"

다음 공판 날짜를 정한 뒤, 재판부는 정 씨에게 위와 같은 다소 황당한 질문을 했습니다.

이에 정 씨는 "대중음악이다, 케이팝은 아니다. 주로 활동은 언더그라운드에서 했다. 케이팝 작업도 일부 하기는 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재판부는 "혹시 우리가 다 아는 곡 중 대표곡이 있냐"라고 물었고, 정 씨는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나도 음악 좋아하는 편인데 그래서 물어봤다"라며 "좋은 곡 많이 만들라"라고 말했습니다.


A 씨 측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에게 "재판부가 성범죄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에게 '좋은 곡 많이 만들라'고 말한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공판에는 A 씨의 유족도 와 있었습니다.

아울러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더라도, 공소 사실과 관계없는 질문을 던진 것은 이례적이고 황당하다"라며,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 씨의 다음 공판은 오는 3월 23일 오후 3시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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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촬영·폭행 혐의’ 정바비 공판…판사 “좋은 곡 많이 만들라”
    • 입력 2022-01-12 13:26:59
    • 수정2022-01-12 14:48:44
    취재K
오늘(12일) 오전 공판기일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부지법에 출석한 가수 정바비
사귀던 여성을 폭행하고 성관계 영상 등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정바비의 첫 공판이 오늘 열렸습니다.

서울 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성대 부장판사는 오늘(12일) 오전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과 폭행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정 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정 씨는 2019년 7월 30일 가수 지망생이던 여성 A 씨의 신체를 동의 없이 촬영한 혐의를 받습니다. A 씨는 정 씨가 자신을 성폭행하고 불법촬영했다며 피해를 호소하다, 2020년 4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정 씨는 또 다른 여성 B 씨를 폭행하고 불법촬영한 혐의도 받습니다. 검찰은 정 씨가 2020년 7월 25일 B 씨를 폭행하고, 2020년 7월부터 9월 사이에 수차례 불법촬영했다고 공소사실에 적었습니다.

■ '불법촬영' 혐의 부인…"촬영 모두 동의 얻어"

오늘 공판에서 정 씨는 불법촬영 혐의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정 씨 측은 "촬영은 했지만, 모두 (상대방의) 동의를 얻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정 씨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 가운데 'B 씨의 뺨을 때리고 오른팔을 당기는 등의 일부 폭행에 대해서만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정 씨는 "사전 동의 하에 영상을 찍었다고 했는데, 먼저 제안했나",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법원을 떠났습니다.

피고인에게 "좋은 곡 많이 만드시길" 말한 재판부

"재판이 끝났으니까 물어보겠다. 피고인은 작곡자라 했는데 케이팝 작곡가냐, 어떤 작곡가냐"

다음 공판 날짜를 정한 뒤, 재판부는 정 씨에게 위와 같은 다소 황당한 질문을 했습니다.

이에 정 씨는 "대중음악이다, 케이팝은 아니다. 주로 활동은 언더그라운드에서 했다. 케이팝 작업도 일부 하기는 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재판부는 "혹시 우리가 다 아는 곡 중 대표곡이 있냐"라고 물었고, 정 씨는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나도 음악 좋아하는 편인데 그래서 물어봤다"라며 "좋은 곡 많이 만들라"라고 말했습니다.


A 씨 측 변호인은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에게 "재판부가 성범죄로 재판을 받는 피고인에게 '좋은 곡 많이 만들라'고 말한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공판에는 A 씨의 유족도 와 있었습니다.

아울러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더라도, 공소 사실과 관계없는 질문을 던진 것은 이례적이고 황당하다"라며, 공정한 재판이 이뤄질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정 씨의 다음 공판은 오는 3월 23일 오후 3시에 진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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