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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中 ‘셋째 낳으면 천 7백만 원’…“돈 퍼주기로 해결 안돼”
입력 2022.01.12 (16:11) 특파원 리포트

14억 1,177만 8,724명

중국 국가통계국이 2021년 5월 초 발표한 7차 인구 센서스 조사 결과, 즉 중국의 공식 인구 수입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지만 태어나는 아이들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셋째 낳으면 9만 위안(천 7백만 원)" 지급, 출산휴가 1년… 주가는 '하락'

중국 대북농산업  (출처: 바이두)중국 대북농산업 (출처: 바이두)

중국 대표 농목축업 회사 가운데 한 곳인 대북농산업(大北農産業)이 '출산 장려 인센티브'를 내놓았습니다.

대북농은 사료·양돈·작물 등 농목축업 회사로 직원 2만 명에 생산기지 220여 곳, 300여 개 자회사가 있는 농목축업 상장 회사 가운데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회사는 2022년 1월 1일부터 직원 가운데 첫째 아이들 낳으면 3만 위안(약 570만 원), 둘째 아이는 6만 위안, 셋째 아이는 9만 위안(약 1,700만 원)의 지원금을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원금 뿐만 아니라 출산휴가도 셋째를 낳으면 최장 1년 동안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남성직원들도 출산휴가 9일을 받을 수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국가 정책에 부응해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높여 함께 잘 살아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첫째  3만 위안, 둘째 6만 위안, 셋째 9만 위안을 지급   (출처: 신경보)첫째 3만 위안, 둘째 6만 위안, 셋째 9만 위안을 지급 (출처: 신경보)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 이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 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일부 중국 매체는 "대북농의 출산 장려 정책은 여성들의 출산휴가 등으로 당장은 가치창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반드시 손실이라고 할 수 없다"며 긍정적으로 논평했습니다.

"기업 관리가 더 인간적이고 여성 권익이 더 보호되며 직원들의 소속감이 더 강해져 기업 경쟁력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며 "더 많은 기업이 따라올 수 있는 모범적인 선도효과도 있을 것이다" 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이같은 출산 장려 인센티브로 회사 생산 제품의 원가가 증가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대북농이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 11일 증시에서 주가가 3.67% 하락했습니다.

대북농의 지난해 1~3분기까지 순이익은 1억 천만 위안(약 209억원 )으로 전년 동기대비 92.76% 하락했습니다.

이번 출산장려 정책에 따라 직원 1명이 자녀 1명을 낳아 3만 위안의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면 인센티브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2021년 1~3분기 이익의 5배인 약 5억 8천만 위안(약 1,100억 원)을 지출해야 합니다.


■"돈 찍어 출산을 높이자"

중국 둥우증권의 수석 경제학자인 런저핑(任泽平)은 최근 발표한 인구 정책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건의했습니다.

"중앙은행이 2조 위안(약 380조 원)을 더 찍어 빠른 시일 안에 출산기금을 조성해 10년안에 5천만 명의 아이를 더 낳아 노령화 문제를 해결하자"

"1990년대와 2000년대 출생한 사람들은 아이를 낳으려고 하지 않으니 1975년에서 1985년생들이 아직 낳을 수 있을 때 출산 장려기금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또 중국 내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시트립(携程) 그룹의 공동 창업자이자 이사국 의장인 량젠장(梁建章)은 1월 10일 "5억 위안을 투입해 현금 지급과 세제 혜택, 주택구입비 보조, 어린이집 증설 등 출산 촉진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이를 낳는데 돈이 필요하니 돈을 더 들여야한다는 것입니다.


낮아지는 출생률에 중국 지방정부 너도 나도 출산 인센티브

지난해 5월 7차 인구 센서스 조사결과 발표 이후 중국은 세자녀 정책을 허용했습니다.

1978년 한자녀 정책이 지난 2016년 두자녀 정책으로 바뀐뒤 5년 만에 인구 정책이 다시 바뀐 것입니다.

지난해 중국의 출생률은 (인구 천명당 신생아 수)는 8.25명으로 사상 처음 10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러다 보니 중국 지방 정부 역시 앞다퉈 출산 장려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장시와 칭하이, 허난, 저장, 허베이의 출산한 여성은 상황에 따라 최대 188일의 출산휴가를 받게 되며, 산시성에서도 세 자녀를 출산한 여성은 기존보다 반년 더 많은 최장 1년 가까이 출산휴가를 받게 됩니다.

인구 백만여 명의 쓰촨성 판즈화시는 만 3살 미만의 둘째·셋째 가정에 매달 500 위안의 수당을 지급하겠다며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육아수당 지급 도시가 되기도 했습니다.

중국 7차 인구 센서스 조사 결과 발표. 2021년 5월  (출처: 바이두)중국 7차 인구 센서스 조사 결과 발표. 2021년 5월 (출처: 바이두)

■ "돈 퍼주기와 출산 관련 없어"

이같은 출산 장려 방안들이 잇따르자 중국 내에서는 찬반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실제로 육아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 아이을 낳지 않거나 적게 낳으려는 사람들에게는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층이 출산을 꺼리는 것이 단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과 '비용', '스트레스' 문제라며 '돈 퍼주기' 출산장려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 역시 적지 않습니다.

더욱이 돈을 마구 찍어내면 '인플레이션' 우려도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 교통은행 국제부문 이사장인 홍하오 수석연구원은 "돈을 찍어내는 것과 출생률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예를 보자면 1990년 거품 경제가 붕괴된 후 지금까지 돈을 찍어냈지만 돈을 찍을수록 출생률은 더 떨어졌다" 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후광웨이(胡光偉) 쓰촨(四川) 사회과학원 교수 역시 "아이를 낳는 일은 정부가 크게 관여할 필요가 없다"며 "'아이를 낳느냐 낳지 않느냐'.'몇 명을 낳느냐'는 부모의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출생률 하락이 노동력 감소로 이어져 경제 성장에 발목을 잡히지 않을 지 바짝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업과 출산, 육아가 온전히 여성들의 몫이고, 권위주의, 남아선호 사상이 여전한 중국.

중국 여성과 페니미즘에 관한 책을 쓴 레타 홍 핀처는 올해 초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가부장제는 중국 권위주의 체제의 핵심이고, 중국 정부는 여성들이 일찍 결혼해 애기를 낳고 잘 교육시키기를 기대하고 있다" 라고 말했습니다.
  • [특파원 리포트] 中 ‘셋째 낳으면 천 7백만 원’…“돈 퍼주기로 해결 안돼”
    • 입력 2022-01-12 16:11:00
    특파원 리포트

14억 1,177만 8,724명

중국 국가통계국이 2021년 5월 초 발표한 7차 인구 센서스 조사 결과, 즉 중국의 공식 인구 수입니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지만 태어나는 아이들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셋째 낳으면 9만 위안(천 7백만 원)" 지급, 출산휴가 1년… 주가는 '하락'

중국 대북농산업  (출처: 바이두)중국 대북농산업 (출처: 바이두)

중국 대표 농목축업 회사 가운데 한 곳인 대북농산업(大北農産業)이 '출산 장려 인센티브'를 내놓았습니다.

대북농은 사료·양돈·작물 등 농목축업 회사로 직원 2만 명에 생산기지 220여 곳, 300여 개 자회사가 있는 농목축업 상장 회사 가운데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회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회사는 2022년 1월 1일부터 직원 가운데 첫째 아이들 낳으면 3만 위안(약 570만 원), 둘째 아이는 6만 위안, 셋째 아이는 9만 위안(약 1,700만 원)의 지원금을 주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원금 뿐만 아니라 출산휴가도 셋째를 낳으면 최장 1년 동안 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남성직원들도 출산휴가 9일을 받을 수 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국가 정책에 부응해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직원들의 복리후생을 높여 함께 잘 살아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첫째  3만 위안, 둘째 6만 위안, 셋째 9만 위안을 지급   (출처: 신경보)첫째 3만 위안, 둘째 6만 위안, 셋째 9만 위안을 지급 (출처: 신경보)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 이 회사에 들어가고 싶다' 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일부 중국 매체는 "대북농의 출산 장려 정책은 여성들의 출산휴가 등으로 당장은 가치창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반드시 손실이라고 할 수 없다"며 긍정적으로 논평했습니다.

"기업 관리가 더 인간적이고 여성 권익이 더 보호되며 직원들의 소속감이 더 강해져 기업 경쟁력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며 "더 많은 기업이 따라올 수 있는 모범적인 선도효과도 있을 것이다" 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이같은 출산 장려 인센티브로 회사 생산 제품의 원가가 증가될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대북농이 계획을 발표한 이후 지난 11일 증시에서 주가가 3.67% 하락했습니다.

대북농의 지난해 1~3분기까지 순이익은 1억 천만 위안(약 209억원 )으로 전년 동기대비 92.76% 하락했습니다.

이번 출산장려 정책에 따라 직원 1명이 자녀 1명을 낳아 3만 위안의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면 인센티브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2021년 1~3분기 이익의 5배인 약 5억 8천만 위안(약 1,100억 원)을 지출해야 합니다.


■"돈 찍어 출산을 높이자"

중국 둥우증권의 수석 경제학자인 런저핑(任泽平)은 최근 발표한 인구 정책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건의했습니다.

"중앙은행이 2조 위안(약 380조 원)을 더 찍어 빠른 시일 안에 출산기금을 조성해 10년안에 5천만 명의 아이를 더 낳아 노령화 문제를 해결하자"

"1990년대와 2000년대 출생한 사람들은 아이를 낳으려고 하지 않으니 1975년에서 1985년생들이 아직 낳을 수 있을 때 출산 장려기금 조성을 서둘러야 한다"

또 중국 내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시트립(携程) 그룹의 공동 창업자이자 이사국 의장인 량젠장(梁建章)은 1월 10일 "5억 위안을 투입해 현금 지급과 세제 혜택, 주택구입비 보조, 어린이집 증설 등 출산 촉진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이를 낳는데 돈이 필요하니 돈을 더 들여야한다는 것입니다.


낮아지는 출생률에 중국 지방정부 너도 나도 출산 인센티브

지난해 5월 7차 인구 센서스 조사결과 발표 이후 중국은 세자녀 정책을 허용했습니다.

1978년 한자녀 정책이 지난 2016년 두자녀 정책으로 바뀐뒤 5년 만에 인구 정책이 다시 바뀐 것입니다.

지난해 중국의 출생률은 (인구 천명당 신생아 수)는 8.25명으로 사상 처음 10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이러다 보니 중국 지방 정부 역시 앞다퉈 출산 장려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장시와 칭하이, 허난, 저장, 허베이의 출산한 여성은 상황에 따라 최대 188일의 출산휴가를 받게 되며, 산시성에서도 세 자녀를 출산한 여성은 기존보다 반년 더 많은 최장 1년 가까이 출산휴가를 받게 됩니다.

인구 백만여 명의 쓰촨성 판즈화시는 만 3살 미만의 둘째·셋째 가정에 매달 500 위안의 수당을 지급하겠다며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육아수당 지급 도시가 되기도 했습니다.

중국 7차 인구 센서스 조사 결과 발표. 2021년 5월  (출처: 바이두)중국 7차 인구 센서스 조사 결과 발표. 2021년 5월 (출처: 바이두)

■ "돈 퍼주기와 출산 관련 없어"

이같은 출산 장려 방안들이 잇따르자 중국 내에서는 찬반 논쟁이 일고 있습니다.

실제로 육아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 아이을 낳지 않거나 적게 낳으려는 사람들에게는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 층이 출산을 꺼리는 것이 단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과 '비용', '스트레스' 문제라며 '돈 퍼주기' 출산장려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 역시 적지 않습니다.

더욱이 돈을 마구 찍어내면 '인플레이션' 우려도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중국 교통은행 국제부문 이사장인 홍하오 수석연구원은 "돈을 찍어내는 것과 출생률과는 관계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의 예를 보자면 1990년 거품 경제가 붕괴된 후 지금까지 돈을 찍어냈지만 돈을 찍을수록 출생률은 더 떨어졌다" 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후광웨이(胡光偉) 쓰촨(四川) 사회과학원 교수 역시 "아이를 낳는 일은 정부가 크게 관여할 필요가 없다"며 "'아이를 낳느냐 낳지 않느냐'.'몇 명을 낳느냐'는 부모의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출생률 하락이 노동력 감소로 이어져 경제 성장에 발목을 잡히지 않을 지 바짝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취업과 출산, 육아가 온전히 여성들의 몫이고, 권위주의, 남아선호 사상이 여전한 중국.

중국 여성과 페니미즘에 관한 책을 쓴 레타 홍 핀처는 올해 초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가부장제는 중국 권위주의 체제의 핵심이고, 중국 정부는 여성들이 일찍 결혼해 애기를 낳고 잘 교육시키기를 기대하고 있다" 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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