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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팀장] 휘발유 뿌렸지만, 방화 목적은 없었다?…60대 남성 ‘방화예비’ 무죄
입력 2022.01.12 (19:19) 수정 2022.01.12 (20:16) 뉴스7(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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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사고의 뒷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보는 사건팀장 시간입니다.

성용희 사건팀장, 오늘은 어떤 사건입니까?

[기자]

갈등을 빚던 이웃 주민 집에 침입해 불을 지르겠다며 휘발유를 뿌리고 협박한 60대 남성이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현주 건조물 방화 예비, 그러니까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는 건조물에 불을 지르려고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법정에서는 돌연 겁만 주려고 했고 불을 지르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은 두 차례나 이웃집에 휘발유 통을 들고 침입해 불을 지르려고 한 남성과 이 남성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앵커]

도대체 어떤 갈등이 있었길래 이웃집에 휘발유까지 뿌렸던 건지, 먼저 당시 상황부터 이야기해 볼까요?

[기자]

네, 지난해 7월 금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61살 A 씨는 아침 6시쯤 이웃 주민인 60대 B 씨의 집에 휘발유 1.5리터가량이 들어있는 플라스틱 통을 들고 찾아갔습니다.

앞서 마을에서 공동으로 구매한 소금을 누군가 임의로 찾아간 일이 있었는데요.

이 문제로 마을 이장인 B 씨와 갈등을 빚던 중 A 씨가 오해를 풀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B 씨가 일방적으로 통화를 끊자 격분해 집을 찾아간 겁니다.

[앵커]

이른 아침 시간이었는데, B 씨나 B 씨 가족들이 크게 당황했을 것 같아요.

[기자]

네, A 씨가 집을 찾아갔을 때 B 씨는 밭일을 하러 나가 있었고 집 안에는 B 씨의 부인만 있었습니다.

A 씨가 다짜고짜 집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자 B 씨 부인이 막아섰는데요.

A 씨는 이 여성을 밀쳐 넘어뜨린 뒤 발로 밟는 등 폭행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고, "다 죽인다, 불을 지르겠다"고 소리를 지르며 거실 바닥을 비롯해 소파와 옷가지, TV 등에 가져 온 휘발유를 뿌렸습니다.

[앵커]

앞서 이 남성에게 적용된 혐의가 현주 건조물 방화 예비라고 했던 걸 보면 실제로 불을 지르진 못한 거죠?

[기자]

네, A 씨는 휘발유를 뿌린 뒤에 소지하고 있던 라이터를 찾는 행동을 하며 난동을 피웠는데요.

B 씨 부인이 일단 나가서 이야기해 보자고 하며 제지했고 함께 집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다가 20분쯤 뒤 마침 밭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B 씨를 발견하고는 재차 집으로 따라 들어갔고요.

남은 휘발유를 가스레인지에 뿌리고 레버를 돌려 불을 지르려고 했다가 소란을 듣고 온 이웃 주민들에 의해 제지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결국 현주 건조물 방화 예비와 주거침입,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앵커]

재판에 넘겨진 남성, 휘발유를 뿌린 게 겁만 주려고 했다고 주장을 했다는 거죠?

[기자]

네, A 씨의 주장은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 방화 시도 혐의에 대해서는 겁을 주려고 휘발유 통을 들고 집에 찾아갔을 뿐 불을 지를 목적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두 번째 방화 시도에 대해서는 가스레인지에 휘발유를 뿌리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불을 지를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A 씨의 주장을 살핀 1심 법원, 실제 불을 지피려고 했는지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방화 예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또 폭행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공소를 기각했고요,

주거침입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앵커]

불을 지르겠다고 말도 하고, 실제로 휘발유까지 집 안에 뿌렸는데 방화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런 판단이잖아요?

자세히 이유를 살펴볼까요?

[기자]

네, 재판부는 A 씨가 휘발유 통을 들고 60m가 떨어진 피해자 집을 찾아가 불을 지르겠다고 말하면서 휘발유를 뿌린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몸에서 라이터를 찾는 행동을 하고 난동을 피웠을 뿐 라이터의 불을 켜지는 않았고, 당시 라이터가 있었는지도 피해자들이 정확히 눈으로 보지 못했던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또 A 씨가 진정으로 불을 지를 생각이었다면 피해자들이 제지하더라도 라이터나 가스레인지로 얼마든지 불을 붙일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가스레인지에 휘발유를 뿌린 2차 범행에 대해서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촬영한 영상에 "가스레인지 주변에는 휘발유를 뿌리지 않았다"고 말하는 경찰관의 음성이 녹음된 점,

가스레인지 중간밸브가 잠겨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역시 방화할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앵커]

그래서 이 남성에 대한 처벌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앞서 재판부가 주거침입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고 말씀드렸는데,

다른 범죄로 집행유예 기간이었던 점을 고려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나 동기가 매우 불량하다면서도 A 씨가 피해자들이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어 마을을 떠나겠다고 약속한 점,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는데요.

아직 검찰과 A 씨 모두 항소장을 제출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불을 지르겠다며 휘발유를 뿌렸지만 방화를 시도한 혐의는 인정되지 않은 이 사건, 결론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 [사건팀장] 휘발유 뿌렸지만, 방화 목적은 없었다?…60대 남성 ‘방화예비’ 무죄
    • 입력 2022-01-12 19:19:12
    • 수정2022-01-12 20:16:13
    뉴스7(대전)
[앵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사고의 뒷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보는 사건팀장 시간입니다.

성용희 사건팀장, 오늘은 어떤 사건입니까?

[기자]

갈등을 빚던 이웃 주민 집에 침입해 불을 지르겠다며 휘발유를 뿌리고 협박한 60대 남성이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현주 건조물 방화 예비, 그러니까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는 건조물에 불을 지르려고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법정에서는 돌연 겁만 주려고 했고 불을 지르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은 두 차례나 이웃집에 휘발유 통을 들고 침입해 불을 지르려고 한 남성과 이 남성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앵커]

도대체 어떤 갈등이 있었길래 이웃집에 휘발유까지 뿌렸던 건지, 먼저 당시 상황부터 이야기해 볼까요?

[기자]

네, 지난해 7월 금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61살 A 씨는 아침 6시쯤 이웃 주민인 60대 B 씨의 집에 휘발유 1.5리터가량이 들어있는 플라스틱 통을 들고 찾아갔습니다.

앞서 마을에서 공동으로 구매한 소금을 누군가 임의로 찾아간 일이 있었는데요.

이 문제로 마을 이장인 B 씨와 갈등을 빚던 중 A 씨가 오해를 풀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B 씨가 일방적으로 통화를 끊자 격분해 집을 찾아간 겁니다.

[앵커]

이른 아침 시간이었는데, B 씨나 B 씨 가족들이 크게 당황했을 것 같아요.

[기자]

네, A 씨가 집을 찾아갔을 때 B 씨는 밭일을 하러 나가 있었고 집 안에는 B 씨의 부인만 있었습니다.

A 씨가 다짜고짜 집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자 B 씨 부인이 막아섰는데요.

A 씨는 이 여성을 밀쳐 넘어뜨린 뒤 발로 밟는 등 폭행하고 집 안으로 들어갔고, "다 죽인다, 불을 지르겠다"고 소리를 지르며 거실 바닥을 비롯해 소파와 옷가지, TV 등에 가져 온 휘발유를 뿌렸습니다.

[앵커]

앞서 이 남성에게 적용된 혐의가 현주 건조물 방화 예비라고 했던 걸 보면 실제로 불을 지르진 못한 거죠?

[기자]

네, A 씨는 휘발유를 뿌린 뒤에 소지하고 있던 라이터를 찾는 행동을 하며 난동을 피웠는데요.

B 씨 부인이 일단 나가서 이야기해 보자고 하며 제지했고 함께 집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러다가 20분쯤 뒤 마침 밭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B 씨를 발견하고는 재차 집으로 따라 들어갔고요.

남은 휘발유를 가스레인지에 뿌리고 레버를 돌려 불을 지르려고 했다가 소란을 듣고 온 이웃 주민들에 의해 제지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결국 현주 건조물 방화 예비와 주거침입,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앵커]

재판에 넘겨진 남성, 휘발유를 뿌린 게 겁만 주려고 했다고 주장을 했다는 거죠?

[기자]

네, A 씨의 주장은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 방화 시도 혐의에 대해서는 겁을 주려고 휘발유 통을 들고 집에 찾아갔을 뿐 불을 지를 목적은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두 번째 방화 시도에 대해서는 가스레인지에 휘발유를 뿌리지 않았고 마찬가지로 불을 지를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A 씨의 주장을 살핀 1심 법원, 실제 불을 지피려고 했는지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방화 예비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또 폭행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공소를 기각했고요,

주거침입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앵커]

불을 지르겠다고 말도 하고, 실제로 휘발유까지 집 안에 뿌렸는데 방화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런 판단이잖아요?

자세히 이유를 살펴볼까요?

[기자]

네, 재판부는 A 씨가 휘발유 통을 들고 60m가 떨어진 피해자 집을 찾아가 불을 지르겠다고 말하면서 휘발유를 뿌린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몸에서 라이터를 찾는 행동을 하고 난동을 피웠을 뿐 라이터의 불을 켜지는 않았고, 당시 라이터가 있었는지도 피해자들이 정확히 눈으로 보지 못했던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또 A 씨가 진정으로 불을 지를 생각이었다면 피해자들이 제지하더라도 라이터나 가스레인지로 얼마든지 불을 붙일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가스레인지에 휘발유를 뿌린 2차 범행에 대해서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촬영한 영상에 "가스레인지 주변에는 휘발유를 뿌리지 않았다"고 말하는 경찰관의 음성이 녹음된 점,

가스레인지 중간밸브가 잠겨 있었던 점 등을 근거로 역시 방화할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앵커]

그래서 이 남성에 대한 처벌은 어떻게 나왔습니까?

[기자]

네, 앞서 재판부가 주거침입 혐의만 유죄로 인정했다고 말씀드렸는데,

다른 범죄로 집행유예 기간이었던 점을 고려해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나 동기가 매우 불량하다면서도 A 씨가 피해자들이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어 마을을 떠나겠다고 약속한 점,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는데요.

아직 검찰과 A 씨 모두 항소장을 제출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불을 지르겠다며 휘발유를 뿌렸지만 방화를 시도한 혐의는 인정되지 않은 이 사건, 결론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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