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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 ‘신재생에너지’…한계와 가능성은?
입력 2022.01.12 (21:34) 수정 2022.01.12 (22:11)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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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탄소 순 배출량 '0'으로 가겠다는 '탄소중립'.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이 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비용, 저항,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KBS는 탄소중립 성공을 위해 직면한 문제와 해법을 연속 기획보도합니다.

오늘(12일)은 첫 순서로 탄소중립의 핵심, 신재생에너지를 집중 해부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1년 처음 재생에너지가 도입돼 현재 발전 비중이 6.2% 수준입니다.

앞으로 8년 동안 지난 20년간 세운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의 4배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부지 면적만 대전광역시 크기입니다.

시간도 빠듯한데, 비싸다, 비효율적이다…. 부정적인 꼬리표는 물론이고, 주민 반발까지 이어지면서 사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먼저, 박영민 기자가 그 실태를 보도합니다.

[리포트]

산을 깎고, 작물 대신 태양광이 논밭을 뒤덮었습니다.

["반대한다! 반대한다!"]

친환경 재생에너지가 오히려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곳곳에서 반발이 이어지자,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절반 넘는 곳이 재생에너지 단지 규제에 나섰습니다.

'물 위'에도 짓고 있습니다.

설치가 간단하고 육상보다 발전 효율이 높아, 합천댐 등 전국 5개 댐과 공유수면에 건설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상 태양광발전소도 반발에 부딪힌 곳이 많습니다.

이곳에는 3MW 규모의 수상 태양광 시설이 들어설 예정인데요.

하지만 이번에는 식수원 수질 오염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정부가 조사까지 해 수질오염은 없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종은/경북 군위군 화산마을 이장 : "관리 차원에서 청소라도 (하면)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죠. 그렇다면 당연히 수질은 오염되게 돼 있다…."]

해상 풍력발전은 법정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윤성/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 :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 너무 개발 과정에서 보면 뒤에 있습니다. 때문에 주민들이 처음 이야기를 들으셨을 때 모든 것들이 다 정해져 있다는 얘기를 들으시다 보니까 아무래도 반발이 생기실 수밖에 없고…."]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늘려야 하는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추진 중입니다.

주민 참여 없이 정부가 주도하는 기존 방식은 갈 길 바쁜 탄소 중립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김준우/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최창준 노경일

■ 바람이 밝히는 마을 펠트하임…독일 재생에너지 20년 사이 7배

[앵커]

그럼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요?

1990년 대부터 도입해 지금은 전체 전력의 40%를 신재생에너지로 쓰고 있는 에너지 선진국 독일에서 그 해답을 찾아봅니다.

베를린, 김귀수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베를린에서 90km 정도 떨어진 펠트하임.

35가구 130여 명이 사는 작은 마을입니다.

농업과 축산업이 주요 산업, 하지만 이 마을엔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이 마을을 움직이는 건 바람, 100% 재생에너지 마을입니다.

27년 전 처음으로 들어선 풍력 발전기, 이젠 55개가 됐습니다.

생산되는 전기는 연간 2억 5천만 킬로와트시.

이 중 100만 킬로와트시만 마을에서 사용하고, 나머지는 다른 지역에 판매됩니다.

[캐슬린 톰슨/마을 가이드 : "마을 주민들은 전기요금도 독일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1/3 정도 덜 부담합니다."]

마을의 에너지원을 만드는 또 다른 곳, 바이오가스 공장입니다.

축사에서 나온 분뇨에서 바이오가스를 추출해 마을의 난방 연료로 사용합니다.

마을 옆엔 솔라파크라는 거대한 태양광 발전소도 있습니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는 전량 외부에 판매됩니다.

마을 입구에 붙어 있는 글귀, '기후 보호 없이 자연 보호도 없다.'

펠트하임 주민들은 재생 에너지를 선택한 이유를 안전한 데다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독일의 전체 발전량 가운데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45.4%.

20년 전 6.3%보다 7.2배 증가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 아래 전국 99개의 협동조합이 재생에너지 확대를 이끌고 있습니다.

[안드레아스 빅/독일 에너지협동조합 협회 : "지역민들을 참여시킬 방법과 수단을 찾아야 합니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독일은 다음 세대에 환경에 대한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 현 세대가 바로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최민영

■ 재생에너지, 한계와 가능성은?

[앵커]

그럼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늘릴 수 있을지 기후위기대응팀 이호준 기자와 고민해 보겠습니다.

이 기자, 앞서 독일식 협동조합을 봤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요?

[기자]

말씀하신 태양광 협동조합은 이미 국내에도 있습니다.

다만, 땅 대신 주로 옥상, 주차장 등 소규모 시설이 대부분입니다.

전국에 있는 주민 협동조합은 100여 곳 정도인데요.

연간 전력 생산량이 다 합쳐야 22.9GWh 정도입니다.

앞서 소개한 독일 마을 한 곳의 1/11 수준입니다.

아주 적죠.

수익성도 문제입니다.

경남 합천에 있는 협동조합의 경우, 조합원당 수입금이 1년에 20만 원 정도입니다.

더 살펴보면, 투자금의 95% 이상은 나랏돈입니다.

초기 투자금을 주민들이 부담하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농촌에서는 당장 자기 돈이 들어갈 경우는 조합 결성에 거부감이 크거든요.

[앵커]

조합에 출자한 돈을 어느 세월에 돌려받겠냐?

결국 이런 이유일텐데, 방법이 없을까요?

[기자]

독일 역시 초기 비슷한 문제를 겪었습니다.

독일은 2000년대 초부터 태양광 시설을 건설하면 정부가 20년간 전기를 '고정가'로 사줬습니다.

당시 석탄으로 만든 전기보다 4배 이상 비쌌거든요.

그러니까 정부가 초기에 일정 수익을 보장해주고 감수한 겁니다.

[앵커]

꽤 파격적인 결정인데, 그렇게 되면 전기요금 올라가는 거 아닌가요?

[기자]

사실 독일 전기료는 유럽에서 가장 비쌉니다.

EU 평균보다 비싸고, 우리나라보다도 2.5배 비쌉니다.

재생에너지 늘리려면 한국도 요금 인상은 불가피합니다.

다만, 독일만큼은 아닐 거로 분석됩니다.

일단 태양광 패널값이 9%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고정가와 경쟁 입찰을 함께 도입하고 있습니다.

경쟁 입찰을 채택한 영국은 전기료 많이 안 올리고도 재생에너지를 크게 끌어 올렸습니다.

[앵커]

요금이 오르면 소비자 불만은 커질텐데, 인상을 최소화하면서 재생에너지를 빨리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기자]

정부로서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발등에 떨어진 불입니다.

그런데 사실, 발전 시설을 지을 때 뭐가 가장 싼 지를 보면, 미국, 유럽, 중국 모두 재생에너지가 가장 쌉니다.

유독 우리만 태양광이 석탄, 원자력보다 비싼데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우선 우리는 태양광 수명을 20년으로 잡고 있는데, 독일은 25년, 미국도 30년입니다.

발전 가능 기간을 짧게 잡아놔서 비싸지는 건데요.

여기에 인허가 같은 간접비도 독일의 3배입니다.

이런 불합리한 틀부터 바꾸는 게 시급합니다.

[앵커]

이 기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김지혜
  • 갈 길 바쁜 ‘신재생에너지’…한계와 가능성은?
    • 입력 2022-01-12 21:34:46
    • 수정2022-01-12 22:11:29
    뉴스 9
[앵커]

탄소 순 배출량 '0'으로 가겠다는 '탄소중립'.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이 목표를 달성해야 합니다.

하지만 비용, 저항,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KBS는 탄소중립 성공을 위해 직면한 문제와 해법을 연속 기획보도합니다.

오늘(12일)은 첫 순서로 탄소중립의 핵심, 신재생에너지를 집중 해부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1년 처음 재생에너지가 도입돼 현재 발전 비중이 6.2% 수준입니다.

앞으로 8년 동안 지난 20년간 세운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의 4배를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부지 면적만 대전광역시 크기입니다.

시간도 빠듯한데, 비싸다, 비효율적이다…. 부정적인 꼬리표는 물론이고, 주민 반발까지 이어지면서 사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먼저, 박영민 기자가 그 실태를 보도합니다.

[리포트]

산을 깎고, 작물 대신 태양광이 논밭을 뒤덮었습니다.

["반대한다! 반대한다!"]

친환경 재생에너지가 오히려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곳곳에서 반발이 이어지자,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절반 넘는 곳이 재생에너지 단지 규제에 나섰습니다.

'물 위'에도 짓고 있습니다.

설치가 간단하고 육상보다 발전 효율이 높아, 합천댐 등 전국 5개 댐과 공유수면에 건설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상 태양광발전소도 반발에 부딪힌 곳이 많습니다.

이곳에는 3MW 규모의 수상 태양광 시설이 들어설 예정인데요.

하지만 이번에는 식수원 수질 오염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정부가 조사까지 해 수질오염은 없다고 밝혔지만, 주민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종은/경북 군위군 화산마을 이장 : "관리 차원에서 청소라도 (하면)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되죠. 그렇다면 당연히 수질은 오염되게 돼 있다…."]

해상 풍력발전은 법정 공방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윤성/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 :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이 너무 개발 과정에서 보면 뒤에 있습니다. 때문에 주민들이 처음 이야기를 들으셨을 때 모든 것들이 다 정해져 있다는 얘기를 들으시다 보니까 아무래도 반발이 생기실 수밖에 없고…."]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늘려야 하는 정부는 법 개정을 통해 대대적인 규제 완화를 추진 중입니다.

주민 참여 없이 정부가 주도하는 기존 방식은 갈 길 바쁜 탄소 중립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 김준우/영상편집:이진이/그래픽:최창준 노경일

■ 바람이 밝히는 마을 펠트하임…독일 재생에너지 20년 사이 7배

[앵커]

그럼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요?

1990년 대부터 도입해 지금은 전체 전력의 40%를 신재생에너지로 쓰고 있는 에너지 선진국 독일에서 그 해답을 찾아봅니다.

베를린, 김귀수 특파원이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베를린에서 90km 정도 떨어진 펠트하임.

35가구 130여 명이 사는 작은 마을입니다.

농업과 축산업이 주요 산업, 하지만 이 마을엔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이 마을을 움직이는 건 바람, 100% 재생에너지 마을입니다.

27년 전 처음으로 들어선 풍력 발전기, 이젠 55개가 됐습니다.

생산되는 전기는 연간 2억 5천만 킬로와트시.

이 중 100만 킬로와트시만 마을에서 사용하고, 나머지는 다른 지역에 판매됩니다.

[캐슬린 톰슨/마을 가이드 : "마을 주민들은 전기요금도 독일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1/3 정도 덜 부담합니다."]

마을의 에너지원을 만드는 또 다른 곳, 바이오가스 공장입니다.

축사에서 나온 분뇨에서 바이오가스를 추출해 마을의 난방 연료로 사용합니다.

마을 옆엔 솔라파크라는 거대한 태양광 발전소도 있습니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는 전량 외부에 판매됩니다.

마을 입구에 붙어 있는 글귀, '기후 보호 없이 자연 보호도 없다.'

펠트하임 주민들은 재생 에너지를 선택한 이유를 안전한 데다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2020년 기준 독일의 전체 발전량 가운데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45.4%.

20년 전 6.3%보다 7.2배 증가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후원 아래 전국 99개의 협동조합이 재생에너지 확대를 이끌고 있습니다.

[안드레아스 빅/독일 에너지협동조합 협회 : "지역민들을 참여시킬 방법과 수단을 찾아야 합니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독일은 다음 세대에 환경에 대한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 현 세대가 바로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김귀수입니다.

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최민영

■ 재생에너지, 한계와 가능성은?

[앵커]

그럼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늘릴 수 있을지 기후위기대응팀 이호준 기자와 고민해 보겠습니다.

이 기자, 앞서 독일식 협동조합을 봤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요?

[기자]

말씀하신 태양광 협동조합은 이미 국내에도 있습니다.

다만, 땅 대신 주로 옥상, 주차장 등 소규모 시설이 대부분입니다.

전국에 있는 주민 협동조합은 100여 곳 정도인데요.

연간 전력 생산량이 다 합쳐야 22.9GWh 정도입니다.

앞서 소개한 독일 마을 한 곳의 1/11 수준입니다.

아주 적죠.

수익성도 문제입니다.

경남 합천에 있는 협동조합의 경우, 조합원당 수입금이 1년에 20만 원 정도입니다.

더 살펴보면, 투자금의 95% 이상은 나랏돈입니다.

초기 투자금을 주민들이 부담하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농촌에서는 당장 자기 돈이 들어갈 경우는 조합 결성에 거부감이 크거든요.

[앵커]

조합에 출자한 돈을 어느 세월에 돌려받겠냐?

결국 이런 이유일텐데, 방법이 없을까요?

[기자]

독일 역시 초기 비슷한 문제를 겪었습니다.

독일은 2000년대 초부터 태양광 시설을 건설하면 정부가 20년간 전기를 '고정가'로 사줬습니다.

당시 석탄으로 만든 전기보다 4배 이상 비쌌거든요.

그러니까 정부가 초기에 일정 수익을 보장해주고 감수한 겁니다.

[앵커]

꽤 파격적인 결정인데, 그렇게 되면 전기요금 올라가는 거 아닌가요?

[기자]

사실 독일 전기료는 유럽에서 가장 비쌉니다.

EU 평균보다 비싸고, 우리나라보다도 2.5배 비쌉니다.

재생에너지 늘리려면 한국도 요금 인상은 불가피합니다.

다만, 독일만큼은 아닐 거로 분석됩니다.

일단 태양광 패널값이 9%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고정가와 경쟁 입찰을 함께 도입하고 있습니다.

경쟁 입찰을 채택한 영국은 전기료 많이 안 올리고도 재생에너지를 크게 끌어 올렸습니다.

[앵커]

요금이 오르면 소비자 불만은 커질텐데, 인상을 최소화하면서 재생에너지를 빨리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기자]

정부로서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발등에 떨어진 불입니다.

그런데 사실, 발전 시설을 지을 때 뭐가 가장 싼 지를 보면, 미국, 유럽, 중국 모두 재생에너지가 가장 쌉니다.

유독 우리만 태양광이 석탄, 원자력보다 비싼데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우선 우리는 태양광 수명을 20년으로 잡고 있는데, 독일은 25년, 미국도 30년입니다.

발전 가능 기간을 짧게 잡아놔서 비싸지는 건데요.

여기에 인허가 같은 간접비도 독일의 3배입니다.

이런 불합리한 틀부터 바꾸는 게 시급합니다.

[앵커]

이 기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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