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라 쓰고, ‘日 경제추락의 악순환’이라 읽는다

입력 2022.01.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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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요즘 일본 엔화 약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살펴보니, 위기의 일본 경제를 상징하는 것도 같습니다. 나홀로 침체를 겪는 일본 경제 악순환을 환율에서 시작해 살펴봅니다.


■ 장기적으로 심화되는 '엔저'

최근 엔달러 환율은 115엔대입니다. 최근 흐름을 보면 환율이 계속 높아졌습니다.


달러당 엔화의 환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통상 '엔저'라고 합니다. 5년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120엔대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단 전망이 나옵니다.

지금 일본 상황 볼 때 하나 더 눈여겨봐야 할 환율 지표가 있습니다.

'실질실효환율, REER:real effective exchange rate'입니다. 여러 국가 사이 교역의 비중, 물가의 변동 등을 반영한 환율입니다. 일종의 구매력을 반영한 환율지표라고 할 수 있겠죠. 국제결제은행, BIS가 내고 있는 이 지표를 살펴봤습니다.


90년대부터 장기 우하향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엔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최신 수치는 지난해 11월입니다. 67.79. 약 50년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70년대와 비슷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엔저'는 '역사적인 수준'에 와있습니다.

*참고로 한국 실질실효환율 살펴보시죠. 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은 보이지만, 일본 같은 장기추세는 발견할 수 없습니다.

BIS 홈페이지상 한국 실질실효환율 지표BIS 홈페이지상 한국 실질실효환율 지표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볼까요? 일본 여행을 가보신 분들 느끼실 텐데,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물가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반면 한국은 음식값도, 영화나 공연 티켓 값도 쉬지 않고 오르죠. 그래서 여행을 다니다 보면 '별로 안 비싸네?' 생각하게 됩니다.

지표로 보면 물가나 구매력, 교역조건 고려한 환율이 50년 전으로 회귀했기 때문이란 설명이 가능하죠.

■ 물가가 싸졌다는 게 꼭 나쁜 건 아니지 않나요?

물가가 싸진게 나쁜 일은 아닙니다.

글로벌 공급망을 잘 짜서 더 싼 값에 상품을 만드는 거라면 물가 싸진게 좋은 겁니다. 세계화의 효과입니다.

유통 혁신이 일어나서 더 싼 제품을 더 빨리 배송받을 수 있게 됐다면 나쁜 것 아닙니다. 미국의 아마존, 한국의 쿠팡 같은 회사가 일으키는 효과입니다. 쿠폰 적용하고 청구할인하면 소비자는 이익이죠.

더 많은 업체가 경쟁해서 제품 가격이 하락한다면 그것은 시장에서 벌어지는 경쟁의 효과라 좋은 겁니다.

그런데 물가 하락, 또 상대적인 환율 하락의 원인이 '그 나라가 발전하지 않아서'라거나 '성장이 없어서'라면 어떨까요?

이 그래프 한 번 보시죠. OECD가 집계한 평균임금 그래프입니다. 세 가지 수치만 표시해봤습니다. OECD 평균, 또 우리나라, 일본의 평균임금입니다.


전체 OECD 국가 평균은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상승합니다. 우리나라는 따라잡고 있습니다. 여전히 평균에 못 미치긴 하지만, 추세가 지속 되면 머지않은 장래에 평균수준에 도달할 겁니다.

반면 일본은 절대 금액에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평균과의 거리가 점점 벌어집니다. 30년 전에는 OECD 평균수준이었는데 이제는 평균을 한참 하회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뒤쳐져서 우리나라에 역전까지 당해버렸습니다. 구매력을 고려한 실질임금에서 역전이 일어난 겁니다.

■ 국가 단위 실질임금은 생산성 향상 반영…실질임금 정체는 경제 정체 의미

실질임금이 높아지면 생산 비용 증가하는 것이니 부정적이지 않냐고요? 아닙니다. 보통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국가 단위의 평균 임금 데이터는 해당 국가의 노동 생산성을 반영한다고 여겨집니다. 즉, 노동 생산성이 높아지고 그 결과 노동자 임금이 높아지는 것이란 의미죠.

일본의 '아베노믹스'의 궁극적 목표도 이 평균임금 상승입니다. 엔저, 또 경기 부양으로 수출 늘리고 생산성 높이고 경제 활력을 가져와서 궁극적으로 노동자 임금이 높아지면 정책이 성공한 것으로 보겠단 겁니다.

그래서 일본 제1의 경제지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 실질임금 정체를 "제조업의 생산성 상승 속도가 낮아져서 정체된 것"으로 보고 "그래서 임금 상승률도 낮아진 것"으로 봅니다. 궁극적으론 이 경기 침체가 실질환율 하락의 중요한 한 원인이란 분석입니다.

■ 성장의 정체가 엔화 가치의 역대급 추락으로


네, 세계은행(World Bank)이 11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을 보면 일본의 지난해 성장률은 1.7% 수준입니다. 2020년은 -4.8% 역성장했었죠. 아직도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상반기에 이미 회복했죠.

이러다 보니 물가 상승률도 여전히 낮습니다. 지금 세계는 인플레이션 걱정합니다. 미국은 7%에 육박하고, 우리도 최근엔 3%대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0.6% 상승에 불과합니다.


이러다 보니, 구로다 일본 중앙은행 총재는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해서 미국의 금리 인상 따라가기는 어렵다'고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얼마 전까지 올해 금리 세 번 인상한댔는데, 최근 네 번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러면 일본은 자본 유출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 '엔저'가 수출엔 좋다던 통설은 약해져

네 분명 유리한 점 있습니다. '아베노믹스'는 '엔저'를 유도해서 수출을 늘린다는 정책이기도 합니다. 일본 당국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역사적 경험도 있습니다. 사실 미국의 요청으로 체결한 '엔고 유도 협약', 플라자 합의로 일본은 꽤 고생을 했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엔고 때문에 수출 경쟁력을 많이 잃었습니다. 엔저만 돌아온다면 호황이 돌아올거란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엔 그 '엔저 효과'가 무적 적어졌고, 오히려 추가 엔저의 악순환만 불러온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① 생산기지 해외 이전
우선은 수출 제조업체 공장이 해외로 많이 나갔기 때문에 엔저의 수출 증진 효과가 적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동일본대지진 겪으면서 해외로 많이 나간 겁니다. 실제로 일본 내 제조업 비중은 30% 중반대에서 20%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② 기업 수익의 해외자산화
게다가 해외로 간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을 일본으로 송금도 안합니다. 엔저가 장기 추세이니까요. 이런 상황에선 엔화를 가지고 있는게 장기적으로 손해가 되겠죠.

③공급망 악화+엔저=수입물가 급등
또 '엔저'로 인해 수입물가는 많이 올랐습니다. 지난해 11월을 기준, 석유, 석탄, 철강 등 엔화 환산 수입물가는 44%나 올랐고, 생산자물가는 9%나 올랐습니다. 생산자 물가는 1981년 이후 최고치였습니다.


이건 고스란히 원가 부담으로 이어져서 엔화 가치 하락으로 보던 이득이 상당히 줄게 되는 효과를 냅니다.

정리하면 과거만큼의 기업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데, 그나마 엔저 때문에 기업들은 밖에서 번 달러는 일본 열도로 들여오지도 않고, 결국 일본 내 임금은 오르지 않습니다. 그 사이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자문위원은 '일본 대기업의 수익성은 상당히 좋아졌다. 그러나 상당수가 해외에 진출한데다 수익도 해외 자산으로 계속 가지고 있는 경향이 있다. 엔저이니까 일본에 투자하기 보다는 해외 투자를 많이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엔저를 유도했지만 수출은 생각만큼 크게 늘지는 않고, 수출이 늘지 않으니 엔고로 돌아서지도 않는다'고 말합니다. 수출을 많이 하고 경상수지 흑자가 많아지면 일본 안에 달러가 많아지고 자연히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는 것이 국제경제학의 원리지만, 그렇게 안된다는 겁니다.

■ 일본 경제지 "일본을 버리기 시작한 부유층", 점점 멀어지는 일본 경제의 회복

요즘 일본에서 그런 얘기가 부쩍 많이 나오는 이유는 여기 있습니다. 사실 얼마전에도 일본의 경제 석학이 '일본 경제 어둡다, 한국에 따라잡혀 버렸다' 이런 얘기 했었다고 전해드렸습니다.

[연관 기사] ☞ 일본의 경제 석학이 ‘한국 〉 일본’이라고 한 이유?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349130


성장이 없고, 성장해도 일본 열도에는 긍정적 효과가 유입되지 않고, 엔화 가치는 점점 떨어집니다. 이러니 궁극적으론 '엔화가 안전자산'이라는 공식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일본의 유력 경제지 <주간 다이아몬드>는 최근 "일본을 버리기 시작한 부유층"이란 제목의 특집 기사를 실었습니다.


일본이 GDP, 주가, 엔화, 교육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추락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일본 부자들이 일본 버리고 떠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도 일본 엔화 약세가 지속할수록, 일본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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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대급 엔저’라 쓰고, ‘日 경제추락의 악순환’이라 읽는다
    • 입력 2022-01-13 07:00:07
    취재K
요즘 일본 엔화 약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살펴보니, 위기의 일본 경제를 상징하는 것도 같습니다. 나홀로 침체를 겪는 일본 경제 악순환을 환율에서 시작해 살펴봅니다. <br />

■ 장기적으로 심화되는 '엔저'

최근 엔달러 환율은 115엔대입니다. 최근 흐름을 보면 환율이 계속 높아졌습니다.


달러당 엔화의 환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통상 '엔저'라고 합니다. 5년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120엔대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단 전망이 나옵니다.

지금 일본 상황 볼 때 하나 더 눈여겨봐야 할 환율 지표가 있습니다.

'실질실효환율, REER:real effective exchange rate'입니다. 여러 국가 사이 교역의 비중, 물가의 변동 등을 반영한 환율입니다. 일종의 구매력을 반영한 환율지표라고 할 수 있겠죠. 국제결제은행, BIS가 내고 있는 이 지표를 살펴봤습니다.


90년대부터 장기 우하향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으로 '엔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최신 수치는 지난해 11월입니다. 67.79. 약 50년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70년대와 비슷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엔저'는 '역사적인 수준'에 와있습니다.

*참고로 한국 실질실효환율 살펴보시죠. 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은 보이지만, 일본 같은 장기추세는 발견할 수 없습니다.

BIS 홈페이지상 한국 실질실효환율 지표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해볼까요? 일본 여행을 가보신 분들 느끼실 텐데,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물가가 큰 차이가 없습니다. 반면 한국은 음식값도, 영화나 공연 티켓 값도 쉬지 않고 오르죠. 그래서 여행을 다니다 보면 '별로 안 비싸네?' 생각하게 됩니다.

지표로 보면 물가나 구매력, 교역조건 고려한 환율이 50년 전으로 회귀했기 때문이란 설명이 가능하죠.

■ 물가가 싸졌다는 게 꼭 나쁜 건 아니지 않나요?

물가가 싸진게 나쁜 일은 아닙니다.

글로벌 공급망을 잘 짜서 더 싼 값에 상품을 만드는 거라면 물가 싸진게 좋은 겁니다. 세계화의 효과입니다.

유통 혁신이 일어나서 더 싼 제품을 더 빨리 배송받을 수 있게 됐다면 나쁜 것 아닙니다. 미국의 아마존, 한국의 쿠팡 같은 회사가 일으키는 효과입니다. 쿠폰 적용하고 청구할인하면 소비자는 이익이죠.

더 많은 업체가 경쟁해서 제품 가격이 하락한다면 그것은 시장에서 벌어지는 경쟁의 효과라 좋은 겁니다.

그런데 물가 하락, 또 상대적인 환율 하락의 원인이 '그 나라가 발전하지 않아서'라거나 '성장이 없어서'라면 어떨까요?

이 그래프 한 번 보시죠. OECD가 집계한 평균임금 그래프입니다. 세 가지 수치만 표시해봤습니다. OECD 평균, 또 우리나라, 일본의 평균임금입니다.


전체 OECD 국가 평균은 전반적으로 완만하게 상승합니다. 우리나라는 따라잡고 있습니다. 여전히 평균에 못 미치긴 하지만, 추세가 지속 되면 머지않은 장래에 평균수준에 도달할 겁니다.

반면 일본은 절대 금액에 변화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평균과의 거리가 점점 벌어집니다. 30년 전에는 OECD 평균수준이었는데 이제는 평균을 한참 하회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뒤쳐져서 우리나라에 역전까지 당해버렸습니다. 구매력을 고려한 실질임금에서 역전이 일어난 겁니다.

■ 국가 단위 실질임금은 생산성 향상 반영…실질임금 정체는 경제 정체 의미

실질임금이 높아지면 생산 비용 증가하는 것이니 부정적이지 않냐고요? 아닙니다. 보통은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국가 단위의 평균 임금 데이터는 해당 국가의 노동 생산성을 반영한다고 여겨집니다. 즉, 노동 생산성이 높아지고 그 결과 노동자 임금이 높아지는 것이란 의미죠.

일본의 '아베노믹스'의 궁극적 목표도 이 평균임금 상승입니다. 엔저, 또 경기 부양으로 수출 늘리고 생산성 높이고 경제 활력을 가져와서 궁극적으로 노동자 임금이 높아지면 정책이 성공한 것으로 보겠단 겁니다.

그래서 일본 제1의 경제지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 실질임금 정체를 "제조업의 생산성 상승 속도가 낮아져서 정체된 것"으로 보고 "그래서 임금 상승률도 낮아진 것"으로 봅니다. 궁극적으론 이 경기 침체가 실질환율 하락의 중요한 한 원인이란 분석입니다.

■ 성장의 정체가 엔화 가치의 역대급 추락으로


네, 세계은행(World Bank)이 11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을 보면 일본의 지난해 성장률은 1.7% 수준입니다. 2020년은 -4.8% 역성장했었죠. 아직도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상반기에 이미 회복했죠.

이러다 보니 물가 상승률도 여전히 낮습니다. 지금 세계는 인플레이션 걱정합니다. 미국은 7%에 육박하고, 우리도 최근엔 3%대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여전히 0.6% 상승에 불과합니다.


이러다 보니, 구로다 일본 중앙은행 총재는 '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해서 미국의 금리 인상 따라가기는 어렵다'고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얼마 전까지 올해 금리 세 번 인상한댔는데, 최근 네 번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러면 일본은 자본 유출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 '엔저'가 수출엔 좋다던 통설은 약해져

네 분명 유리한 점 있습니다. '아베노믹스'는 '엔저'를 유도해서 수출을 늘린다는 정책이기도 합니다. 일본 당국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역사적 경험도 있습니다. 사실 미국의 요청으로 체결한 '엔고 유도 협약', 플라자 합의로 일본은 꽤 고생을 했었습니다. 갑자기 찾아온 엔고 때문에 수출 경쟁력을 많이 잃었습니다. 엔저만 돌아온다면 호황이 돌아올거란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엔 그 '엔저 효과'가 무적 적어졌고, 오히려 추가 엔저의 악순환만 불러온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① 생산기지 해외 이전
우선은 수출 제조업체 공장이 해외로 많이 나갔기 때문에 엔저의 수출 증진 효과가 적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와 동일본대지진 겪으면서 해외로 많이 나간 겁니다. 실제로 일본 내 제조업 비중은 30% 중반대에서 20%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② 기업 수익의 해외자산화
게다가 해외로 간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을 일본으로 송금도 안합니다. 엔저가 장기 추세이니까요. 이런 상황에선 엔화를 가지고 있는게 장기적으로 손해가 되겠죠.

③공급망 악화+엔저=수입물가 급등
또 '엔저'로 인해 수입물가는 많이 올랐습니다. 지난해 11월을 기준, 석유, 석탄, 철강 등 엔화 환산 수입물가는 44%나 올랐고, 생산자물가는 9%나 올랐습니다. 생산자 물가는 1981년 이후 최고치였습니다.


이건 고스란히 원가 부담으로 이어져서 엔화 가치 하락으로 보던 이득이 상당히 줄게 되는 효과를 냅니다.

정리하면 과거만큼의 기업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데, 그나마 엔저 때문에 기업들은 밖에서 번 달러는 일본 열도로 들여오지도 않고, 결국 일본 내 임금은 오르지 않습니다. 그 사이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자문위원은 '일본 대기업의 수익성은 상당히 좋아졌다. 그러나 상당수가 해외에 진출한데다 수익도 해외 자산으로 계속 가지고 있는 경향이 있다. 엔저이니까 일본에 투자하기 보다는 해외 투자를 많이한다'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엔저를 유도했지만 수출은 생각만큼 크게 늘지는 않고, 수출이 늘지 않으니 엔고로 돌아서지도 않는다'고 말합니다. 수출을 많이 하고 경상수지 흑자가 많아지면 일본 안에 달러가 많아지고 자연히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는 것이 국제경제학의 원리지만, 그렇게 안된다는 겁니다.

■ 일본 경제지 "일본을 버리기 시작한 부유층", 점점 멀어지는 일본 경제의 회복

요즘 일본에서 그런 얘기가 부쩍 많이 나오는 이유는 여기 있습니다. 사실 얼마전에도 일본의 경제 석학이 '일본 경제 어둡다, 한국에 따라잡혀 버렸다' 이런 얘기 했었다고 전해드렸습니다.

[연관 기사] ☞ 일본의 경제 석학이 ‘한국 〉 일본’이라고 한 이유?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349130


성장이 없고, 성장해도 일본 열도에는 긍정적 효과가 유입되지 않고, 엔화 가치는 점점 떨어집니다. 이러니 궁극적으론 '엔화가 안전자산'이라는 공식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일본의 유력 경제지 <주간 다이아몬드>는 최근 "일본을 버리기 시작한 부유층"이란 제목의 특집 기사를 실었습니다.


일본이 GDP, 주가, 엔화, 교육환경 등 다양한 측면에서 추락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일본 부자들이 일본 버리고 떠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건도 일본 엔화 약세가 지속할수록, 일본 자본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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