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또 무너진 안전…책임자 엄벌하고 재발 막아야

입력 2022.01.13 (07:45) 수정 2022.01.13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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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준 해설위원

최근 광주광역시 도심에서 신축 중인 고층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작업 인부들이 또 참변을 당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 아파트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로,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에서 철거공사 도중 붕괴사고를 내 17명의 무고한 사상자를 발생시킨 바로 그 회삽니다.

이 회사 대표는 신년사에서 지난해 사고에 대해 엄중한 책임감으로 수습할 것을 다짐했지만 공염불이 됐습니다.

이번 붕괴 사고는 신축 아파트 23층에서 38층 사이 외벽이 무너지면서 일어났습니다.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도중 갑자기 위층에서부터 외벽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 공사장은 지난 2020년 3월 착공 이후 1년 6개월 동안 무려 200건이 넘는 각종 민원이 제기됐습니다.

건축 자재가 떨어지고, 비산 먼지가 날리는 등 안전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주민들은 관할 지자체나 시공사가 사고 예방 조치나 안전 조치에 소홀했다고 말합니다.

특히 이번 붕괴사고는 여러모로 납득이 안 되는 점이 많습니다.

콘크리트가 제대로 굳어진 뒤 공사가 이어졌는지, 공사기한 단축을 위한 부실시공은 없었는지, 당일 기상 여건을 무시한 무리한 공사는 없었는지, 정확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난해 광주 학동 참사 이후 재발 방지와 처벌 강화를 위한 관련법률 개정안이 발의돼, 공교롭게도 이번 사고가 일어나던 날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당시 붕괴 사고로 책임자 9명이 기소됐지만, 원청회사는 현장 소장 1명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하도급업체 관련자들이었습니다.

산업 현장 재해를 막고 사용자 책임과 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오는 27일부터 시행됩니다.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생길 때마다 관계 당국은 입버릇처럼 재발 방지와 책임자 엄벌을 약속했습니다.

이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국민들은 엄중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뉴스 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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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2-01-13 07:5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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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광주광역시 도심에서 신축 중인 고층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작업 인부들이 또 참변을 당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 아파트 시공사는 현대산업개발로,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에서 철거공사 도중 붕괴사고를 내 17명의 무고한 사상자를 발생시킨 바로 그 회삽니다.

이 회사 대표는 신년사에서 지난해 사고에 대해 엄중한 책임감으로 수습할 것을 다짐했지만 공염불이 됐습니다.

이번 붕괴 사고는 신축 아파트 23층에서 38층 사이 외벽이 무너지면서 일어났습니다.

39층 옥상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던 도중 갑자기 위층에서부터 외벽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 공사장은 지난 2020년 3월 착공 이후 1년 6개월 동안 무려 200건이 넘는 각종 민원이 제기됐습니다.

건축 자재가 떨어지고, 비산 먼지가 날리는 등 안전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주민들은 관할 지자체나 시공사가 사고 예방 조치나 안전 조치에 소홀했다고 말합니다.

특히 이번 붕괴사고는 여러모로 납득이 안 되는 점이 많습니다.

콘크리트가 제대로 굳어진 뒤 공사가 이어졌는지, 공사기한 단축을 위한 부실시공은 없었는지, 당일 기상 여건을 무시한 무리한 공사는 없었는지, 정확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지난해 광주 학동 참사 이후 재발 방지와 처벌 강화를 위한 관련법률 개정안이 발의돼, 공교롭게도 이번 사고가 일어나던 날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당시 붕괴 사고로 책임자 9명이 기소됐지만, 원청회사는 현장 소장 1명뿐이었고 나머지는 모두 하도급업체 관련자들이었습니다.

산업 현장 재해를 막고 사용자 책임과 처벌을 강화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은 오는 27일부터 시행됩니다.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생길 때마다 관계 당국은 입버릇처럼 재발 방지와 책임자 엄벌을 약속했습니다.

이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국민들은 엄중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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