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뜨는 베트남 경제…지는 태국 경제

입력 2022.01.13 (18:04) 수정 2022.01.1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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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베트남 경제가 무섭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공장'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인데요.

지난 2년간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경제는 비교적 선방했고, 올해 7% 성장이 예상됩니다.

방콕 김원장특파원 연결합니다.

김 특파원! 지난 10여 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급성장한 나라 중 하나로 베트남을 꼽을 수 있는 거죠?

[기자]

물론입니다.

축구뿐만 아니라 베트남경제도, 무섭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우리 70~80년대 또 태국의 90년대를 보는 것 같습니다.

베트남 다녀오신 분들 놀랍게 변했다고 하시죠.

실제 지난 10년 동안 해마다 5~7%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경기가 크게 위축된 지난 2020년에도 3% 가까이 거의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했고, 지난해 강력한 도시 봉쇄에도 불구하고 2.5%나 성장했습니다.

이곳 태국이 지난 2020년 -6%나 뒷걸음질 쳤으니까요….

얼마나 선방하고 있는지 비교가 됩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베트남 성장률 7% 정도로 전망했습니다.

그야말로 빛의 속도로 가난을 벗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동남아에서 이렇게 베트남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이유...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베트남은 여전히 가난한 나라입니다.

국민소득 3천 달러 수준이니까요.

이곳 태국의 절반도 안 되고 1만 달러가 넘는 말레이시아에 1/3 수준입니다.

하지만 해마다 급성장하면서 이미 필리핀의 1인당 GDP를 따라잡았습니다.

필리핀은 70년대 우리보다 잘 살던 나라인데요.

베트남은 빠르게 제조업 국가로 변신 중입니다.

우리 삼성전자처럼 갈수록 많은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 베트남에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나이키 운동화의 절반이 베트남에서 생산됩니다.

해마다 외국인 투자가 10% 정도 늘고 있습니다.

공장이 늘어나면 수출도 늘죠 수출입은 지난해 무려 19%나 증가했습니다.

왜 베트남일까….

생산직 초임이 월 30만 원 정도 중국의 1/3 이곳 태국의 1/2 정돕니다.

미국 ·유럽과 사실상 거의 모두 무관세, 자유무역하고 있습니다.

인구도 젊습니다. 인구의 절반이 30대 미만입니다.

전 세계 기업들이 베트남에 베팅하는 이유입니다.

[앵커]

반대로 한때 동남아의 손꼽히는 제조업 기지였던 태국은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는 모습이에요?

[기자]

베트남에 한국 기업, 한국문화가 꽉 잡고 있다면, 이곳 태국은 일본 기업, 일본 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요.

심지어 태국은 일본 차 점유율이 90%나 됩니다.

일본 완성차 공장도 많이 있고 거대한 자동차 산업 트러스트를 갖추고 있는데, 정작 자국 자동차 브랜드는 없습니다.

게다가 자동차나 기계산업이 부품과 조립에서 IT나 소프트웨어 첨단소재로 옮겨가고 있는데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경쟁국인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보다 민주화 속도도 더딥니다.

민주화가 안 되면 부정부패 잡기가 쉽지 않죠.

태국에선 상상을 초월하는 일도 많은데요.

지난 8월에 마약사범에게 뇌물을 요구하다 살해한 경찰서장의 집을 압수수색했더니 람보르기니 등 수퍼카 30여 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10여 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5% 아래로 자꾸 내려앉고 있습니다.

[앵커]

특히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코로나로 하늘길이 꽉 막히면서 경제가 더 어렵죠?

[기자]

태국은 특히 관광산업 비중이 18%나 됩니다.

베트남은 10% 정도라 코로나에 국경문을 닫고 공장을 돌려도 되는데... 태국은 이게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전격적으로 외국인들의 방문을 허용하기도 했죠.

지금 오미크론 확산세에도 한국 등 일부 국가에 한해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는 나라들이 있는데요.

캄보디아와 라오스같은 나라들.. 모두 공통점이 산업에서 관광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겁니다.

급성장하는 베트남도 언제까지 낮은 인건비 등으로 승부할 수는 없을 겁니다.

베트남은 지독한 국가주도 관치 경제인데요.

시장친화적인... 특히 민간의 혁신 없이 제대로 된 시장경제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지금 성장세가 둔화된 태국이 그걸 증명합니다.

그러려면 민주화도 필수 조건입니다.

한국이 87년 민주화가 안 됐으면 한국 경제가 지금처럼 됐을까….

그 87년쯤 한국의 국민 소득이 지금 베트남의 국민소득쯤 됩니다.

지금까지 방콕이었습니다.

편집:서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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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T] 뜨는 베트남 경제…지는 태국 경제
    • 입력 2022-01-13 18:04:02
    • 수정2022-01-13 18:27:23
    통합뉴스룸ET
[앵커]

베트남 경제가 무섭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공장'이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인데요.

지난 2년간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경제는 비교적 선방했고, 올해 7% 성장이 예상됩니다.

방콕 김원장특파원 연결합니다.

김 특파원! 지난 10여 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급성장한 나라 중 하나로 베트남을 꼽을 수 있는 거죠?

[기자]

물론입니다.

축구뿐만 아니라 베트남경제도, 무섭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우리 70~80년대 또 태국의 90년대를 보는 것 같습니다.

베트남 다녀오신 분들 놀랍게 변했다고 하시죠.

실제 지난 10년 동안 해마다 5~7%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경기가 크게 위축된 지난 2020년에도 3% 가까이 거의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했고, 지난해 강력한 도시 봉쇄에도 불구하고 2.5%나 성장했습니다.

이곳 태국이 지난 2020년 -6%나 뒷걸음질 쳤으니까요….

얼마나 선방하고 있는지 비교가 됩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베트남 성장률 7% 정도로 전망했습니다.

그야말로 빛의 속도로 가난을 벗어나고 있습니다.

[앵커]

동남아에서 이렇게 베트남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이유...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기자]

베트남은 여전히 가난한 나라입니다.

국민소득 3천 달러 수준이니까요.

이곳 태국의 절반도 안 되고 1만 달러가 넘는 말레이시아에 1/3 수준입니다.

하지만 해마다 급성장하면서 이미 필리핀의 1인당 GDP를 따라잡았습니다.

필리핀은 70년대 우리보다 잘 살던 나라인데요.

베트남은 빠르게 제조업 국가로 변신 중입니다.

우리 삼성전자처럼 갈수록 많은 기업들이 중국을 떠나 베트남에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나이키 운동화의 절반이 베트남에서 생산됩니다.

해마다 외국인 투자가 10% 정도 늘고 있습니다.

공장이 늘어나면 수출도 늘죠 수출입은 지난해 무려 19%나 증가했습니다.

왜 베트남일까….

생산직 초임이 월 30만 원 정도 중국의 1/3 이곳 태국의 1/2 정돕니다.

미국 ·유럽과 사실상 거의 모두 무관세, 자유무역하고 있습니다.

인구도 젊습니다. 인구의 절반이 30대 미만입니다.

전 세계 기업들이 베트남에 베팅하는 이유입니다.

[앵커]

반대로 한때 동남아의 손꼽히는 제조업 기지였던 태국은 성장세가 크게 둔화되는 모습이에요?

[기자]

베트남에 한국 기업, 한국문화가 꽉 잡고 있다면, 이곳 태국은 일본 기업, 일본 문화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데요.

심지어 태국은 일본 차 점유율이 90%나 됩니다.

일본 완성차 공장도 많이 있고 거대한 자동차 산업 트러스트를 갖추고 있는데, 정작 자국 자동차 브랜드는 없습니다.

게다가 자동차나 기계산업이 부품과 조립에서 IT나 소프트웨어 첨단소재로 옮겨가고 있는데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경쟁국인 말레이시아나 인도네시아보다 민주화 속도도 더딥니다.

민주화가 안 되면 부정부패 잡기가 쉽지 않죠.

태국에선 상상을 초월하는 일도 많은데요.

지난 8월에 마약사범에게 뇌물을 요구하다 살해한 경찰서장의 집을 압수수색했더니 람보르기니 등 수퍼카 30여 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10여 년 동안 연평균 성장률이 5% 아래로 자꾸 내려앉고 있습니다.

[앵커]

특히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코로나로 하늘길이 꽉 막히면서 경제가 더 어렵죠?

[기자]

태국은 특히 관광산업 비중이 18%나 됩니다.

베트남은 10% 정도라 코로나에 국경문을 닫고 공장을 돌려도 되는데... 태국은 이게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11월 전격적으로 외국인들의 방문을 허용하기도 했죠.

지금 오미크론 확산세에도 한국 등 일부 국가에 한해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는 나라들이 있는데요.

캄보디아와 라오스같은 나라들.. 모두 공통점이 산업에서 관광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겁니다.

급성장하는 베트남도 언제까지 낮은 인건비 등으로 승부할 수는 없을 겁니다.

베트남은 지독한 국가주도 관치 경제인데요.

시장친화적인... 특히 민간의 혁신 없이 제대로 된 시장경제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지금 성장세가 둔화된 태국이 그걸 증명합니다.

그러려면 민주화도 필수 조건입니다.

한국이 87년 민주화가 안 됐으면 한국 경제가 지금처럼 됐을까….

그 87년쯤 한국의 국민 소득이 지금 베트남의 국민소득쯤 됩니다.

지금까지 방콕이었습니다.

편집:서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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