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조종사, 민가 피하려고 끝까지 조종간 놓지 않았다”

입력 2022.01.13 (19:32) 수정 2022.01.1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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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제(11일) 공군 전투기가 추락해 20대 젊은 조종사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죠.

1차 조사 결과 이 조종사는 주변의 민가를 피하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다가 비상 탈출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공군은 순직 조종사를 대위에서 소령으로 1계급 추서하고, 내일 영결식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우한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9살의 젊은 조종사 고 심정민 소령, 훈련비행에 나섰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습니다.

사고 조사 결과, 심 소령은 야산에 충돌할 때까지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먼저 비행기록장치를 확인했더니 심 소령은 경고등이 켜졌을 때 '비상탈출'을 2번 외쳤는데, 정작 탈출 장치를 당기는 소리는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도 탈출에 충분한 10초 정도가 있었지만 조종간을 지탱하려는 음성만 녹음됐습니다.

2013년 신형으로 교체된 비상탈출 장치는 속도나 고도에 상관없이 언제나 작동된다는 게 공군 설명입니다.

사고 지역엔 대학 건물과 민가 등이 있었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조종간을 잡은 채 야산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입니다.

1계급이 추서된 심 소령의 영결식은 내일 진행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인의 살신성인은 우리 군의 귀감이 될 것이라며 영면을 기원했습니다.

["유가족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고 전투기 KF-5E는 설계수명인 4천 시간을 넘어 누적 6천 시간을 비행했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 들어와 이미 4년 전 퇴역했어야 했지만 새 전투기 도입이 늦어지면서 보강사업을 거쳐 수명을 2030년까지 늘린 겁니다.

현재 운용 중인 전투기는 410여 대, 이 중 100여 대가 노후 기종입니다.

2000년대 이후 이들 기종 전투기 17대가 추락했고 조종사 10여 명이 순직했습니다.

4년 뒤에나 시작되는 한국형전투기 도입 시기를 앞당기든지 다른 기종의 추가 도입 같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안재우·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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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직 조종사, 민가 피하려고 끝까지 조종간 놓지 않았다”
    • 입력 2022-01-13 19:32:01
    • 수정2022-01-13 19:50:57
    뉴스7(청주)
[앵커]

그제(11일) 공군 전투기가 추락해 20대 젊은 조종사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죠.

1차 조사 결과 이 조종사는 주변의 민가를 피하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 있다가 비상 탈출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공군은 순직 조종사를 대위에서 소령으로 1계급 추서하고, 내일 영결식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우한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9살의 젊은 조종사 고 심정민 소령, 훈련비행에 나섰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했습니다.

사고 조사 결과, 심 소령은 야산에 충돌할 때까지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먼저 비행기록장치를 확인했더니 심 소령은 경고등이 켜졌을 때 '비상탈출'을 2번 외쳤는데, 정작 탈출 장치를 당기는 소리는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그 뒤로도 탈출에 충분한 10초 정도가 있었지만 조종간을 지탱하려는 음성만 녹음됐습니다.

2013년 신형으로 교체된 비상탈출 장치는 속도나 고도에 상관없이 언제나 작동된다는 게 공군 설명입니다.

사고 지역엔 대학 건물과 민가 등이 있었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조종간을 잡은 채 야산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입니다.

1계급이 추서된 심 소령의 영결식은 내일 진행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인의 살신성인은 우리 군의 귀감이 될 것이라며 영면을 기원했습니다.

["유가족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고 전투기 KF-5E는 설계수명인 4천 시간을 넘어 누적 6천 시간을 비행했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 들어와 이미 4년 전 퇴역했어야 했지만 새 전투기 도입이 늦어지면서 보강사업을 거쳐 수명을 2030년까지 늘린 겁니다.

현재 운용 중인 전투기는 410여 대, 이 중 100여 대가 노후 기종입니다.

2000년대 이후 이들 기종 전투기 17대가 추락했고 조종사 10여 명이 순직했습니다.

4년 뒤에나 시작되는 한국형전투기 도입 시기를 앞당기든지 다른 기종의 추가 도입 같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솔입니다.

영상편집:한효정/그래픽:안재우·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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