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보고서]④ 5년간 50억 원 투입…사전·사후 검증 부재

입력 2022.01.13 (21:51) 수정 2022.01.13 (21:5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강원도청 장기해외연수자들의 부실 보고서를 검증하는 연속보도 순서입니다.

KBS는 그동안 일부 보고서의 표절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부해 봤는데요.

오늘은 이런 부실 보고서들이 왜 제대로 걸러지지 않았을지, 구조적인 문제를 짚어봅니다.

엄기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가 도청 소속 공무원들을 1년 이상 장기 해외연수를 보내기 시작한 지는 10년도 더 지났습니다.

하지만, 연수결과보고서를 인터넷에 공개하기 시작한 건 불과 3년 전부터입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나온 보고서는 모두 40개입니다.

연수대상지는 80%가 영어권 국가였습니다.

주제는 35%가 관광입니다.

특정 국가, 특정 주제에 연수가 편중돼 있다는 얘기입니다.

연수 계획이 지방정부의 정책 목표나 장기 계획에 의해 짜여지는 게 아니라, 연수자 개인의 자율에 맡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인기 있는 지역, 보편적인 주제가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연수 결과 관리도 허술합니다.

연수를 끝낸 뒤 할 일은 기한 내 보고서 제출과 연수자들 사이의 발표회.

이 두 가지가 다입니다.

연수에서 보고 배운 것을 어떻게 정책으로 녹여낼지, 연수보고서에 표절은 없었는지, 검증 과정 자체가 없습니다.

[심상화/강원도의원 : "강원도의 직원 해외연수의 탁상행정, 특혜행정의 사건이라고 지금 보여집니다."]

반면, 중앙부처들의 경우 해외 연수 보고서를 검증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표절 여부와 업무활용 가능성 등은 필수 검증 대상입니다.

[정부 부처 관계자/음성변조 : "지침에 명시를 하고 있으니까요. 집중 검증하라고 표절 여부에 대해서. 업무시스템에다 공개해서 활용하도록 하고 있고요."]

최근 5년 동안 강원도청에서 해외로 연수를 떠난 공무원은 84명.

이들에게 지급된 예산은 월급을 제외하고도, 연수비용만 50억 원이 넘습니다.

공무원 가족 4명이 미국으로 연수를 갈 경우, 5급 이하는 7,600만 원, 4급은 9,300만 원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계획하고, 검증하고, 활용까지 할 수 있어야 공무원 해외연수가 개인의 자기개발이 아닌 지역의 발전을 위한 가치 있는 투자가 될 거란 지적입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촬영기자:김수용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해외연수보고서]④ 5년간 50억 원 투입…사전·사후 검증 부재
    • 입력 2022-01-13 21:51:39
    • 수정2022-01-13 21:58:41
    뉴스9(춘천)
[앵커]

강원도청 장기해외연수자들의 부실 보고서를 검증하는 연속보도 순서입니다.

KBS는 그동안 일부 보고서의 표절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부해 봤는데요.

오늘은 이런 부실 보고서들이 왜 제대로 걸러지지 않았을지, 구조적인 문제를 짚어봅니다.

엄기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가 도청 소속 공무원들을 1년 이상 장기 해외연수를 보내기 시작한 지는 10년도 더 지났습니다.

하지만, 연수결과보고서를 인터넷에 공개하기 시작한 건 불과 3년 전부터입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나온 보고서는 모두 40개입니다.

연수대상지는 80%가 영어권 국가였습니다.

주제는 35%가 관광입니다.

특정 국가, 특정 주제에 연수가 편중돼 있다는 얘기입니다.

연수 계획이 지방정부의 정책 목표나 장기 계획에 의해 짜여지는 게 아니라, 연수자 개인의 자율에 맡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인기 있는 지역, 보편적인 주제가 반복적으로 등장합니다.

연수 결과 관리도 허술합니다.

연수를 끝낸 뒤 할 일은 기한 내 보고서 제출과 연수자들 사이의 발표회.

이 두 가지가 다입니다.

연수에서 보고 배운 것을 어떻게 정책으로 녹여낼지, 연수보고서에 표절은 없었는지, 검증 과정 자체가 없습니다.

[심상화/강원도의원 : "강원도의 직원 해외연수의 탁상행정, 특혜행정의 사건이라고 지금 보여집니다."]

반면, 중앙부처들의 경우 해외 연수 보고서를 검증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표절 여부와 업무활용 가능성 등은 필수 검증 대상입니다.

[정부 부처 관계자/음성변조 : "지침에 명시를 하고 있으니까요. 집중 검증하라고 표절 여부에 대해서. 업무시스템에다 공개해서 활용하도록 하고 있고요."]

최근 5년 동안 강원도청에서 해외로 연수를 떠난 공무원은 84명.

이들에게 지급된 예산은 월급을 제외하고도, 연수비용만 50억 원이 넘습니다.

공무원 가족 4명이 미국으로 연수를 갈 경우, 5급 이하는 7,600만 원, 4급은 9,300만 원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계획하고, 검증하고, 활용까지 할 수 있어야 공무원 해외연수가 개인의 자기개발이 아닌 지역의 발전을 위한 가치 있는 투자가 될 거란 지적입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촬영기자:김수용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춘천-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