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운노조 취업비리…경찰, 수사 뒷전?

입력 2022.01.14 (10:12) 수정 2022.01.1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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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익을 위해 내부 제보자가 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부산항운노조 취업비리를 공개 고발한 전·현직 노조원들도 그랬을텐데요,

낱낱이 수사해 사실 여부를 밝혀야 할 경찰이 오히려 고발인에게 고발 취하를 종용했다고 하는데요,

김아르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부산항운노조 전·현직 노조원들이 부산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부산항운노조가 노조원 임금을 마음대로 깎고,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돈을 받은 의혹을 제기한 겁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건 부산경찰청 반부패수사부.

그런데 사건을 맡은 한 경찰 조사관이 고발인 측에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고발을 취하할 것을 종용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 조사관은 고발은 취하하지 않겠다며 추가 범죄를 수사해 달라는 고발인에게 며칠 뒤 직접 뽑아온 고발 취하서를 건네기까지 했습니다.

실직이나 징계도 무릅쓰고 내부 비리를 고발한 제보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부산항운노조 고발인 측/음성변조 : "고발 취하서 두 장을 저한테 내밀더라고요. 내가 아니 당신들 지금 뭐 하는 거냐고,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무고죄로 처벌을 받을 테니까 수사해라…."]

수사기관은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런 절차도, 제대로 된 수사도 없이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 한 겁니다.

경찰은 "조사관의 조치가 미숙해 고발 취하를 안내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고발 취하 여부와 상관없이 수사는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의 대응이 부실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발인 측은 경찰청과 해양수산부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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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운노조 취업비리…경찰, 수사 뒷전?
    • 입력 2022-01-14 10:12:07
    • 수정2022-01-14 10:43:58
    930뉴스(부산)
[앵커]

공익을 위해 내부 제보자가 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죠,

부산항운노조 취업비리를 공개 고발한 전·현직 노조원들도 그랬을텐데요,

낱낱이 수사해 사실 여부를 밝혀야 할 경찰이 오히려 고발인에게 고발 취하를 종용했다고 하는데요,

김아르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부산항운노조 전·현직 노조원들이 부산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부산항운노조가 노조원 임금을 마음대로 깎고,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돈을 받은 의혹을 제기한 겁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건 부산경찰청 반부패수사부.

그런데 사건을 맡은 한 경찰 조사관이 고발인 측에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고발을 취하할 것을 종용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이 조사관은 고발은 취하하지 않겠다며 추가 범죄를 수사해 달라는 고발인에게 며칠 뒤 직접 뽑아온 고발 취하서를 건네기까지 했습니다.

실직이나 징계도 무릅쓰고 내부 비리를 고발한 제보자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부산항운노조 고발인 측/음성변조 : "고발 취하서 두 장을 저한테 내밀더라고요. 내가 아니 당신들 지금 뭐 하는 거냐고,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무고죄로 처벌을 받을 테니까 수사해라…."]

수사기관은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에 대해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이런 절차도, 제대로 된 수사도 없이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 한 겁니다.

경찰은 "조사관의 조치가 미숙해 고발 취하를 안내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고발 취하 여부와 상관없이 수사는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의 대응이 부실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발인 측은 경찰청과 해양수산부에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김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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