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등교 재개해도 돌아갈 수 없는 소녀들

입력 2022.01.14 (10:49) 수정 2022.01.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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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닫았던 학교 문이 다시 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많은 소녀들은 교실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됐는데요.

학교가 문을 닫은 동안, 소녀들에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지구촌인에서 함께 보시죠.

[리포트]

이제 겨우 13살인 버지니아는 매일 같이 물을 길기 위해 먼 길을 오갑니다.

노점에서 채소를 팔고, 집안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내는데요.

이 와중에 엄마를 찾아 우는 생후 3개월 된 아기도 돌봅니다.

학교가 문을 닫은 동안 버지니아는 엄마가 됐습니다.

이웃으로부터 원치 않는 임신을 했는데요.

학교로도 돌아갈 수 없게 됐습니다.

[버지니아 마훈가/10대 엄마 : "선생님이 집으로 찾아오셨고, 임신해서 학교에 못 간다고 했더니, 제적당했습니다."]

짐바브웨에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10대 소녀들의 임신이 크게 늘었습니다.

코로나 발생전인 2018년엔 3천 명 정도가 임신으로 학교를 중퇴했는데, 코로나 발생한 2020년엔 4,770명, 지난해에는 1~2월 두 달 동안에만 5천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봉쇄령이 내려진 가운데 학교도 문을 닫으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된 건데요.

[치치 치통고/사회복지사 : "봉쇄 조치는 한 공간에서 지내는 사람으로부터 아이들에 대한 학대 위험을 높였습니다. 많은 임신으로 이어졌죠."]

이는 짐바브웨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우간다는 지난 10일 세계에서 가장 긴 학교 봉쇄를 끝내고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16살 소녀 사라는 교실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학교가 문을 닫고 홀로 집에서 지내던 중 주변 사람의 꾐에 빠져, 원치 않은 임신을 했기 때문입니다.

[사라 라카피로/10대 엄마 : "정부가 좀 더 빨리 학교 문을 열어줬다면 제가 임신 문제를 안 겪지 않았을까 원망스러워요."]

2년 동안 학교라는 보호막이 사라진 사이, 우간다의 어린 소녀들은 생활전선에 내몰려 학업을 포기하거나 조혼을 강요당하기도 했습니다.

부모가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줄면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생업에 뛰어들게 된 건데요.

우간다 국가계획청은 학교 문을 다시 열었지만 학생 3명 중 한 명은 돌아오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프리다 나무간자/10대 상인 : "교육을 받지 못하면 미래가 불안해지고, 다른 방법이 없어서 결혼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것밖에 방법이 없거든요."]

국제사면위원회는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아프리카에서 임신과 결혼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어린 10대 소녀들이 급격히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당장 학교로 돌아갈 수 없는 소녀들은 미래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나 마찬가진데요.

짐바브웨의 NGO 단체들이 엄마가 된 10대 소녀들이 교육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임신으로 인한 강제 퇴학을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식개선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엄마가 된 어린 소녀들이 언제가 다시 학교로 돌아갈 거란 희망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버지니아 마훈가/10대 엄마 :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7학년을 시작할 거에요. 그리고 더 배운 뒤에 진로를 정할 거예요."]

오랫동안 닫혔던 학교 문이 다시 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이 남긴 그늘은 계속 드리워져 있는데요.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소녀들의 꿈이 현실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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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14 10:49:32
    • 수정2022-01-14 11:00:29
    지구촌뉴스
[앵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닫았던 학교 문이 다시 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많은 소녀들은 교실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가 됐는데요.

학교가 문을 닫은 동안, 소녀들에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지구촌인에서 함께 보시죠.

[리포트]

이제 겨우 13살인 버지니아는 매일 같이 물을 길기 위해 먼 길을 오갑니다.

노점에서 채소를 팔고, 집안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내는데요.

이 와중에 엄마를 찾아 우는 생후 3개월 된 아기도 돌봅니다.

학교가 문을 닫은 동안 버지니아는 엄마가 됐습니다.

이웃으로부터 원치 않는 임신을 했는데요.

학교로도 돌아갈 수 없게 됐습니다.

[버지니아 마훈가/10대 엄마 : "선생님이 집으로 찾아오셨고, 임신해서 학교에 못 간다고 했더니, 제적당했습니다."]

짐바브웨에선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10대 소녀들의 임신이 크게 늘었습니다.

코로나 발생전인 2018년엔 3천 명 정도가 임신으로 학교를 중퇴했는데, 코로나 발생한 2020년엔 4,770명, 지난해에는 1~2월 두 달 동안에만 5천 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봉쇄령이 내려진 가운데 학교도 문을 닫으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된 건데요.

[치치 치통고/사회복지사 : "봉쇄 조치는 한 공간에서 지내는 사람으로부터 아이들에 대한 학대 위험을 높였습니다. 많은 임신으로 이어졌죠."]

이는 짐바브웨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우간다는 지난 10일 세계에서 가장 긴 학교 봉쇄를 끝내고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16살 소녀 사라는 교실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학교가 문을 닫고 홀로 집에서 지내던 중 주변 사람의 꾐에 빠져, 원치 않은 임신을 했기 때문입니다.

[사라 라카피로/10대 엄마 : "정부가 좀 더 빨리 학교 문을 열어줬다면 제가 임신 문제를 안 겪지 않았을까 원망스러워요."]

2년 동안 학교라는 보호막이 사라진 사이, 우간다의 어린 소녀들은 생활전선에 내몰려 학업을 포기하거나 조혼을 강요당하기도 했습니다.

부모가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줄면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생업에 뛰어들게 된 건데요.

우간다 국가계획청은 학교 문을 다시 열었지만 학생 3명 중 한 명은 돌아오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프리다 나무간자/10대 상인 : "교육을 받지 못하면 미래가 불안해지고, 다른 방법이 없어서 결혼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것밖에 방법이 없거든요."]

국제사면위원회는 코로나19 대유행 동안 아프리카에서 임신과 결혼으로 어려움을 겪게 된 어린 10대 소녀들이 급격히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당장 학교로 돌아갈 수 없는 소녀들은 미래를 잃어버리게 된 것이나 마찬가진데요.

짐바브웨의 NGO 단체들이 엄마가 된 10대 소녀들이 교육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임신으로 인한 강제 퇴학을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식개선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요.

엄마가 된 어린 소녀들이 언제가 다시 학교로 돌아갈 거란 희망을 놓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버지니아 마훈가/10대 엄마 :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7학년을 시작할 거에요. 그리고 더 배운 뒤에 진로를 정할 거예요."]

오랫동안 닫혔던 학교 문이 다시 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대유행이 남긴 그늘은 계속 드리워져 있는데요.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소녀들의 꿈이 현실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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