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아닌 ‘제3의 성’ 선수가 동계 올림픽에 첫 출전한다

입력 2022.01.15 (09:06) 수정 2022.01.15 (10: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남, 녀가 아닌 '제3의 성'인 논 바이너리(non-binary)임을 공개한 선수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합니다. 동계 올림픽 사상 처음입니다.

논 바이너리는 남녀의 이분법적 성별 구분에서 벗어난 성 정체성으로, 남성과 여성 중 하나로 규정할 수 없고 둘의 특성을 모두 지니거나 성별 구분을 벗어난 경우 등을 포괄합니다.

미국 피겨스케이팅 연맹은 31살의 티모시 르두(Timothy LeDuc) 선수가 함께 조를 이룬 애쉴리 케인-그리블 선수와 베이징 올림픽에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르두와 케인-그리블 선수는 2019년과 2022년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챔피언으로, 르두는 미국 피겨 스케이팅 페어 부문에서 금메달을 딴 최초의 성 소수자 선수입니다.

지난 6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전미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르두(오른쪽)와 케인-그리블 선수가 쇼트 프로그램을 연기하는 모습.지난 6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전미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르두(오른쪽)와 케인-그리블 선수가 쇼트 프로그램을 연기하는 모습.

■ 르두 "성 소수자는 항상 스포츠의 일원이었다"

이번에 동계 올림픽에 첫 출전하는 르두 선수는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이 나에게 초점을 맞추거나, 나를 스포츠에서 이 정도의 성취를 이룬 최초의 논 바이너리 선수라고 얘기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그보다는 더 나아가길 바란다."면서 "성 소수자들도 스포츠에서 공개 활동을 하고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성 소수자)는 항상 여기 있었고, 항상 스포츠의 일원이었다. 다만 우리는 항상 공개되지는 못했을 뿐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여기 있을 수 있는 것은 앞서 간 많은 위대한 이들 덕분에 가능했다는 것을 잘 안다. 스포츠에서 끝까지 말고 나간 뛰어난 성 소수자들이 많이 있었기에 나는 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설 수 있었고, 성 정체성을 공개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2016년부터 르두 선수와 함께 경기를 펼쳐온 케인-그리블 선수도 "스포츠에서 소외됐다고 느꼈거나 그런 얘기를 들어야 했던 이들에게 우리의 (국가대표) 자격과 경기를 바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 성별검사·성 확정 수술 ·약물치료 … 성 소수자 배제한 올림픽 흑역사

르두 선수가 얘기한 것처럼, 성 소수자 선수들이 올림픽에 갑자기 출전하기 시작한 게 아닙니다. 남성, 여성이라는 범주에 속하지 않는 논 바이너리,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 선수들은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자신의 성별 그대로 출전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IOC)는 "과거 올림픽에서 성별에 대한 이분법적 기준을 이유로 성 소수자 선수들에게 차별적인 조치들이 있어왔다."고 스스로 인정한 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IOC는 1968년부터 1998년까지 여성 경기에 참여한 선수들에게 성별 검사를 받도록 했습니다. 여성 경기에 남성 같은 신체 조건을 가진 여성이나 여장한 남성이 참가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트랜스젠더 선수들에게는 출전 자격으로 성 확정 수술이 요구됐습니다. IOC는 2003년부터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하면서 성 확정 수술을 조건으로 달았습니다. 이 때문에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출전할 수 있게 된 규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고 참가한 트랜스젠더 선수는 2021년 도쿄 올림픽 이전까지 없었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남아공 국가대표 세메냐 선수가 육상 여성 800미터 경기에서 우승한 직후 두 손을 번쩍 든 모습.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남아공 국가대표 세메냐 선수가 육상 여성 800미터 경기에서 우승한 직후 두 손을 번쩍 든 모습.

이처럼 성 소수자 선수가 차별당한 가장 유명한 사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여성 육상 국가대표였던 캐스터 세메냐 선수입니다. 세메냐 선수는 겉모습과 성 정체성이 모두 여성이어서 여성 선수로 경기에 참여해왔고,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 올림픽 육상 여자 800미터 종목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런데 2018년 국제육상경기연맹은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수치가 높은 여성 선수는 호르몬 수치를 일정 수준 아래로 낮추는 약물을 복용해야 경기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제한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세메냐 선수는 2009년에도 이 연맹의 요구로 성별 검사를 받았습니다. 당시 연맹은 세메냐 선수를 여성으로 결론내렸지만, 일부 남성 신체 기관을 가진 지닌 간성(intersex)이라는 비공개 결과가 유출돼 인권침해라는 반발을 샀습니다.

연맹이 신설한 호르몬 제한 규정에 대해 세메냐는 호르몬 수치를 낮추는 약물 요법이 자신에게 통증을 유발하고 건강을 해친다며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국제 경기에 참가할 수 없게 된 육상을 포기했고 다시는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했습니다.

IOC 또한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 요건에서 성 확정 수술을 요구한 규정을 2015년 철회하면서도, 약물 요법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춰야 한다는 규정은 그 이후에도 유지했습니다.

도쿄 올림픽, 성 소수자 선수 185명 참가

성 소수자에 대한 올림픽의 입장이 달라진 것은 2020 도쿄 올림픽부터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8년 '성 정체성'은 치료받아야 할 질병이나 정신질환이 아니라며, 질병에서 제외했기 때문입니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도 2020년 여성과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열린 도쿄 올림픽에는 사상 처음으로 트랜스젠더 선수가 참가하는 등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습니다. 스포츠 전문 SB Nation의 집계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에는 역대 올림픽 경기에서 가장 많은 185명의 성소수자 선수가 참여했습니다.

성 소수자임을 공개한 선수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23명,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56명이었는데 도쿄 올림픽에서 세 배 이상 늘어난 겁니다. 출전 종목과 국적도 다양해져 34개 종목에 30개 국적의 성 소수자 선수들이 출전했습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축구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캐나다 국가대표 리베카 퀸 선수가 시상대에 오른 모습. 퀸 선수는 하계 올림픽에서 트랜스젠더이자 논 바이너리임을 공개하고 참가한 첫 선수로, 금메달 획득 기록까지 세웠다.2020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축구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캐나다 국가대표 리베카 퀸 선수가 시상대에 오른 모습. 퀸 선수는 하계 올림픽에서 트랜스젠더이자 논 바이너리임을 공개하고 참가한 첫 선수로, 금메달 획득 기록까지 세웠다.

하지만 성 소수자임을 밝힌 선수가 여전히 많은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도쿄 올림픽 전체 참가 선수 1만 1천 명 가운데 성소수자 선수 비율은 2%에 미치지 않습니다. 호주의 행동과학자 에릭 데니슨 교수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우 성 소수자는 인구의 4.5%로 추정된다."며 "올림픽 출전 선수 가운데 성 소수자가 증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비율이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 IOC "어떤 선수도 성별로 배제되면 안 돼"

성 소수자를 포용하려는 스포츠 계의 변화는 계속 진행중입니다. IOC는 지난해 11월, 성 소수자 선수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금지한 새로운 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성 정체성과 성차에 기반한 공정, 포용, 차별금지에 관한 권고안'은 "모든 사람은 차별 없이, 자신의 건강과 안전, 존엄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스포츠를 할 권리가 있다." 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IOC 공정, 포용, 차별금지에 관한 권고안 (2021.11.)

○ 자신의 성 정체성, 겉모습이나 성별에 상관 없이 모든 사람은 편견 없이 안전하게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 국제 연맹, 스포츠 기구 등은 선수가 자신이 유지해 온 성 정체성과 다른 성별 범주를 선택해야 경기에 참여할 수 있는 출전 규정을 두어선 안된다.

○ 국제 연맹, 스포츠 기구 등은 출전 자격을 위해 선수들에게 불필요한 의학적 처치를 받도록 요구해서는 절대 안된다.

IOC는 특히, 세메냐 선수 등에게 강요했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은 부당하고 근거가 불분명한 조치였다고 명시하고, 앞으로 이 같은 행위를 금지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당한 조치 없이 모든 여성 선수들이 경기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겠다고 했습니다.

이 권고안은 선수와 성 소수자 전문가, 의학 전문가 등 250여 명의 자문단이 60여 차례가 넘는 회의 끝에 마련됐습니다.

IOC는 이 권고안에서 밝힌 원칙에 따라 오는 3월부터 종목별 연맹의 출전 자격을 재정비할 예정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남녀 아닌 ‘제3의 성’ 선수가 동계 올림픽에 첫 출전한다
    • 입력 2022-01-15 09:06:15
    • 수정2022-01-15 10:46:42
    세계는 지금

남, 녀가 아닌 '제3의 성'인 논 바이너리(non-binary)임을 공개한 선수가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합니다. 동계 올림픽 사상 처음입니다.

논 바이너리는 남녀의 이분법적 성별 구분에서 벗어난 성 정체성으로, 남성과 여성 중 하나로 규정할 수 없고 둘의 특성을 모두 지니거나 성별 구분을 벗어난 경우 등을 포괄합니다.

미국 피겨스케이팅 연맹은 31살의 티모시 르두(Timothy LeDuc) 선수가 함께 조를 이룬 애쉴리 케인-그리블 선수와 베이징 올림픽에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르두와 케인-그리블 선수는 2019년과 2022년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챔피언으로, 르두는 미국 피겨 스케이팅 페어 부문에서 금메달을 딴 최초의 성 소수자 선수입니다.

지난 6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전미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르두(오른쪽)와 케인-그리블 선수가 쇼트 프로그램을 연기하는 모습.
■ 르두 "성 소수자는 항상 스포츠의 일원이었다"

이번에 동계 올림픽에 첫 출전하는 르두 선수는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이 나에게 초점을 맞추거나, 나를 스포츠에서 이 정도의 성취를 이룬 최초의 논 바이너리 선수라고 얘기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그보다는 더 나아가길 바란다."면서 "성 소수자들도 스포츠에서 공개 활동을 하고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성 소수자)는 항상 여기 있었고, 항상 스포츠의 일원이었다. 다만 우리는 항상 공개되지는 못했을 뿐이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여기 있을 수 있는 것은 앞서 간 많은 위대한 이들 덕분에 가능했다는 것을 잘 안다. 스포츠에서 끝까지 말고 나간 뛰어난 성 소수자들이 많이 있었기에 나는 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설 수 있었고, 성 정체성을 공개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2016년부터 르두 선수와 함께 경기를 펼쳐온 케인-그리블 선수도 "스포츠에서 소외됐다고 느꼈거나 그런 얘기를 들어야 했던 이들에게 우리의 (국가대표) 자격과 경기를 바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 성별검사·성 확정 수술 ·약물치료 … 성 소수자 배제한 올림픽 흑역사

르두 선수가 얘기한 것처럼, 성 소수자 선수들이 올림픽에 갑자기 출전하기 시작한 게 아닙니다. 남성, 여성이라는 범주에 속하지 않는 논 바이너리, 트랜스젠더 등 성 소수자 선수들은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자신의 성별 그대로 출전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IOC)는 "과거 올림픽에서 성별에 대한 이분법적 기준을 이유로 성 소수자 선수들에게 차별적인 조치들이 있어왔다."고 스스로 인정한 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IOC는 1968년부터 1998년까지 여성 경기에 참여한 선수들에게 성별 검사를 받도록 했습니다. 여성 경기에 남성 같은 신체 조건을 가진 여성이나 여장한 남성이 참가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트랜스젠더 선수들에게는 출전 자격으로 성 확정 수술이 요구됐습니다. IOC는 2003년부터 트랜스젠더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하면서 성 확정 수술을 조건으로 달았습니다. 이 때문에 2004년 아테네 올림픽부터 출전할 수 있게 된 규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히고 참가한 트랜스젠더 선수는 2021년 도쿄 올림픽 이전까지 없었습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남아공 국가대표 세메냐 선수가 육상 여성 800미터 경기에서 우승한 직후 두 손을 번쩍 든 모습.
이처럼 성 소수자 선수가 차별당한 가장 유명한 사례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여성 육상 국가대표였던 캐스터 세메냐 선수입니다. 세메냐 선수는 겉모습과 성 정체성이 모두 여성이어서 여성 선수로 경기에 참여해왔고,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16년 리우 올림픽 육상 여자 800미터 종목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런데 2018년 국제육상경기연맹은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수치가 높은 여성 선수는 호르몬 수치를 일정 수준 아래로 낮추는 약물을 복용해야 경기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제한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세메냐 선수는 2009년에도 이 연맹의 요구로 성별 검사를 받았습니다. 당시 연맹은 세메냐 선수를 여성으로 결론내렸지만, 일부 남성 신체 기관을 가진 지닌 간성(intersex)이라는 비공개 결과가 유출돼 인권침해라는 반발을 샀습니다.

연맹이 신설한 호르몬 제한 규정에 대해 세메냐는 호르몬 수치를 낮추는 약물 요법이 자신에게 통증을 유발하고 건강을 해친다며 거부했습니다. 그리고 국제 경기에 참가할 수 없게 된 육상을 포기했고 다시는 올림픽 무대에 서지 못했습니다.

IOC 또한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 요건에서 성 확정 수술을 요구한 규정을 2015년 철회하면서도, 약물 요법으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춰야 한다는 규정은 그 이후에도 유지했습니다.

도쿄 올림픽, 성 소수자 선수 185명 참가

성 소수자에 대한 올림픽의 입장이 달라진 것은 2020 도쿄 올림픽부터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8년 '성 정체성'은 치료받아야 할 질병이나 정신질환이 아니라며, 질병에서 제외했기 때문입니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도 2020년 여성과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즉각 철회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열린 도쿄 올림픽에는 사상 처음으로 트랜스젠더 선수가 참가하는 등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습니다. 스포츠 전문 SB Nation의 집계에 따르면, 도쿄 올림픽에는 역대 올림픽 경기에서 가장 많은 185명의 성소수자 선수가 참여했습니다.

성 소수자임을 공개한 선수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23명,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56명이었는데 도쿄 올림픽에서 세 배 이상 늘어난 겁니다. 출전 종목과 국적도 다양해져 34개 종목에 30개 국적의 성 소수자 선수들이 출전했습니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축구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캐나다 국가대표 리베카 퀸 선수가 시상대에 오른 모습. 퀸 선수는 하계 올림픽에서 트랜스젠더이자 논 바이너리임을 공개하고 참가한 첫 선수로, 금메달 획득 기록까지 세웠다.
하지만 성 소수자임을 밝힌 선수가 여전히 많은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도쿄 올림픽 전체 참가 선수 1만 1천 명 가운데 성소수자 선수 비율은 2%에 미치지 않습니다. 호주의 행동과학자 에릭 데니슨 교수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우 성 소수자는 인구의 4.5%로 추정된다."며 "올림픽 출전 선수 가운데 성 소수자가 증가하긴 했지만 여전히 비율이 낮다."고 지적했습니다.

■ IOC "어떤 선수도 성별로 배제되면 안 돼"

성 소수자를 포용하려는 스포츠 계의 변화는 계속 진행중입니다. IOC는 지난해 11월, 성 소수자 선수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금지한 새로운 권고안을 발표했습니다.

'성 정체성과 성차에 기반한 공정, 포용, 차별금지에 관한 권고안'은 "모든 사람은 차별 없이, 자신의 건강과 안전, 존엄성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스포츠를 할 권리가 있다." 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IOC 공정, 포용, 차별금지에 관한 권고안 (2021.11.)

○ 자신의 성 정체성, 겉모습이나 성별에 상관 없이 모든 사람은 편견 없이 안전하게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 국제 연맹, 스포츠 기구 등은 선수가 자신이 유지해 온 성 정체성과 다른 성별 범주를 선택해야 경기에 참여할 수 있는 출전 규정을 두어선 안된다.

○ 국제 연맹, 스포츠 기구 등은 출전 자격을 위해 선수들에게 불필요한 의학적 처치를 받도록 요구해서는 절대 안된다.

IOC는 특히, 세메냐 선수 등에게 강요했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은 부당하고 근거가 불분명한 조치였다고 명시하고, 앞으로 이 같은 행위를 금지했습니다. 그러면서 부당한 조치 없이 모든 여성 선수들이 경기에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겠다고 했습니다.

이 권고안은 선수와 성 소수자 전문가, 의학 전문가 등 250여 명의 자문단이 60여 차례가 넘는 회의 끝에 마련됐습니다.

IOC는 이 권고안에서 밝힌 원칙에 따라 오는 3월부터 종목별 연맹의 출전 자격을 재정비할 예정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