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명품·빵까지 ‘오픈런’…이유는?

입력 2022.01.17 (19:31) 수정 2022.01.1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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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명품을 사기 위해 백화점 문 열기 전에 줄을 서고 개점하자마자 매장으로 달려가는 '오픈런', 우리말로 개점질주라고 합니다.

최근 이런 '오픈런'이 신발 매장, 빵집에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코로나19 이후 보상심리가 소비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기업 마케팅에서도 이런 점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픈런.

원래 뜻은 뮤지컬이나 연극을 종료 시점 안 정하고 무대에 올리는 걸 말하는데요,

요즘은 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죠.

우리말로 개점 질주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백화점 등의 문이 열리자마자 매장을 향해 달려가는 겁니다.

2019년의 일입니다.

중국 상하이에 미국의 회원제 할인마트가 개장했거든요.

첫날, 개점질주 대단했습니다.

전동 셔터가 올라가자 머리부터 들이밀죠.

매장 안으로 달려 들어가더니 이번엔 물건 사겠다며 몸싸움입니다.

개점 질주에 이은 물건 쟁탈전입니다.

비슷한 상황, 우리나라에도 있었습니다.

정가 17만 9천 원입니다.

선착순으로 판매되는 한정판 골프화 때문이었는데요.

전국 40여 곳의 매장에 백 켤레 전후로 입고됐다죠.

그거 사기 위해서 영하의 한파에도 아랑곳 않고 기다립니다.

매장마다 이렇게 긴 줄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대구의 한 백화점에선 오픈런하는 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에서 위험천만한 역주행을 벌이는 일까지 벌어졌는데요.

빛의 속도가 이런 거겠죠.

동시에 매장 향해 질주합니다.

["어~~~어~~~."]

그런데 상행 에스컬레이터에서도 사람들 내려옵니다.

넘어지기도 하죠.

몰려드는 인파에 안전요원인 듯한 직원도 당황했습니다.

["이리와, 이리와, 이리와, 이리와."]

그리고 사람들의 질주 어마어마하게 이어집니다.

이건 정말 무서울 정도입니다.

영화 한 장면 같다,

신발 사는 일이 이렇게 기괴할 일인가를 비롯해 아무리 한정판이라지만 선착순 판매한 업체 잘못이다와 같은 글들 SNS에 이어졌습니다.

다른 매장들도 상황 비슷했다죠,

혼잡한 것은 물론이고요.

구매자들끼지 시비 붙어 경찰이 출동했던 곳도 있었다죠.

이렇게까지 이 신발 사려는 이유, 물론 내가 신으려고 샀다는 분도 있지만요,

정가 17만 9천 원짜린데 희소성 때문에 리셀 그러니까 재판매 시장에서 7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명품 매장에서도 오픈런 자주 등장합니다.

지난해 프랑스 유명 패션 브랜드가 가격 인상을 예고하자 전국 유명 백화점에 개장 전부터 긴 줄 생겼습니다.

몇 시간씩 기다렸고 문 열리자마자 달렸습니다.

백화점의 경우 정문 통과해서 매장까지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이렇게 SNS 상에 올라오기도 하는데요.

그리고 빵입니다.

사실 빵 좋아하는 분들은 빵 맛집 찾아다니는 빵지순례라는 거 한다는데, 그 맛집에는 어김없이 오픈런 생긴다죠.

빵맛으로 소문난 곳엔 어김없이 오픈 전에 긴 줄이 생기고요,

역시 오픈하면 달리겠죠.

만드는 수량이 정해져있다보니 이렇게 일찍 줄을 서야만 그 맛을 볼 기회도 얻는다죠.

이런 상황에서 긴 줄을 대신 서 주는 오픈런 아르바이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이러고도 실패한 이들 사이에선 이 모든 건 팔자에 달렸다는 팔자런 이런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한정판 신발을 위해 또는 명품을 위해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그렇게 뛰고 달립니다.

재판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분출하면서 수요가 증가했단 분석 나옵니다.

취미나 여행에 소비를 못 하게 되면서 이에 대한 보상 심리로 쇼핑을 많이 하게 됐단 얘기인데요.

기업에서도 이 같은 추세를 하나의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하는 분위기입니다.

다양한 한정판을 출시하고 유명인과의 협업판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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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발·명품·빵까지 ‘오픈런’…이유는?
    • 입력 2022-01-17 19:31:35
    • 수정2022-01-17 19:51:33
    뉴스7(부산)
[앵커]

명품을 사기 위해 백화점 문 열기 전에 줄을 서고 개점하자마자 매장으로 달려가는 '오픈런', 우리말로 개점질주라고 합니다.

최근 이런 '오픈런'이 신발 매장, 빵집에서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코로나19 이후 보상심리가 소비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기업 마케팅에서도 이런 점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정지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픈런.

원래 뜻은 뮤지컬이나 연극을 종료 시점 안 정하고 무대에 올리는 걸 말하는데요,

요즘은 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죠.

우리말로 개점 질주라고 할 수 있을 텐데 백화점 등의 문이 열리자마자 매장을 향해 달려가는 겁니다.

2019년의 일입니다.

중국 상하이에 미국의 회원제 할인마트가 개장했거든요.

첫날, 개점질주 대단했습니다.

전동 셔터가 올라가자 머리부터 들이밀죠.

매장 안으로 달려 들어가더니 이번엔 물건 사겠다며 몸싸움입니다.

개점 질주에 이은 물건 쟁탈전입니다.

비슷한 상황, 우리나라에도 있었습니다.

정가 17만 9천 원입니다.

선착순으로 판매되는 한정판 골프화 때문이었는데요.

전국 40여 곳의 매장에 백 켤레 전후로 입고됐다죠.

그거 사기 위해서 영하의 한파에도 아랑곳 않고 기다립니다.

매장마다 이렇게 긴 줄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대구의 한 백화점에선 오픈런하는 사람들이 에스컬레이터에서 위험천만한 역주행을 벌이는 일까지 벌어졌는데요.

빛의 속도가 이런 거겠죠.

동시에 매장 향해 질주합니다.

["어~~~어~~~."]

그런데 상행 에스컬레이터에서도 사람들 내려옵니다.

넘어지기도 하죠.

몰려드는 인파에 안전요원인 듯한 직원도 당황했습니다.

["이리와, 이리와, 이리와, 이리와."]

그리고 사람들의 질주 어마어마하게 이어집니다.

이건 정말 무서울 정도입니다.

영화 한 장면 같다,

신발 사는 일이 이렇게 기괴할 일인가를 비롯해 아무리 한정판이라지만 선착순 판매한 업체 잘못이다와 같은 글들 SNS에 이어졌습니다.

다른 매장들도 상황 비슷했다죠,

혼잡한 것은 물론이고요.

구매자들끼지 시비 붙어 경찰이 출동했던 곳도 있었다죠.

이렇게까지 이 신발 사려는 이유, 물론 내가 신으려고 샀다는 분도 있지만요,

정가 17만 9천 원짜린데 희소성 때문에 리셀 그러니까 재판매 시장에서 7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른바 명품 매장에서도 오픈런 자주 등장합니다.

지난해 프랑스 유명 패션 브랜드가 가격 인상을 예고하자 전국 유명 백화점에 개장 전부터 긴 줄 생겼습니다.

몇 시간씩 기다렸고 문 열리자마자 달렸습니다.

백화점의 경우 정문 통과해서 매장까지 가장 빨리 도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이렇게 SNS 상에 올라오기도 하는데요.

그리고 빵입니다.

사실 빵 좋아하는 분들은 빵 맛집 찾아다니는 빵지순례라는 거 한다는데, 그 맛집에는 어김없이 오픈런 생긴다죠.

빵맛으로 소문난 곳엔 어김없이 오픈 전에 긴 줄이 생기고요,

역시 오픈하면 달리겠죠.

만드는 수량이 정해져있다보니 이렇게 일찍 줄을 서야만 그 맛을 볼 기회도 얻는다죠.

이런 상황에서 긴 줄을 대신 서 주는 오픈런 아르바이트가 등장하는가 하면, 이러고도 실패한 이들 사이에선 이 모든 건 팔자에 달렸다는 팔자런 이런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한정판 신발을 위해 또는 명품을 위해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그렇게 뛰고 달립니다.

재판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분출하면서 수요가 증가했단 분석 나옵니다.

취미나 여행에 소비를 못 하게 되면서 이에 대한 보상 심리로 쇼핑을 많이 하게 됐단 얘기인데요.

기업에서도 이 같은 추세를 하나의 마케팅 전략으로 사용하는 분위기입니다.

다양한 한정판을 출시하고 유명인과의 협업판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KBS 뉴스 정지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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