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예멘 반군 UAE 공격…중동지역 긴장 고조로 이어지나

입력 2022.01.1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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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순방에 나섰던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국제공항과 석유 시설이 드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았습니다.

아부다비 경찰은 성명을 통해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의 원유 저장시설 3곳과 아부다비 국제 공항 내 신축 건설 현장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경찰은 "주변에서 소형 항공기 부품들이 발견됐다"며 무장 드론 공습이 화재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번 폭발로 석유 시설에서 일하던 3명이 숨지고(인도인 2명, 파키스탄인 1명) 6명이 다쳤다고 국영 WAM 통신은 전했습니다.

또 아부다비 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한 때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UAE에 머물렀던 문 대통령은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100km 떨어져 있는 두바이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우리 순방단의 피해는 없었습니다.

화재 발생 직후 예멘 후티 반군이 UAE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예멘 반군 아흐야 사레아 대변인예멘 반군 아흐야 사레아 대변인

■ UAE-예멘 반군 최근 긴장 고조…"적대 행위 계속되면 UAE 중심부 타격"

예멘 반군 아흐야 사레아 대변인은 SNS를 통해 "UAE 깊은 곳에서 군사 작전을 했다. 탄도미사일 5발과 다수의 무인기를 이용해 민감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적었습니다.

또 "앞으로 더 많은 시설이 목표가 될 수 있다"며 추가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했습니다.

예멘 내전에 참전하고 있는 사우디 등 연합군은 예멘 사나 공항에서 폭탄을 적재한 다수의 드론들이 공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예멘 후티 반군은 UAE의 예멘 내전 개입을 비판하면서 적대 행위를 계속한다면 중심부를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UAE는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아랍 동맹군으로 참여해왔는데 최근에는 병력 규모를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예멘 반군이 UAE 선박을 나포하면서 UAE와 예멘 반군 사이의 긴장이 높아져 왔습니다.

반군은 지난 1월 3일 홍해에서 UAE 국적의 화물 선박을 나포했는데, 당시 "UAE 선박이 군사 장비를 싣고 있으며 예멘 국민의 안전과 안정을 해치는 적대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1월 12일에는 자체 개발한 지대공 미사일로 UAE 공군 소속 무인기를 요격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예멘 사나 외곽 임시대피소의 한 소년(출처:EPA)예멘 사나 외곽 임시대피소의 한 소년(출처:EPA)

■ 이란-사우디 대리전 '예멘 내전' … UN "사망자 37만 7천명 추산"

예멘 내전은 지난 2014년 예멘 정부군과 후티 반군 사이의 내전으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이후 이란이 후티 반군을 지원하고, 사우디가 주도하고 UAE 등이 참여하는 아랍 연합군이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모양새로 바뀌면서 국제화된 내전으로 확대됐고 이후 7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슬람 종파 가운데 시아파인 이란과 수니파인 사우디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역사상 최악의 내전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유엔(UN)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예멘 내전으로 인한 직.간접적 사망자가 37만 7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유엔 예멘 특사인 한스 그룬드베르크 부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만 15,000명의 난민과 350명이 넘는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한 바 있습니다.

특히 7년 넘게 이어지는 전쟁으로 경제가 완전히 붕괴되면서 수백만 명이 식량과 의료품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전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강조했습니다.

■ 이례적인 UAE 공격, 사우디는 즉각 반격…중동지역 긴장 고조 우려

UAE 외무부는 공격 이후 성명을 내고 "국제법을 위반한 극악무도한 범죄 행위"라며 "UAE는 테러 행위와 범죄 확산을 막기 위해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사우디가 이끄는 연합군은 당장 예멘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예멘 수도 사나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습니다.

바레인과 카타르, 오만, 아랍의회 등도 UAE와의 연대를 강조하며 이번 공격을 비난했습니다.

예멘 반군은 그 동안 사우디 수도 리야드 등에 대한 공격은 끊임없이 감행해 왔지만, UAE 본토에 대한 공격은 이례적입니다.

두바이 등으로 대표되는 UAE는 그 동안 중동의 경제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중동 다른 국가들에 비해 안전한 곳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격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란 핵합의(JCPOA) 복원 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공격이 UAE 원유 시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세계 원유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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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예멘 반군 UAE 공격…중동지역 긴장 고조로 이어지나
    • 입력 2022-01-18 11:16:23
    특파원 리포트

문재인 대통령이 순방에 나섰던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국제공항과 석유 시설이 드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았습니다.

아부다비 경찰은 성명을 통해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의 원유 저장시설 3곳과 아부다비 국제 공항 내 신축 건설 현장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경찰은 "주변에서 소형 항공기 부품들이 발견됐다"며 무장 드론 공습이 화재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번 폭발로 석유 시설에서 일하던 3명이 숨지고(인도인 2명, 파키스탄인 1명) 6명이 다쳤다고 국영 WAM 통신은 전했습니다.

또 아부다비 공항의 항공기 운항이 한 때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UAE에 머물렀던 문 대통령은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100km 떨어져 있는 두바이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우리 순방단의 피해는 없었습니다.

화재 발생 직후 예멘 후티 반군이 UAE에 대한 공격을 감행했다고 밝혔습니다.

예멘 반군 아흐야 사레아 대변인
■ UAE-예멘 반군 최근 긴장 고조…"적대 행위 계속되면 UAE 중심부 타격"

예멘 반군 아흐야 사레아 대변인은 SNS를 통해 "UAE 깊은 곳에서 군사 작전을 했다. 탄도미사일 5발과 다수의 무인기를 이용해 민감한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적었습니다.

또 "앞으로 더 많은 시설이 목표가 될 수 있다"며 추가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했습니다.

예멘 내전에 참전하고 있는 사우디 등 연합군은 예멘 사나 공항에서 폭탄을 적재한 다수의 드론들이 공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앞서 예멘 후티 반군은 UAE의 예멘 내전 개입을 비판하면서 적대 행위를 계속한다면 중심부를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UAE는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아랍 동맹군으로 참여해왔는데 최근에는 병력 규모를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예멘 반군이 UAE 선박을 나포하면서 UAE와 예멘 반군 사이의 긴장이 높아져 왔습니다.

반군은 지난 1월 3일 홍해에서 UAE 국적의 화물 선박을 나포했는데, 당시 "UAE 선박이 군사 장비를 싣고 있으며 예멘 국민의 안전과 안정을 해치는 적대 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1월 12일에는 자체 개발한 지대공 미사일로 UAE 공군 소속 무인기를 요격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예멘 사나 외곽 임시대피소의 한 소년(출처:EPA)
■ 이란-사우디 대리전 '예멘 내전' … UN "사망자 37만 7천명 추산"

예멘 내전은 지난 2014년 예멘 정부군과 후티 반군 사이의 내전으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이후 이란이 후티 반군을 지원하고, 사우디가 주도하고 UAE 등이 참여하는 아랍 연합군이 예멘 정부를 지원하는 모양새로 바뀌면서 국제화된 내전으로 확대됐고 이후 7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슬람 종파 가운데 시아파인 이란과 수니파인 사우디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면서 역사상 최악의 내전 가운데 하나가 됐습니다.

유엔(UN)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예멘 내전으로 인한 직.간접적 사망자가 37만 7천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유엔 예멘 특사인 한스 그룬드베르크 부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만 15,000명의 난민과 350명이 넘는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한 바 있습니다.

특히 7년 넘게 이어지는 전쟁으로 경제가 완전히 붕괴되면서 수백만 명이 식량과 의료품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전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라고 강조했습니다.

■ 이례적인 UAE 공격, 사우디는 즉각 반격…중동지역 긴장 고조 우려

UAE 외무부는 공격 이후 성명을 내고 "국제법을 위반한 극악무도한 범죄 행위"라며 "UAE는 테러 행위와 범죄 확산을 막기 위해 대응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사우디가 이끄는 연합군은 당장 예멘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예멘 수도 사나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습니다.

바레인과 카타르, 오만, 아랍의회 등도 UAE와의 연대를 강조하며 이번 공격을 비난했습니다.

예멘 반군은 그 동안 사우디 수도 리야드 등에 대한 공격은 끊임없이 감행해 왔지만, UAE 본토에 대한 공격은 이례적입니다.

두바이 등으로 대표되는 UAE는 그 동안 중동의 경제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중동 다른 국가들에 비해 안전한 곳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공격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란 핵합의(JCPOA) 복원 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이번 공격이 UAE 원유 시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세계 원유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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