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中 베이징 올림픽도 결국…‘일반 관중’ 못 본다

입력 2022.01.18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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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보름 남짓(1월 18일 기준) 앞두고 일반인들의 경기 관람이 무산됐습니다. 입장권 사서 경기 못 본다는 뜻입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어제(17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전격 발표했습니다. 지난 15일 베이징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나온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지난해 이미 해외 관람객은 안 받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중국 본토 거주자에게만 입장권을 판매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입장권마저 팔지 않겠다고 발표한 겁니다.

그렇다면 베이징 동계올림픽, 무관중으로 치러질까요? 아닙니다. 관람객은 있습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릴 냐오차오 경기장 (출처: 중국CCTV)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릴 냐오차오 경기장 (출처: 중국CCTV)

■'유관중인 듯 아닌 듯'…누가 관람하나?

입장이 가능한 관람객들은 '미리 정해놓은' 관중입니다. 그렇다면 '미리 정해놓은' 관중은 누구일까요? 공식 발표된 내용은 없습니다. 다만 베이징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발표 내용으로 선정 기준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선정된 관객이 현장에서 관람하는 것으로 바꾸기로 결정했습니다. 입장한 관객은 관람 전, 관람 도중, 관람 후 엄격하게 코로나 방역 관련 요구를 준수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발표)

방역수칙을 엄격하게 지킬 '선정된 사람들'에게 표를 나눠주겠다는 설명입니다.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대체 누가 '선정된 관객'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대체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이죠.

SNS상에서는 "차라리 미리 정해놓았다고 말하지 그랬냐", "핵산 검사 결과 음성을 받으면 누구나 방역에 부합한 사람이지 않냐"라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모 대학교 학생들이 이번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 공식 모집식을 위해 모였다. (출처: 바이두)모 대학교 학생들이 이번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 공식 모집식을 위해 모였다. (출처: 바이두)

■예견된 수순?…" 공공기관·대사관 등 관계자 초청"

이 '특정 사람들'이 누구인지, 또 어느 정도 규모인지는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취재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주도로 설립된 한 금융기구에서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개·폐막식에 입장을 원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초청권 수십 장을 추첨했다는 내용입니다. 초청되는 사람은 인적 정보도 이미 제출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는 외신 특파원단도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개·폐막식 신청을 받았습니다. 두 행사 모두 핵산 검사와 백신 접종이 필수 조건입니다.

베이징 주재 외국 대사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도 올림픽 경기 관람 수요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개·폐막식은 공공기관, 대사관, 미디어 등 관계자 중에서 방역을 준수할 만한 백신 접종자들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반 경기의 경우 한정된 인원을 단체로 선정해 입장시킬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동계올림픽 기간은 때마침 중국 내 학생들의 방학 기간입니다.

2020 도쿄 하계올림픽 개막식, 폐막식은 초청된 인원만 관람할 수 있었다. (출처: 연합)2020 도쿄 하계올림픽 개막식, 폐막식은 초청된 인원만 관람할 수 있었다. (출처: 연합)

■'무관중' 2020 도쿄 올림픽과 어떻게 다를까?

사실 지난해 열린 도쿄 하계올림픽은 경기의 97%가 관중 없이 치러졌습니다.

개막식, 폐막식 역시 초대받은 관중들만 입장했습니다. 68,000석 규모의 새로 지은 대형 경기장에 1,000명 정도가 참석해 개막식을 봤습니다. 폐막식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입장권 수입 9,300억 원이 날아갔습니다. 올림픽 사상 가장 큰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도쿄 올림픽조직위원회 측은 '사실상 무관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다릅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빙상 경기장. 이곳에 얼마나 많은 관중이 입장할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출처: 신경보)베이징 동계올림픽 빙상 경기장. 이곳에 얼마나 많은 관중이 입장할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출처: 신경보)

'일반 관중은 입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애써 다르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실제 '관중 동원하기'라는 애매한 절충안을 내놓았습니다.

올해가 시진핑 주석에게 특별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3연임, 즉 장기 집권이 확정되는 올해 안방에서 열리는 세계적 잔치를 무관중으로 치르고 싶지는 않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입니다.

동계올림픽이 열려봐야 알겠지만, 도쿄 하계올림픽과 비교해 더 많은 경기장에서 더 많은 관객을 동원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도쿄 올림픽 때는 미야기(축구), 이바라키(축구), 시즈오카(사이클) 등 3개 지역에서만 관중을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도쿄와 마찬가지로 입장권 수입 포기에 따른 적지 않은 손실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무관중에 따른 적자, 반대라면 유관중에 수익 창출이겠지만 중국은 유관중에 손실이라는 고육책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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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中 베이징 올림픽도 결국…‘일반 관중’ 못 본다
    • 입력 2022-01-18 14:35:50
    특파원 리포트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보름 남짓(1월 18일 기준) 앞두고 일반인들의 경기 관람이 무산됐습니다. 입장권 사서 경기 못 본다는 뜻입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어제(17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전격 발표했습니다. 지난 15일 베이징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나온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지난해 이미 해외 관람객은 안 받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중국 본토 거주자에게만 입장권을 판매하겠다고만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입장권마저 팔지 않겠다고 발표한 겁니다.

그렇다면 베이징 동계올림픽, 무관중으로 치러질까요? 아닙니다. 관람객은 있습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릴 냐오차오 경기장 (출처: 중국CCTV)
■'유관중인 듯 아닌 듯'…누가 관람하나?

입장이 가능한 관람객들은 '미리 정해놓은' 관중입니다. 그렇다면 '미리 정해놓은' 관중은 누구일까요? 공식 발표된 내용은 없습니다. 다만 베이징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발표 내용으로 선정 기준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선정된 관객이 현장에서 관람하는 것으로 바꾸기로 결정했습니다. 입장한 관객은 관람 전, 관람 도중, 관람 후 엄격하게 코로나 방역 관련 요구를 준수해……." (베이징 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발표)

방역수칙을 엄격하게 지킬 '선정된 사람들'에게 표를 나눠주겠다는 설명입니다.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대체 누가 '선정된 관객'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대체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이죠.

SNS상에서는 "차라리 미리 정해놓았다고 말하지 그랬냐", "핵산 검사 결과 음성을 받으면 누구나 방역에 부합한 사람이지 않냐"라는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모 대학교 학생들이 이번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 공식 모집식을 위해 모였다. (출처: 바이두)
■예견된 수순?…" 공공기관·대사관 등 관계자 초청"

이 '특정 사람들'이 누구인지, 또 어느 정도 규모인지는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취재한 바에 따르면 중국의 주도로 설립된 한 금융기구에서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개·폐막식에 입장을 원하는 직원을 대상으로 초청권 수십 장을 추첨했다는 내용입니다. 초청되는 사람은 인적 정보도 이미 제출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는 외신 특파원단도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개·폐막식 신청을 받았습니다. 두 행사 모두 핵산 검사와 백신 접종이 필수 조건입니다.

베이징 주재 외국 대사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도 올림픽 경기 관람 수요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개·폐막식은 공공기관, 대사관, 미디어 등 관계자 중에서 방역을 준수할 만한 백신 접종자들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반 경기의 경우 한정된 인원을 단체로 선정해 입장시킬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동계올림픽 기간은 때마침 중국 내 학생들의 방학 기간입니다.

2020 도쿄 하계올림픽 개막식, 폐막식은 초청된 인원만 관람할 수 있었다. (출처: 연합)
■'무관중' 2020 도쿄 올림픽과 어떻게 다를까?

사실 지난해 열린 도쿄 하계올림픽은 경기의 97%가 관중 없이 치러졌습니다.

개막식, 폐막식 역시 초대받은 관중들만 입장했습니다. 68,000석 규모의 새로 지은 대형 경기장에 1,000명 정도가 참석해 개막식을 봤습니다. 폐막식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입장권 수입 9,300억 원이 날아갔습니다. 올림픽 사상 가장 큰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됩니다. 당시 도쿄 올림픽조직위원회 측은 '사실상 무관중'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은 다릅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빙상 경기장. 이곳에 얼마나 많은 관중이 입장할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출처: 신경보)
'일반 관중은 입장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애써 다르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실제 '관중 동원하기'라는 애매한 절충안을 내놓았습니다.

올해가 시진핑 주석에게 특별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3연임, 즉 장기 집권이 확정되는 올해 안방에서 열리는 세계적 잔치를 무관중으로 치르고 싶지는 않다는 강력한 의지가 엿보입니다.

동계올림픽이 열려봐야 알겠지만, 도쿄 하계올림픽과 비교해 더 많은 경기장에서 더 많은 관객을 동원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도쿄 올림픽 때는 미야기(축구), 이바라키(축구), 시즈오카(사이클) 등 3개 지역에서만 관중을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도쿄와 마찬가지로 입장권 수입 포기에 따른 적지 않은 손실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무관중에 따른 적자, 반대라면 유관중에 수익 창출이겠지만 중국은 유관중에 손실이라는 고육책을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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