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뒤흔든 北 미사일 발사…극초음속·KN-23 이어 KN-24까지

입력 2022.01.1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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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7일 사격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하면서 공개한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발사 사진북한이 17일 사격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하면서 공개한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발사 사진

북한이 어제(17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의 기종은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로 불리는 KN-24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어제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는 소식을 알리며 KN-24로 보이는 사진 한 장을 오늘(18일) 공개했습니다.

통신은 "검수사격시험은 생산장비되고있는 전술유도탄들을 선택적으로 검열하고 무기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대량생산해 배치되고 있는 무기 중에서 무작위로 골라 품질을 검사했다는 의미인데, 이미 KN-24가 실전 배치 단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KN-24는 KN-23, KN-25(초대형방사포)와 함께 북한이 최근 대남 타격용으로 개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입니다.

2019년 8월 16일 북한이 발사한 KN-24가 함경남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알섬’을 명중하는 장면2019년 8월 16일 북한이 발사한 KN-24가 함경남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알섬’을 명중하는 장면

■ KN-24 발사 4번 중 3번은 '알섬' 명중


북한의 KN-24 발사는 2019년 8월 두 차례 시험발사와 2020년 3월 시험발사 이후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이 중 동해상으로 발사한 첫 번째를 제외하고 세 번은 함경남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바위섬, 이른바 '알섬'을 표적으로 삼아 명중시키며 정확성을 과시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어제 발사에서도 "2발의 전술유도탄은 조선 동해상의 섬 목표를 정밀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군 당국도 이번 미사일이 '알섬'을 목표로 시험 발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신종우 전문연구위원은 "(KN-24) 1차 발사가 비행성능 확인, 2차가 비행안정성 확보, 3차가 최대사거리로 내륙을 관통해 정확도를 시험하는 발사였다면, 이번 4차는 개발이 완료된 미사일 중 무작위로 선정해 사거리와 정확도를 확인하기 위한 품질검사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 터널·숲에 은폐했다가 신속 기동

2019년 8월 16일 북한이 강원도 통천 북방 일대에서 KN-24를 발사하는 모습2019년 8월 16일 북한이 강원도 통천 북방 일대에서 KN-24를 발사하는 모습

KN-24는 2개의 발사관을 탑재한 무한궤도형 또는 차량형 발사대(TEL)에서 발사되고 터널과 나무숲 등에 숨어 있다가 나와 2발을 연속 발사한 뒤 은폐할 수 있습니다.

2019년 8월 16일 이뤄진 발사 사진을 보면 발사대가 울창한 숲에서 나와 기동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기체계의 은밀성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기존 스커드 계열 단거리 미사일은 연료 주입에서 발사까지 30~40분이 소요되지만 고체연료 기반의 KN-24는 10~15분 내로 신속히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발사 간격 점차 줄고 정점고도 낮아 대응 어려워

2019년 8월 10일 북한이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실시한 KN-24 발사 장면2019년 8월 10일 북한이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실시한 KN-24 발사 장면

북한의 KN-24 연속 발사 간격은 점차 줄고 있습니다. 2019년 최초 발사 때는 2발의 발사 간격이 16분, 두 번째는 15분, 세 번째 발사 때는 5분까지 줄었는데, 어제 발사에서는 간격이 4분으로 1분 더 단축됐습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어제 발사를 연속 발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험발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실제로 연속 발사 능력이 고도화되는 양상입니다.

KN-24 미사일의 정점 고도는 1차 때부터 어제 발사까지 각각 48km·30km·50km·42㎞였습니다. 모두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최저 요격고도(50㎞)보다 낮습니다. 사드로 대응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KN-24는 풀업(Pull-up) 기동 등 요격 회피를 위한 변칙 기동을 할 수 있어 요격이 더욱 까다롭습니다.

특히 확산탄으로 구성된 자탄을 넣을 경우 축구장 3∼4개 크기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막강한 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됩니다. 전술핵 탑재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9년 8월 1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행 간부들과 함께 KN-24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다.2019년 8월 1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행 간부들과 함께 KN-24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 발사장소·미사일 종류 바꿔가며 위력 과시

올해 들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번이 벌써 4번째입니다.

지난 5일과 11일에는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고, 지난 14일에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을 철로 위 열차에서 발사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KN-24를 골랐습니다.

발사 장소도 제각각입니다. 지난 5일과 11일에는 자강도, 14일에는 평안북도 의주, 어제는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쏘아 올렸습니다. 특히 14일과 어제는 서로 다른 장소에서 동해상의 '알섬'을 동일 목표로 삼아 미사일을 쐈습니다.

불과 열흘 남짓 사이에 다양한 발사지점에서 미사일 종류도 바꿔가면서 몰아치기식 발사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를 통해 북한은 미사일 체계의 고도화와 전략적 다양성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다음에는 KN-25,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존의 스커드, 노동미사일 체계에서 KN-23·KN-24·KN-25로 미사일 라인이 서서히 교체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결국 북이 단거리 신형 3종 세트인 KN-23(이스칸데르), KN-24(북한판 에이태큼스), KN-25(초대형방사포) 모두 실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이 기존 스커드, 노동, 무수단 등으로 구성되어 배치되었던 소위 3선의 미사일 라인과 운용전략전술에도 큰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1일을 제외하고는 연초 잇단 미사일 발사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앞서 세 차례 있었던 KN-24 시험발사는 '직관'했지만 이번에는 평양의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KN-24를 쏘아 올렸음에도 발사 현장을 찾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노동신문도 이번 발사를 대대적으로 다루지 않고, 3면 하단에 단 4줄짜리 소식으로만 전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미사일 시험발사를 무력시위가 아닌 정상국가의 일반적인 무기개발 활동으로 포장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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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벽두 뒤흔든 北 미사일 발사…극초음속·KN-23 이어 KN-24까지
    • 입력 2022-01-18 16:51:05
    취재K
북한이 17일 사격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하면서 공개한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발사 사진
북한이 어제(17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의 기종은 '북한판 에이태큼스(ATACMS)'로 불리는 KN-24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어제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는 소식을 알리며 KN-24로 보이는 사진 한 장을 오늘(18일) 공개했습니다.

통신은 "검수사격시험은 생산장비되고있는 전술유도탄들을 선택적으로 검열하고 무기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습니다.

대량생산해 배치되고 있는 무기 중에서 무작위로 골라 품질을 검사했다는 의미인데, 이미 KN-24가 실전 배치 단계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KN-24는 KN-23, KN-25(초대형방사포)와 함께 북한이 최근 대남 타격용으로 개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입니다.

2019년 8월 16일 북한이 발사한 KN-24가 함경남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알섬’을 명중하는 장면
■ KN-24 발사 4번 중 3번은 '알섬' 명중


북한의 KN-24 발사는 2019년 8월 두 차례 시험발사와 2020년 3월 시험발사 이후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이 중 동해상으로 발사한 첫 번째를 제외하고 세 번은 함경남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의 바위섬, 이른바 '알섬'을 표적으로 삼아 명중시키며 정확성을 과시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어제 발사에서도 "2발의 전술유도탄은 조선 동해상의 섬 목표를 정밀타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군 당국도 이번 미사일이 '알섬'을 목표로 시험 발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신종우 전문연구위원은 "(KN-24) 1차 발사가 비행성능 확인, 2차가 비행안정성 확보, 3차가 최대사거리로 내륙을 관통해 정확도를 시험하는 발사였다면, 이번 4차는 개발이 완료된 미사일 중 무작위로 선정해 사거리와 정확도를 확인하기 위한 품질검사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 터널·숲에 은폐했다가 신속 기동

2019년 8월 16일 북한이 강원도 통천 북방 일대에서 KN-24를 발사하는 모습
KN-24는 2개의 발사관을 탑재한 무한궤도형 또는 차량형 발사대(TEL)에서 발사되고 터널과 나무숲 등에 숨어 있다가 나와 2발을 연속 발사한 뒤 은폐할 수 있습니다.

2019년 8월 16일 이뤄진 발사 사진을 보면 발사대가 울창한 숲에서 나와 기동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기체계의 은밀성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기존 스커드 계열 단거리 미사일은 연료 주입에서 발사까지 30~40분이 소요되지만 고체연료 기반의 KN-24는 10~15분 내로 신속히 발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발사 간격 점차 줄고 정점고도 낮아 대응 어려워

2019년 8월 10일 북한이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실시한 KN-24 발사 장면
북한의 KN-24 연속 발사 간격은 점차 줄고 있습니다. 2019년 최초 발사 때는 2발의 발사 간격이 16분, 두 번째는 15분, 세 번째 발사 때는 5분까지 줄었는데, 어제 발사에서는 간격이 4분으로 1분 더 단축됐습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어제 발사를 연속 발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시험발사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실제로 연속 발사 능력이 고도화되는 양상입니다.

KN-24 미사일의 정점 고도는 1차 때부터 어제 발사까지 각각 48km·30km·50km·42㎞였습니다. 모두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최저 요격고도(50㎞)보다 낮습니다. 사드로 대응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KN-24는 풀업(Pull-up) 기동 등 요격 회피를 위한 변칙 기동을 할 수 있어 요격이 더욱 까다롭습니다.

특히 확산탄으로 구성된 자탄을 넣을 경우 축구장 3∼4개 크기 지역을 초토화할 수 있는 막강한 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됩니다. 전술핵 탑재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9년 8월 1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행 간부들과 함께 KN-24 시험발사를 참관하고 있다.
■ 발사장소·미사일 종류 바꿔가며 위력 과시

올해 들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번이 벌써 4번째입니다.

지난 5일과 11일에는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을 쏘아 올렸고, 지난 14일에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을 철로 위 열차에서 발사했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KN-24를 골랐습니다.

발사 장소도 제각각입니다. 지난 5일과 11일에는 자강도, 14일에는 평안북도 의주, 어제는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쏘아 올렸습니다. 특히 14일과 어제는 서로 다른 장소에서 동해상의 '알섬'을 동일 목표로 삼아 미사일을 쐈습니다.

불과 열흘 남짓 사이에 다양한 발사지점에서 미사일 종류도 바꿔가면서 몰아치기식 발사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를 통해 북한은 미사일 체계의 고도화와 전략적 다양성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다음에는 KN-25,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기존의 스커드, 노동미사일 체계에서 KN-23·KN-24·KN-25로 미사일 라인이 서서히 교체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결국 북이 단거리 신형 3종 세트인 KN-23(이스칸데르), KN-24(북한판 에이태큼스), KN-25(초대형방사포) 모두 실전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북이 기존 스커드, 노동, 무수단 등으로 구성되어 배치되었던 소위 3선의 미사일 라인과 운용전략전술에도 큰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1일을 제외하고는 연초 잇단 미사일 발사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앞서 세 차례 있었던 KN-24 시험발사는 '직관'했지만 이번에는 평양의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KN-24를 쏘아 올렸음에도 발사 현장을 찾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노동신문도 이번 발사를 대대적으로 다루지 않고, 3면 하단에 단 4줄짜리 소식으로만 전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것처럼, 미사일 시험발사를 무력시위가 아닌 정상국가의 일반적인 무기개발 활동으로 포장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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